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찬 감독의 야심찬 도전, 형님->삼촌 리더십 통할까
- 여자프로배구 / 이보미 / 2022-04-03 09:00:17
남자프로팀 지도자 출신의 여자팀 사령탑이 또 탄생했다. 권순찬 감독이 흥국생명의 새 사령탑이 됐다.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과의 8년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권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1975년생 권 감독은 삼성화재 출신으로 2002년 선수 생활을 마친 뒤 2008년 우리캐피탈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 2년간 대한항공 코치로도 지냈고, 2015년에는 KB손해보험 수석코치가 됐다. 당시 KB손해보험의 사령탑은 현재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이었다. 강 감독이 2017년 KB손해보험에서 떠난 뒤 권 감독이 감독으로 승격됐다.
권 감독이 팀을 맡은 뒤에도 KB손해보험의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7-2018시즌 당시 7년 만에 정규리그 4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두 시즌 연속 6위에 머물렀다. 결국 권 감독도 2020년 지휘봉을 내려놨다.
소득은 있었다. 권 감독이 강조한 소통으로 팀 분위기를 바꿨다.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떨치기 위해 노력했다. 권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주목받은 이유다.
처음으로 여자프로팀을 맡은 권 감독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더군다나 현재 흥국생명 멤버를 살펴보면 당장 성적을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이후 김연경은 팀을 떠났고, 시즌 도중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도 학교폭력 논란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흥국생명은 세터 박혜진, 윙스파이커 김다은과 신인 정윤주, 최윤이, 박현주 등을 고루 활용했다. 캡틴 김미연이 팀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려야만 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6위로 시즌을 마쳤다.
한 시즌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 새 시즌에는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변수도 있다. 아직까지 김연경의 행보가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복귀를 다시 결정할 시에는 흥국생명에서 한 시즌을 더 뛰어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권 감독과 김연경의 만남이 이뤄질지도 지켜볼 일이다.
흥국생명은 권 감독에 대해 “솔선수범형 리더이자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권감독이 핑크스파이더스의 명예를 다질 적임자”라며 “균형감각이 뛰어난 권 감독이 남자프로팀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핑크스파이더스를 빠르고 조직력 강한 최고의 팀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선임 배경에 대해 전했다.
이제는 형님 리더십이 아닌 삼촌 리더십이 발휘돼야 할 순간이다.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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