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책 맡은 새내기 세터, 과감하고 다양해져라

남자프로배구 / 장충/김하림 기자 / 2023-01-04 12: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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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터들의 줄부상으로 세터 기용에 빨간불이 켜진 KB손해보험. 2023년, 한국 나이로 20살이 된 새내기 세터가 치른 첫 주전 경기는 혹독했다.

박현빈은 2022-2023 V-리그 남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드래프트 신청 당시 학교폭력을 자진신고했고, 2라운드까지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3라운드에 이르러 데뷔전을 치렀고, 점차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이 잦아졌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박현빈에 대해 “세터로 충분히 가능성 있다. 세터로 가져야 할 자질을 가지고 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주전 세터 황택의가 컨디션 난조로 최근 몇 경기에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신승훈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세터 기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현빈은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우리카드와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코트를 밟았다.

앞서 세트 선발로 나선 경우는 있었지만 경기 스타팅으로 나서는 건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빠른 발과 함께 공격수에게 빠르게 전달하는 세트 플레이는 강점이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본인의 장점을 활용하며 풀어나갔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와 보여준 호흡은 좋았다. 공이 어렵게 올라와도 비예나에게 자신 있고 빠르게 전달했고, 비예나는 득점으로 응답했다.

왼쪽에서 황경민과 합도 준수했다. 특히 황경민이 후위에 자리했을 때 파이프 공격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상대 블로커를 속였다.

비예나는 이날 경기에서 19점(성공률 54.5%), 황경민은 10점(성공률 45%)로 두 선수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다만 단조로운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 이번 경기에서 비예나는 33번, 황경민은 20번의 공격 시도를 가져갔으나, 다른 쪽에서 공격 시도는 현저히 적었다.

오픈 공격 28번, 후위 공격 26번을 만든 반면 퀵오픈 11번, 속공은 4번에 그쳤고, 시간차 시도는 없었다.

1세트 박진우에게 전달한 공이 우리카드 블로커에 막히자, 그 이후로 속공 시도가 없었다. KB손해보험의 속공 시도가 현저히 줄어들자 우리카드도 중앙 속공을 견제하지 않기 시작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도 타임아웃 때 이상현에게 “속공을 많이 쓰지 않으니 속공 견제보다는 다른 쪽을 견제하라”고 주문했다.

경기 운영이 단순해지자 후인정 감독은 박현빈에게 다양한 공격 활로를 주문했다. 2세트에 들어 다시 속공을 시도했고, 팀의 첫 속공 득점이 나왔다.

첫 선발 경기라 긴장한 탓이었을까. 3세트에 이르자 크게 흔들렸고, 결국 7-12에 양준식과 교체됐다. KB손해보험은 세트스코어 0-3(22-25, 18-25, 14-25)으로 패했다.

경기 후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아쉬운 게 많았다. 연습했을 때보다 기량이 안 나왔다. 예상은 했지만 더 많이 긴장했다. 연차가 적다 보니 힘들어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음 4라운드 우리카드 경기까지 박현빈이 나서야 하는 상황. 후 감독은 “키에 비해 탄력이 좋아 타점을 살려 전달하는 세트가 강점이다. 긴장을 많이 해서 공이 본인에게 왔을 때 속공 타이밍을 잘 맞춰주지 못했다. 더 발전해 나가야 한다”라고 격려했다.

신인 세터가 중책을 맡게 됐다. 더 과감하고 다양해져야 한다.

 

 

사진_장충/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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