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우리의 약점 보완하고, 상대의 강점 억제한다 [스파이크노트]

남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2-10-29 16:20:13
  • 카카오톡 보내기

 

유니폼을 맞바꾼 세터 싸움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또한 지난 시즌의 약점을 보완했고, 상대의 강점 발휘를 억제했다. 우리카드는 승리할 자격이 충분했다.

우리카드는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26-28, 25-20, 25-18, 25-22)로 꺾었다. 레오 안드리치(등록명 안드리치)가 서브에이스 3개 포함 30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나경복과 송희채도 18점, 15점으로 뒤를 받쳤다. 우리카드는 특히 서브에서 각각 6-2로 삼성화재를 압도했다. 삼성화재는 이크바이리 아흐메드(등록명 이크바이리)가 27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왼쪽 방향에서 득점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비시즌 기간 우리카드와 삼성화재는 총 7명의 선수가 이동하는 대형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주전급 선수들도 다수 포함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트레이드였다. 이날 경기는 트레이드 이후 첫 리그 맞대결인 만큼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또한 두 팀은 지난 시즌 전적도 3승 3패로 팽팽했다. 각 팀별로 상대에 비해 앞선 부분도 뚜렷했다. 각자의 장점을 얼마나 살리고, 약점을 보완했는지는 결과로 직결됐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세터들의 엇갈린 경기력

 

트레이드로 이적한 선수들 중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한 선수들은 총 4명이었다. 우리카드는 황승빈이 선발로 나섰다. 삼성화재는 이호건, 하현용, 이상욱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세터 포지션으로 나선 두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고 맞붙는 구도는 흥미로웠다.

황승빈과 이호건 모두 아직은 공격수들과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황승빈은 이상현과의, 이호건은 하현용과의 속공 호흡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자연스레 두 선수의 볼 분배는 외국인 선수인 안드리치와 이크바이리에게 집중됐다. 1세트부터 각각 48%와 53.13%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한 안드리치와 이크바이리는 준수한 경기력으로 모두 제몫을 다 했다.

이처럼 전체적인 세팅의 방향성은 두 선수가 비슷했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 차이가 났다. 황승빈은 1세트부터 벤치로 몸을 던지는 2단 연결을 선보이며 심상치 않은 출발을 알렸다. 수비 상황에서는 디그도 수차례 만들어냈고, 신장호의 오픈을 블로킹으로 가로막기도 했다. 비록 1세트를 패했지만 세트 외에 세터가 보여줄 수 있는 개인기를 고루 뽐냈다. 황승빈은 3세트에도 또 한 번 신장호를 가로막으며 세트를 끝내기도 했다.
 

반면 이호건은 서브와 블로킹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무득점에 그쳤다. 세트 막바지 아쉬운 볼 분배도 잦았다. 1세트는 승리하긴 했지만 24-21의 여유 있는 리드에서 이크바이리에게만 의존하다가 듀스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2세트에는 20-24로 몰린 상황에서 류윤식에게 두 번 연속으로 공을 올리는 판단이 실패로 돌아가며 세트를 내줬다. 류윤식이 첫 번째 공격 이후 중심이 흔들린 상태였다는 점에서, 이호건의 시야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두 세터가 큰 틀에서는 비슷했지만, 디테일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우리의 약점은 보완하고, 상대의 강점은 억제한다
지난 시즌 두 팀 간의 맞대결에서 삼성화재가 가장 앞선 부분은 서브 득점이었다. 삼성화재는 41개(세트당 1.74개)의 서브 득점을 올리며 29개(세트당 1.26개)에 그친 우리카드를 앞섰다. 즉 서브는 삼성화재의 강점이자, 우리카드의 약점이었다. 우리카드는 서브라는 약점을 보완하고, 상대의 서브는 억제하면서 승리를 따냈다.

 

우리카드는 서브 싸움에서 6-2로 삼성화재를 압도했다. 일등 공신은 단연 안드리치였다. 안드리치는 특유의 루틴과 높은 서브 토스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서브로 삼성화재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렸다. 안드리치의 서브는 바로 득점이 되지 않더라도 삼성화재의 세트 플레이를 방해하며 우리카드의 블로킹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높았다. 우리카드는 송희채와 이상현, 나경복까지 서브 득점에 가세하며 지난 시즌의 우리카드 상대 약점을 깔끔하게 보완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삼성화재의 서브는 지난 시즌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강력한 원 포인트 서버였던 정성규는 우리카드로 떠났고, V-리그 최고의 서버였던 러셀도 이젠 없었다. 손태훈이 날카로운 코스 공략으로 재미를 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결국 강점을 잃은 채 패배를 맞이하게 됐다.

 

사진_서울/문복주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