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발탁' 이선우·최정민·박혜진, 세자르 감독에 눈도장 찍을 수 있을까
- 국제대회 / 이정원 / 2022-05-02 13:00:51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켜라.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달 29일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나설 16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김연경, 김수지(IBK기업은행), 양효진(현대건설) 없이 꾸려지는 가운데 김희진(IBK기업은행), 박정아(한국도로공사)는 물론이고 강소휘(GS칼텍스)와 황민경(현대건설)도 오랜만에 이름을 올렸다. 정호영도 윙스파이커가 아닌 미들블로커 포지션으로 처음 국가대표에 소집됐다.
그리고 생애 첫 성인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있다. 바로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 유망주 최정민(IBK기업은행), 이선우(KGC인삼공사), 박혜진(흥국생명)이 그 주인공이다. 세 선수 모두 이제 갓 프로 두 번째 시즌을 마친 신예 선수들이다. 이선우는 전체 2순위, 최정민은 3순위, 박혜진은 5순위로 현 소속팀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세 선수 모두 또래 선수들에 비해 많은 출전 기회를 받았다. 지난 시즌 성적을 한 번 보자. 2020-2021시즌 신인왕인 이선우는 26경기(58세트)에 출전해 119점, 공격 성공률 39.84%, 리시브 효율 16%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17경기 41점 공격 성공률 28%) 때보다 '스텝 업'한 성적을 보였다. 다만 여전히 리시브에서 불안함을 노출한 가운데, 이 부분은 이선우 본인도 자신의 숙제라고 여기고 있다.
데뷔 시즌 3경기 13점에 그쳤던 최정민은 김호철 감독 부임 후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 미들블로커 포지션을 소화하던 김희진이 아포짓으로 옮김에 따라 김수지의 짝으로 미들블로커 한자리를 꿰찼다. 2021 KOVO컵에서부터 반짝이는 모습을 보였던 최정민은 28경기(87세트)에 출전해 116점을 기록했다. 또한 속공 부문 9위(41.54%)에 이름을 올렸다.
177cm의 세터 박혜진은 선명여고 시절부터 세터 유망주로 불렸다. 2020-2021시즌 후반부터 김다솔과 흥국생명 세터진을을 책임졌던 박혜진은 2021-2022시즌에도 김다솔과 함께 세터 라인을 책임졌다. 세트당 평균 7.156세트를 기록하며 이 부문 9위에 자리했다.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팀에 힘을 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세 선수 각자만의 색깔이 있다. 이선우는 공격력이 준수하고, 어린 선수 답지 않게 자신감 있게 공을 때릴 수 있는 배짱이 있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리시브가 단점이다. 데뷔 시즌 리시브 효율 15%, 2021-2022시즌에도 16%에 머물렀다. 아직까지 상대 목적타 서브를 이겨내지 못하고 한 번 흔들리면 쭉 흔들리는 게 단점으로 뽑히는 가운데, 이선우가 이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최정민은 미들블로커는 물론이고 아포짓과 윙스파이커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최정민을 빛나게 한다. 이선우와 마찬가지로, 리시브가 단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자리에서든 평균은 해줄 수 있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유일한 전문 아포짓 김희진이 힘들 때 백업 아포짓 역할을 소화할 수도 있다.
박혜진은 서브가 좋다. 또한 177cm의 신장에 좌우로 밀어주는 패스에 힘이 있고, 전위에서 블로킹 높이도 좋다. 다만 경기 운영 능력이 아쉽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흠이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전임 박미희 감독도 "본인도 잘 하려는 마음이 있고, 자세도 갖춰져 있다"라고 언급했듯이, 이 자세를 유지한다면 더욱 큰 폭으로 성장할 세터다.
세자르 감독은 이전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기존에 함께 했던 선수들 몇몇이 제외된 이유는 새 얼굴을 직접 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선수들은 이미 자신이 그 색깔을 알기에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져 있다.
한국 여자배구는 2022년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그 시작은 2022 VNL이다. 세자르 감독은 "우리 앞에는 큰 바위가 놓여 있다. 처음에는 잘 안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밀 수 있도록 힘을 낼 것이다. 우리는 시작점에 있다.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 도전을 이어가겠다"라고 다짐한 바 있다.
생애 첫 성인 태극마크를 단 세 선수 이선우, 최정민, 박혜진. 세자르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을 수 있을까.
2022 VNL 소집 엔트리에 든 16명의 선수들은 오늘(2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한다. 약 4주간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진행한 후 오는 29일 VNL 1주차 경기가 열리는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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