베테랑들의 맹활약 이어진 한국전력, 파죽의 3연승 [스파이크노트]
- 남자프로배구 / 천안/김희수 / 2022-11-19 16:36:19
연패를 벗어나려는 의지와 연승을 이어가려는 기세의 충돌은 대단했다. 치열한 풀세트 접전이 펼쳐졌다. 결국 웃은 팀은 한국전력이었다.
한국전력이 1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2, 25-27, 25-17, 19-25, 16-14) 승리를 거머쥐었다. 신영석의 활약이 빛났다. 블로킹 7점 포함 16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무려 87.5%였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와 박철우도 각각 26점, 18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가 19점을 올렸지만 서브에서 영점 조절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범실 관리에서도 32-23로 밀리며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서브가 결정한 1세트의 향방
1세트 초반, 하승우의 서브가 빛을 발했다. 현대캐피탈의 리시브를 효과적으로 흔들며 타이스와 신영석의 블로킹에 기여했다. 한국전력은 3연속 블로킹 득점에 박상하의 범실까지 엮어 6-3으로 앞서갔다. 신영석은 하승우의 2단 연결이 상대 코트로 넘어간 상황에서 최민호의 밀어 넣기를 블로킹으로 걷어내며 세트 초반을 지배했다. 8-3으로 한국전력이 초반 리드를 가져갔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오레올, 허수봉, 전광인이 첫 서브를 모두 범실로 마치며 추격하는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오레올은 두 번째 서브 역시 범실을 저지르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현대캐피탈은 최민호의 행운의 서브 득점과 박상하의 속공, 홍동선의 블로킹을 앞세워 13-13 동점을 만들기도 했지만, 신영석과 타이스의 활약으로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서브에서 또 한 번 희비가 엇갈렸다. 최민호가 서브 범실을 저지른 반면 서재덕은 서브 득점을 기록하며 점수는 20-16까지 벌어졌다. 현대캐피탈은 김명관의 서브 차례에 비로소 활로를 뚫는 데 성공했다. 17-20에서 시작된 김명관의 서브는 오레올의 오픈 공격과 홍동선의 2연속 블로킹, 허수봉의 득점까지 연결되며 21-20 역전을 만들었다. 그러나 오레올이 또 한 번 서브 범실을 저질렀고, 한국전력은 이 틈을 타 타이스의 오픈 공격으로 23-22 재역전에 성공했다. 타이스는 블로킹까지 터뜨리며 25-22로 1세트를 직접 끝냈다.
비슷했던 전개, 전혀 달랐던 결말
2세트는 현대캐피탈이 초반 기세를 올렸다. 홍동선과 허수봉이 어려운 공들을 연달아 처리하며 포효했다. 영점이 맞지 않던 오레올과 허수봉의 서브도 효과적으로 들어갔고, 타이스의 공격도 디그와 유효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연속 득점을 이어갔다. 여기에 서재덕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면서 현대캐피탈이 8-3으로 초반을 앞서갔다.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 박철우의 공격마저 최민호의 블로킹에 걸리며 3-9까지 뒤지자, 권 감독은 타이스와 장지원을 빼고 임성진과 이지석을 투입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광인의 서브 득점과 홍동선의 계속되는 공격 득점으로 점수 차를 유지했다. 한국전력은 임성진의 서브 득점과 박철우의 블로킹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의 계속되는 활약과 함께 16-11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역시 선취했다.
한국전력의 추격은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 거세졌다. 김광국의 패스 페인트와 조근호의 블로킹, 서재덕의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순식간에 15-16을 만들었다. 권 감독은 점수 차가 줄어들자 다시 타이스를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다. 타이스와 신영석은 좋은 서브를 구사하며 현대캐피탈을 흔들었고, 급기야 허수봉의 범실이 나오며 한국전력은 22-21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치열한 랠리가 전개됐고, 2세트는 듀스에 접어들었다.
결정적인 순간, 최민호의 서브 득점이 터졌다. 네트 앞에 떨어지는 서브로 26-25를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은 홍동선의 재치 있는 득점으로 2세트를 27-25로 따냈다. 초반 크게 벌어진 격차, 교체를 통한 추격과 역전, 재역전으로의 마무리까지 1세트와 유사하게 전개된 2세트였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박철우·서재덕·신영석이 보여준 베테랑의 힘
3세트는 앞선 두 세트와 달리 치열하게 시작됐다. 한국전력이 신영석의 속공과 박철우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앞서가면, 현대캐피탈이 최민호의 서브 득점으로 바로 뒤쫓았다. 팽팽했던 초반 균형은 서재덕과 신영석의 활약으로 한국전력 쪽으로 넘어갔다. 서재덕은 김명관과의 밀어 넣기 싸움에서 승리했고, 신영석은 엔드 라인에 정확히 꽃히는 서브 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8-5로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신영석과 서재덕은 계속해서 현대캐피탈을 몰아붙였다. 신영석은 연달아 강력한 서브를 구사했고, 서재덕은 허수봉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았다. 두 선수의 활약을 앞세워 한국전력은 10-5까지 앞서나갔다. 여기에 이지석과 박철우까지 가세했다. 13-6에서 오레올의 백어택을 엄청난 디그로 건져내며 타이스의 득점에 기여했다. 박철우는 어려운 공도 노련하게 처리하며 꾸준히 득점을 올렸다. 한국전력은 16-9로 여유 있게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맞았다.
박철우의 활약은 세트 후반에도 계속됐다. 18-12에서 네트에 붙어 올라온 어려운 토스를 재치 있는 공격 득점으로 연결했다. 22-14 상황에서는 몸을 던지는 디그까지 선보였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서브 범실에 계속 발목을 잡혔다. 오레올과 정태준이 모두 서브 범실로 물러나며 추격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허수봉이 15-23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리긴 했지만, 이미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뒤였다. 신영석의 속공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한국전력은 박철우가 퀵오픈으로 25점째를 올리며 3세트를 25-17로 가져갔다.
마침내 깨어난 오레올, 벼랑 끝 팀을 구하다
4세트, 시작과 동시에 한국전력이 치고 나갔다. 타이스의 연속 2득점과 신영석의 속공으로 4-1을 만들었다. 타이스와 신영석은 계속해서 득점을 올리며 신바람을 냈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의 서브가 여전히 말썽이었다. 오레올은 4세트 첫 서브에서도 범실을 저질렀다. 이날만 5번째 서브 범실이었다. 한국전력은 8-4로 기분 좋은 첫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맞이했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와 달리 바로 반격에 성공했다. 타이스와 박철우의 3연속 공격 범실로 7-8이 된 상황, 문성민이 타이스의 백어택과 서재덕의 퀵오픈을 연달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9-8 역전을 이끌었다. 권 감독은 김광국과 이지석을 급히 소방수로 투입했고, 김광국은 투입되자마자 한 손 블로킹으로 전광인의 퀵오픈을 막아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곧이어 서재덕의 서브 득점이 터졌고, 점수는 다시 10-10 동점이 됐다. 접전 상황에서 먼저 앞서간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오레올의 백어택과 블로킹으로 13-11을 만들었다. 오레올은 어려운 오픈 공격도 연달아 성공시키며 꾸준히 점수를 올렸다.
한국전력 역시 타이스의 서브 득점과 오픈 공격을 앞세워 뒤쫓았지만, 오레올의 활약은 계속됐다. 15-14에서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또 한 번의 연속 득점을 만들며 17-14를 만들었다. 흐름을 내준 한국전력은 임성진과 박찬웅, 이태호에 구교혁까지 대거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이태호는 깔끔한 백어택 득점을 꾸준히 올리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이 세트 후반을 이끌었다. 어려운 공도 노련한 테크닉으로 처리했고, 이태호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4세트의 마침표까지 찍었다. 전광인의 활약과 함께 25-19로 현대캐피탈이 4세트를 가져갔다.
치열함을 넘어 처절했던 5세트
현대캐피탈이 5세트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타이스의 공격을 최민호가 가로막으며 선취점을 올렸고, 전광인의 오픈 공격 득점까지 나오며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한국전력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신영석의 속공과 타이스의 다이렉트 득점으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신영석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신영석은 곧바로 오레올의 퀵오픈을 또 다시 가로막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현대캐피탈도 최민호의 활약으로 맞불을 놨다. 최민호는 코트 정중앙에 떨어지는 서브 득점으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서브 득점인 4점째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치열한 승부가 전개됐다. 양 팀 선수들은 득점이 날 때마다 포효하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 발짝 먼저 앞서간 팀은 한국전력이었다. 문성민의 공격 범실과 김명관의 서브 범실을 묶어 8-6으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신영석의 서브 범실로 7-8이 된 상황, 경기 내내 서브가 좋지 않았던 오레올이 마침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은 계속해서 점수를 주고받으며 처절한 1점 승부를 이어갔다. 한국전력이 타이스의 백어택으로 앞서가면, 현대캐피탈이 전광인의 퀵오픈과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10-10 상황, 서재덕의 공격이 블로커를 맞았는지 주심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고, 결과는 노 터치였다. 현대캐피탈이 11-10 역전에 성공했다.
14-14, 김명관의 치명적인 범실이 나왔다. 기습적인 패스 페인트를 시도했지만 노련한 신영석의 블로킹에 가로막혔다. 한국전력에 또 한 번의 경기를 끝낼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철우가 오레올의 퀵오픈을 막아냈다. 16-14, 한국전력의 승리였다.
사진_천안/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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