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없었지만, 현대건설은 별보다 빛났다
- 여자프로배구 / 김하림 기자 / 2022-03-22 06:00:20
끝내 봄바람은 오지 않았다. 원하지 않던 순간에 마지막을 맞이했지만, 현대건설은 누구보다 반짝였다.
올 시즌 여자부는 코로나19로 여러 차례 홍역을 앓았다. 이미 두 번의 중단으로 26일 동안 리그가 멈췄다. 26일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 코로나19 대응매뉴얼 상 누적 리그 중단 기간이 24일에서 28일이면 포스트시즌 없이 정규리그만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KOVO는 긴급회의를 통해 누적 리그 중단이 26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자부 포스트시즌을 축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길었던 중단 기간 끝에 20일 재개를 알렸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최소 인원이 12명으로 경기를 꾸렸다. 코로나19의 공포는 계속됐고, 확진 소식은 21일에도 전해졌다.
페퍼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신 선수가 발생하면서 12명 엔트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이 상태로라면 누적 중단 기간이 36일로 코로나19 대응매뉴얼에 따라 중단기간이 28일 초과되면 리그를 중단해야 했다.
KOVO와 구단은 긴급 대책회의를 실시해 의견을 나눴고, 결국 이번 시즌 여자부는 완주에 이르지 못했다. 조기 종료로 인해 여자부에는 우승팀 없이 중단 시점 직전 라운드인 5라운드까지 정규리그 최종 순위를 가렸다.
1위 현대건설, 2위 한국도로공사, 3위 GS칼텍스, 4위 KGC인삼공사, 5위 IBK기업은행, 6위 흥국생명, 7위 페퍼저축은행으로 마무리 되었다.
‘절대 1강’의 모습을 보여준 현대건설은 리그 종료가 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2021 KOVO컵 우승 이후 정규 리그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지만 1위 확정 팡파레도 터트리지 못한 채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무리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년 전 악몽과 똑같이 반복됐다. 2019년 당시에도 2019 KOVO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컵 대회 우승 기운은 정규리그에서도 이어졌다. 2019-2020시즌 20승 7패(승점 55)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KOVO는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에 따른 추가 확산 방지 및 리그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해 2019-2020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이때도 팀 순위는 5라운드까지 성적을 기준으로 삼았고, 우승 팀은 없었다. 2010-2011시즌 이후 9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챔피언 타이틀을 달지 못했다.
‘27승 3패, 승점 80’. 이번 시즌 최고의 시즌을 달리던 현대건설은 챔피언이 아닌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끝냈다. ‘개막 첫 12연승’, ‘여자부 역대 최다 15연승’, ‘여자부 최다 승점 80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유니폼에 세 번째 별을 달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다시 한번 코로나19 악재로 2년 전 악몽을 겪게 됐지만 누구보다 최고였고 강했다. 주전 선수를 비롯해 백업 선수들까지 코트 위에서 보여준 활약은 눈부셨다.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 코칭 스태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2021-2022시즌의 현대건설 기록을 V-리그의 역사에 새길 수 있었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이 절대 1강이었다는 걸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비록 봄을 맞이하지 못했지만, 그들이 흘린 땀방울이 다시 한번 밑거름이 되어 돌아오는 봄에 꽃을 피우길 기대해 본다.
사진_더스파이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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