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큰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4강을 향한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호주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한국은 11일(이하 현지시간) 태국 나콘파톰에서 열린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E조 일본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18, 27-25, 26-28, 21-25, 15-13) 승리를 거뒀다. 나경복과 허수봉이 40점을 합작했고, 최민호와 김규민이 각각 4개의 블로킹을 따내며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일본은 토미타 쇼마가 16점, 오타케 잇세이가 14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승리까지는 한 발짝이 모자랐다.

▲ 대회 진행 방식을 알면 가능성이 보인다
이번 AVC컵에는 총 11개국이 참여했다. 11개국은 A~D 총 4개의 조로 나뉘어 조별예선 일정을 소화했다. 이후 각 조의 상위 2개국(태국·한국·이란·파키스탄·일본·호주·중국·바레인)은 다시 E조와 F조로 재편성돼 4강행 티켓을 따내기 위한 라운드를 진행한다.

E조에는 A조와 C조의 상위 2개국인 태국·한국·일본·호주가, F조에는 B조와 D조의 상위 2개국인 이란·파키스탄·중국·바레인이 편성됐다. E조와 F조의 상위 2개국이 4강 토너먼트를 진행하게 되고, 각 조의 하위 2개국은 5~8위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한편 이란·파키스탄 2개국만 속한 B조를 제외하고 A·C·D조에서 최하위인 3위를 기록한 홍콩·인도·대만은 G조로 재편성돼 9~11위 순위 결정전을 진행한다.

이전 예선에서 같은 조에 편성돼 이미 맞붙었던 팀들은 다시 경기를 치르지 않고, 기존의 경기 결과를 다음 라운드에도 적용한다. 즉 한국의 경우, 지난 9일 이미 예선 A조 경기에서 태국에 패했기 때문에 E조에 편성될 때 1패를 안고 편성됐다. C조에서 일본에 이미 패한 호주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1패를 안은 상태로 E조에 들어왔다. 1승을 안고 시작하는 일본과 태국에 비해 4강 진출에 불리한 입장에 있는 상황이다.

▲ E조의 진행 상황(11일 경기 종료 이후 기준)
한국이 속한 E조의 경우 11일 경기에서 호주와 한국이 각각 태국과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상태이다. 1패를 안고 시작한 두 팀이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E조의 4팀은 모두 1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다만 V리그와 마찬가지로 3-0·3-1 승리에는 승점 3점, 3-2 승리에는 2점, 2-3 패배에는 1점을 부여하는 승점제로 인해 승점이 가장 높은 일본(4점)이 조 1위에 올라 있다. 승점 3점으로 동률인 한국과 호주는 세트 득실률 차이로 2위와 3위에 랭크됐다. 태국이 승점 2점으로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다. 12일 오후 3시에 태국과 일본의 경기가 먼저 열리고, 이후 6시에는 한국이 호주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

▲한국 4강 진출, 경우의 수는?
우선 한국은 4강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호주를 꺾어야 한다. 한국이 호주에 패배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최대 승점은 4점인데(풀세트 패배 시), 이 경우 호주는 5점이 된다. 앞 경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점 5점을 넘기는 팀이 반드시 발생하므로, 한국은 4강에 오를 수 없다. 따라서 한국의 승리를 기본 전제 조건으로 두고, 앞 경기의 결과와 한국의 풀세트 경기 여부에 따라 어떤 경우의 수가 나오게 되는지 알아봤다.

⓵ 태국vs일본: 일본의 3-0 or 3-1 승리
일본이 앞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경우 일본은 승점 7점이 된다. 따라서 한국이 호주를 상대로 3점을 따낸다 해도 6점에 그치기 때문에 조 1위에 오를 수는 없다. 즉 일본이 3점을 획득하는 경우, 한국은 호주전 승리와 함께 조 2위로 4강에 오르게 된다.

⓶ 태국vs일본: 일본의 3-2 승리
만약 일본이 3-2 승리를 해서 승점 6점을 기록할 시, 한국이 호주를 3-0으로 꺾는다면 조 1위를 노릴 수도 있다. 이 경우 세트 득실이 동률이 되기 때문에, 점수 득실률을 따져서 조 1위를 가리게 된다. 만약 점수 득실률도 동률이라면 승자승 원칙이 적용된다. 한국이 일본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으로는 우위에 있다. 일본이 2점을 획득하더라도 한국의 3-0 승리와 점수 득실률 우위(또는 동률)가 모두 충족되지 않는 경우 한국은 조 2위로 4강에 진출한다.

⓷ 태국vs일본: 태국의 3-2 승리
이 경우 일본은 승점 5점, 태국은 4점이 된다. 따라서 한국이 3-0 또는 3-1 승리를 하느냐, 3-2 승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순위에 변동이 있다. 먼저 한국이 3-0 또는 3-1 승리를 거둘 경우, 한국은 승점 6점으로 조 1위를 확정짓는다. 일본이 5점으로 2위, 태국과 호주가 3위와 4위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이 3-2 승리를 거둘 경우, 한국은 승점 5점이 되고 호주는 4점이 되면서 한국과 일본이 승점 5점으로 4강에 진출하게 된다. 이 경우의 세트 득실률을 살펴보면 일본은 1.167, 한국은 1.143을 기록하게 된다. 한국은 조 2위가 된다.

⓸ 태국vs일본: 태국의 3-0 or 3-1 승리
태국이 일본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긴다면 최종적으로 승점 5점, 일본은 4점을 기록하게 된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하는 경우의 수는 태국의 3-2 승리일 때 경우의 수와 동일하다. 마찬가지로 풀세트 진행 여부에 따라 조 1위냐 2위냐의 차이가 있다. 다만 4강에 함께 오를 팀이 일본에서 태국으로 바뀌게 된다.

11일 경기 결과 E조의 4팀이 모두 1승 1패로 맞물리게 되면서, 경우의 수는 다소 단순해졌다. 한국이 호주를 꺾기만 하면, 4강행을 확정 짓는다. 순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만 F조에서 2승으로 치고 나가며 1위가 유력한 강팀 중국을 피하기 위해서는 조 1위로 4강에 오르는 편이 좋다.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분명 남아 있다. 호주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사진_AV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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