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위로 가자” 오지영이 보여준 베테랑 그 이상의 역할
- 여자프로배구 / 김천/김하림 기자 / 2023-01-01 12:42:38
“천천히 하나씩 올라가겠습니다.”
오지영은 지난 27일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하루 뒤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IBK기업은행 경기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그리고 오지영이 페퍼저축은행에서 두 번째 경기를 가졌다. 31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한국도로공사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22-25, 25-23, 25-16)로 이기며 팀의 첫 승을 선물했다.
코트 안에서 누구보다 바빴다. 리시브와 수비를 도맡았을 뿐만 아니라 파이팅도 외쳤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오지영의 목소리는 많이 쉰 기색이었다. 얼마만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소리쳤는지 느낄 수 있었다.
오지영은 “팀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선수들과 똑같은 마음으로 울컥했다. 다만 언니로 울면 안 돼서 꾹 참았다”라고 웃으며 “이 승리를 발판 삼아서 조금 더 위로 갈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네 번째 팀에서 맞이한 역할은 확실했다. ‘베테랑.’ 아직 연차가 적은 선수들이 많은 팀인 만큼 리베로 포지션인 만큼 코트를 지킬 뿐만 아니라 선배로 많은 것을 알려줘야 했다.
“나는 어릴 때 선배들을 보면서 자랐다. 선배들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생각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은 다르다. 오로지 본인들 혼자서 성장해야 하는 게 안타까웠다. 리베로지만 공격수, 세터, 블로킹까지 하나하나 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코트에서 어쩔 수 없이 말을 많이 하게 된다. 파이팅만 했다면 선수들을 가르쳐주는 것까지 하고 있다. 목이 많이 쉬었지만, 새로운 경험이다.”
선배로, 베테랑으로, 그리고 같은 배구 선수로 오지영은 팀원들에게 많은 경험을 쌓아주고자 한다. 오지영은 “목표가 1승이었다. 친구들에게 승리의 맛을 알려주고자 했는데 달성했다. 이젠 2승이 목표다. 그다음엔 3승, 천천히 하나씩 올라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김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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