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경·수지·효진' 없는 세자르호, 김희진·박정아가 중심 잡는다

국제대회 / 이정원 / 2022-05-01 13: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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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를 지탱한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는 없다. 이제 김희진과 박정아가 대표팀의 새로운 리더로,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내일(2일) 진천선수촌에 소집된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6월 초에 열리는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진천선수촌에서 4주간 훈련한 후 29일 1주차 경기가 열리는 미국 슈리브포트로 출국할 예정이다. 세자르 감독은 소속팀(터키리그 바키프방크) 일정이 끝나는 대로 한국에 올 예정이며, 그 전까지는 여자대표팀 이동엽 수석코치가 지도할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 여자배구는 어느 누구도 예상 못 한 올림픽 4강 신화를 다시 한번 재현했다. 조별예선에서 숙적의 라이벌 일본을 제압했고, 8강에서 난적 터키를 제압했다. 이후 브라질과 세르비아의 벽을 넘지 못하며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으나, 모든 배구 팬들은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과 정신력에 감동받았다.

2022년 한국 여자배구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지난 3년간 대표팀을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대신해 세자르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것도 큰 변화라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지만, 가장 큰 변화가 있다. 10년이 넘도록 한국 여자배구를 이끈 김수지(IBK기업은행)와 양효진(현대건설) 그리고 '배구여제' 김연경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앞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지 않기 때문이다. 2022 VNL은 세 선수 없이 치르는 첫 대회다.

이제는 새로운 선수가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중심을 잡아야 될 선수는 김희진(IBK기업은행)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다. 두 선수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을 뿐 아니라 최근 대표팀 명단에 빠지지 않고 자신들의 이름 석 자를 올렸다.

김희진은 이번 대표팀 유일한 아포짓 스파이커다. 물론 윙스파이커 이선우(KGC인삼공사), 정지윤(현대건설)과 미들블로커 최정민(IBK기업은행)이 상황에 따라 아포짓으로 갈 수도 있지만 이는 잠시일 뿐, 특수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김희진이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그에서 아포짓보다 미들블로커 출전 시간이 많았던 김희진. 지난 시즌 중반 김호철 감독 부임 후 자신에게 익숙한 아포짓 포지션으로 돌아갔다. 김희진은 외인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힘을 보여줬다. 아포짓 포지션을 소화한 뒤, 잠시 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그 결과 리그 득점 TOP10 안에도 들었다. 건강한 김희진은 언제든지 파워 넘치는 공격으로 팀에 힘을 줄 수 있는 선수다. 

 


그동안 소속팀에서는 미들블로커 포지션을 소화하다 대표팀 와서는 아포짓 포지션을 뛰어야 했기에 부담감, 어려움이 있었다. 대표팀 와서 아포짓 포지션에 다시 적응해야 했다. 이번에는 그런 혼동을 줄이고 대표팀에 합류한다. 더 나은 활약이 기대된다.

박정아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세 시즌 만에 윙스파이커 BEST7 자리를 되찾았다. 득점 8위, 공격 성공률 10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에는 부침이 있었지만, 시즌 중반 이후에는 '클러치박'의 면모를 되찾았고 도로공사의 순항에 힘을 보탰다.

지금까지는 김연경이 윙스파이커 라인을 끌고 갔다면, 이제는 박정아가 후배들을 이끌고 가야 한다. 황민경(현대건설)을 제외하면 모두 박정아보다 어리다. 이전보다 많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박정아의 어깨에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상대 목적타 서브도 잘 견디는 등 자신의 장점인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힘이 되려고 노력했다. 이런 순간이 잠시 뿐이 아닌 쭉 이어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다. 

김희진은 3회 연속, 박정아는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지금까지는 막내, 중간 라인에서 언니들과 힘을 냈다면 이제는 아니다. 대표팀의 축이 되어 동생들을 이끌 나이가 되었다. 

한국 여자배구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오는 6월부터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해 안간힘을 쓸 예정이다. 이전보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이 더욱 어려워졌기에,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한국 배구의 힘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이제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은 없다. 새로운 리더가 되어야 할 김희진과 박정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지금까지 그랬듯이 코트 위에서 든든한 활약, 아름다운 투혼을 보여준다면 많은 팬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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