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즈’ 활약 반가운 남자대표팀, 세대교체 속도 높인다 [챌린저컵]
- 국제대회 / 잠실/김하림 기자 / 2022-07-31 14:30:08
대표팀 막내들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임동혁-임성진-박경민의 활약에 힘입어 대표팀의 세대교체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3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체코와 3, 4위 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3-2(25-19, 25-16, 24-26, 23-25, 22-20)으로 승리하며 대회를 3위로 마쳤다.
튀르키예 경기 이후 임도헌 감독은 “체코 경기 땐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할 계획이다. 팬들에게 본인들의 활약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라인업에 변화를 예고했다. 임 감독의 말처럼 이번 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받았다. 아웃사이드 히터엔 황경민(삼성화재)와 임성진(한국전력)이, 리베로엔 박경민(현대캐피탈)이 주전으로 경기에 나섰다.
임성진의 선발 투입은 적중했다. 임성진은 1세트에 팀 내 최다 득점인 5점을 기록했다. 성공률도 67%로 좋았을 뿐만 아니라 서브에이스도 터트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재치있는 플레이로 득점을 올리며 한층 자신감 넘치는 모습까지 보여줬고, 15점을 올렸다. 리시브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28번을 시도하면서 견디고 또 견뎌냈다.
임성진과 함께 선발 출장한 박경민도 후위에서 제 몫을 다해줬다. 박경민이 안정적으로 리시브를 받아주자, 한선수(대한항공)은 1세트 초반부터 속공 사용 비중을 높였다. ‘슈퍼디그다람쥐’ 별명에 걸맞은 활약도 보여줬다. 팀에서 가장 많은 15번의 공을 걷어올리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성공률도 93.3%를 기록했다. 4세트 초반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보여주며 코트 안 분위기를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관중들의 함성을 자아냈다.
2세트부턴 임동혁(대한항공)이 아포짓에 자리했다. 임동혁은 2세트 공격 5득점을 올린 가운데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본인에게 향한 공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또한 서브에이스 2개까지 터트렸다. 해결사 면모도 보여줬다. 3세트 11-14로 뒤진 상황에서 2연속 서브 득점을 올리며 턱 끝까지 따라갔다. 이후 본인의 공격 득점으로 14-14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교체 투입됐지만, 임동혁은 팀 내 최다 득점인 33점을 터트리며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 특히 5세트 치열한 듀스 접전에서 보여준 해결사 면모와 과감함은 상당했다.
세 선수의 호흡도 볼 수 있었다. 임성진과 박경민은 황경민과 함께 리시브 라인을 꾸리며 체코의 서브를 받아냈다. 4세트 박경민이 어택라인 뒤에서 어렵에 올려준 공을 임동혁이 점수로 연결했다. 또한 임성진이 공격에서 고전하자 옆에 자리한 임동혁이 대신 공격 득점을 올려주며 활로를 뚫어줬다.
특히 5세트 12-12 동점 상황에서 박경민 디그-임동혁 세트-임성진의 공격 득점은 백미였다. 99즈의 호흡이 진가가 발휘된 플레이였다.
1999년생의 어린 세 선수는 2017년 남자U19세계선수권 4강 멤버다. 어릴 때 성인 대표팀에 함께 하자는 꿈을 이번 챌린저컵을 통해 실현했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챌린저컵에서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승급뿐만 아니라 세대교체를 목표로 나섰다. 비록 2023 VNL 승급은 무산됐지만, 세대교체엔 한 층 더 다가갔다.
99즈 세 명뿐만 아니라 황경민, 나경복(우리카드), 황택의(KB손해보험) 등 젊은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 경험을 발판 삼아 다음엔 더 높은 곳을 기약하는 남자대표팀이다.
사진_잠실/유용우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