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세터' 황승빈의 다짐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될터"
- 남자프로배구 / 류한준 기자 / 2025-10-13 08:45:55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세터 황승빈은 지난 시즌 영광을 잊으려한다. 그는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KB손해보험에서 현대캐피탈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황승빈은 2024-25시즌 동안 붙박이 주전 세터로 활약했고 현대캐피탈이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데 주역 중 한 명으로 자리했다. 현대캐피탈은 2025-26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5박 6일동안 일본 나고야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현대캐피탈은 일본 SV리그 소속 나고야 울프독스와 2차례 친선경기를 치렀데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황승빈은 일본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시즌 준비가 잘 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비슷하게 생각했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지난 시즌 V리그 우승팀이고 전력도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벽을 느꼈다. 울프독스 조직력이나 수비 짜임새가 정말 쉽지 않았다. 한 점을 내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친선경기를 돌아봤다.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필립 블랑(프랑스) 감독도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현대캐피탈은 새 시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상대 팀들의 도전을 저지해야 한다.
황승빈은 "블랑 감독은 '지난 시즌 우승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말했다"며 "이번 시즌 우승에 지난 시즌 우승했다는 기억이 도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부담감이 크지는 않다. 지난 시즌 처음 팀에 합류해서 준비하던 것과 다르지 않다. 쉽지는 않겠지만 반대로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하지 못하라는 법도 없다. 현대캐피탈이 다시 정점에 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현대캐피탈의 새 시즌에는 변화가 있다. ‘원투펀치’ 허수봉과 레오(쿠바)는 건재하나 아포짓 포지션이 바뀌었다. 아시아 쿼터 바야르사이한(몽골)과 신호진이 합류했다. 신호진은 대표팀에 선발돼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25 세계선수권대회를 다녀와 팀에 합류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세터 입장에서는 새롭게 호흡을 맞춰야 하는 과제도 있다.
황승빈은 "바야르사이한과 신호진의 스타일은 분명히 다르다. 블랑 감독이 두 선수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라며 "아무래도 신호진과 손발을 맞춰본 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코트에서 본인이 익숙하고 잘하던 것도 어색해하는 부분이 있다. 팀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두 선수의 합류가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황승빈은 우승 세터로 거듭났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를 꿈꾼다. 그는 "항상 그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최고가 되고 싶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시상식에서 상도 받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오랫동안 꿈꿔왔던 국가대표 세터가 되는 것도 목표다. 이번 시즌을 통해 나를 뽑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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