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우승까지 단 한 걸음...폴란드, 브라질 꺾고 결승행[男세계선수권]

국제대회 / 김희수 / 2022-09-11 11: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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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018년에 이어 세 대회 연속으로 만난 양 팀.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폴란드가 브라질과의 ‘천적 관계’를 또 한 번 공고히 하며 안방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10일에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폴란드가 브라질을 세트 스코어 3-2(23-25, 25-18, 25-20, 21-25, 15-1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폴란드는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짜릿한 승리를 챙기며 대회 3연패에 단 한 걸음만을 남기게 됐다. 블로킹에서 10-8로 우세를 점한 것이 주효했다. 바르토즈 쿠렉이 24점, 카밀 세메니욱이 23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브라질은 2014, 2018년 세계선수권에 이어 또 한 번 폴란드에게 무릎을 꿇었다. 모든 것이 걸린 5세트에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루카렐리 소우자의 공백이 뼈아팠다.

폴란드가 1세트 초반 흐름을 잡았다. 카밀 세메니욱의 서브 타임에 경기를 손쉽게 풀어가며 5-2로 앞서갔다. 질세라 브라질은 왈라스 데 소우자의 타점을 살린 공격들로 반격에 나섰다. 브라질은 플라비오 레센데의 서브 타임에 효과적인 볼 분배로 8-8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뒤이어 루카렐리가 득점과 서브 에이스를 연달아 터뜨리며 11-10 역전까지 만들어냈다. 브라질은 세터 페르난도 길이 좋은 세팅으로 경기를 이끌면서 흐름을 탔다. 히달고 욘디 레알의 전광석화 같은 파이프도 살아났다. 폴란드는 인·아웃 챌린지가 정말 미세한 차이로 실패하는 등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23-21, 브라질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던 세트 막판이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좋은 수비에 이은 바르토즈 쿠렉의 득점으로 21-23 추격에 나선 폴란드는 루카렐리의 오픈을 야쿱 코차노프스키가 가로막으면서 23-24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뒤이어 세메니욱의 엄청난 디그에 이은 알렉산더 슬리브카의 오픈 처리가 나오면서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그러나 브라질이 네트터치에 대한 챌린지를 신청했다. 결과는 극적이었다. 공격 후 몸을 돌리는 슬리브카의 허리가 볼 데드 직전 네트에 먼저 닿으면서 네트터치가 인정됐다. 브라질이 25-23으로 1세트를 힘겹게 따냈다.

브라질은 2세트 시작과 동시에 레알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폴란드도 세메니욱을 앞세워 맞받아쳤다. 먼저 상대방 에이스를 잡아낸 쪽은 폴란드였다. 마테우스 비에니엑이 엄청난 굉음을 내뿜는 블로킹을 터뜨리며 레알을 잡아냈다. 슬리브카는 블로커들을 농락하는 여유로운 볼 처리를 선보였다. 현지 해설의 “Extremely talented”라는 표현에 걸맞는 플레이였다. 폴란드는 효과적인 사이드 블로킹으로 계속해서 브라질의 날개 공격을 봉쇄했다. 특히 브라질의 하이볼에 대한 오픈에서 순간적으로 블로킹을 빼는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브라질은 10-16까지 뒤지자 베테랑 브루노 헤젠데를 투입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지만, 들어오자마자 더블 컨택 범실을 저지르면서 교체조차 여의치 않았다. 폴란드는 미들 블로커 코차노프스키의 서브 에이스까지 터지면서 시종일관 분위기를 주도했다. 매치 포인트 역시 코차노프스키의 블로킹에서 나왔다. 25-18, 폴란드의 완승이었다. 폴란드는 2세트 공격·블로킹·서브·범실 모든 면에서 브라질을 앞섰다.

3세트 초반, 양 팀 미들 블로커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먼저 루카스 사트캄프의 무려 115.1km짜리 속공이 터지면서 브라질이 분위기를 가져왔다. 또 다른 브라질의 미들 블로커 플라비오도 다이렉트를 터뜨리면서 상승세에 일조했다. 질세라 폴란드의 미들 블로커 비에니엑이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면서 브라질의 흐름을 끊었다. 양 팀이 모두 효과적인 서브를 구사하면서 서로가 정교한 세팅을 하지 못하는 난전 상황이 계속 연출됐다. 난전 속에서 먼저 정신을 다잡은 쪽은 브라질이었다. 루카스가 화려한 속공을 선보이며 눈에 띄는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폴란드의 반격이 엄청났다. 레알의 공격을 비에니엑이 가로막으며 12-12 동점을 만든 뒤, 세메니욱을 앞세워 15-13 역전까지 일궈냈다. 이후에도 쿠렉과 세메니욱은 날개 결정력 싸움에서 레알과 왈라스를 압도했다. 슬리브카의 영리한 볼 처리 역시 여전했다. 브라질은 레알이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뒤늦게 추격해봤지만, 이미 기세는 폴란드에게 기운 상태였다. 폴란드는 세메니욱이 3세트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25-20으로 3세트를 챙겼다.

날개에서 결정력 부재에 시달린 브라질은 중앙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레알의 자리에 호드리구뇨를 교체 투입하는 등 선수 구성에서도 변화를 줬다. 그러나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반면 폴란드는 계속해서 쿠렉과 슬리브카가 효과적인 공격을 해나갔다. 세메니욱은 디그와 오픈, 다이렉트 공격까지 혼자서 다하는 기예에 가까운 플레이까지 선보였다. 세메니욱의 원맨쇼로 폴란드는 11-9를 만들며 앞서나갔다.

위기의 브라질을 구하기 위해 루카렐리가 나섰다. 루카렐리는 공수 양면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브라질의 19-16 리드를 사실상 홀로 이끌었다. 루카렐리의 활약에 다른 선수들의 기세도 덩달아 올라갔다. 그러던 중 이날 경기를 뒤흔든 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서브 타임을 마친 루카렐리가 오른쪽 다리를 절뚝이며 아드리아노와 교체되어 나갔다. 폴란드는 어수선한 틈을 타 세메니욱을 앞세워 맹렬히 반격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벌어둔 점수 차를 잘 지켜내면서 브루노의 블로킹과 함께 4세트를 25-21로 가져왔다.

운명의 5세트, 모두의 시선이 브라질 쪽 코트를 향했다. 루카렐리의 5세트 출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루카렐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호드리구뇨가 루카렐리를 대신해 선발 출전했다. 폴란드는 쿠렉의 2연속 득점으로 경쾌하게 5세트의 포문을 열었다. 브라질이 왈라스의 서브 에이스를 앞세워 반격했지만, 폴란드는 코차노프스키의 블로킹과 쿠렉의 오픈으로 7-4를 만들며 5세트 초반을 장악했다. 위기에서 루카렐리를 대신해 나선 호드리구뇨가 날아올랐다. 호드리구뇨는 주포 쿠렉을 가로막는 단독 블로킹을 성공시킨 뒤 포효했다. 이후 쿠렉이 범실까지 저지르며 브라질이 7-7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브라질은 효과적인 서브로 폴란드 수비 라인을 괴롭혔다. 여기에 급증한 점유율에 부담을 느낀 쿠렉의 범실까지 이어지며 브라질은 11-1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폴란드의 세터 마르친 야누즈는 경기 내내 좋은 활약을 한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에게 공격을 맡겼다. 세메니욱과 슬리브카는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세메니욱의 오픈으로 12-11 재역전에 성공한 폴란드는 슬리브카의 득점으로 14-12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세메니욱은 매치 포인트에서 강서브로 브라질의 포 히트를 유도하며 마지막까지 맹활약했다. 15-12, 폴란드의 승리였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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