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 펀치 꽂으려는 현대건설, 더욱 중요해진 1세트 주도권 잡기 [CH3 프리뷰]
- 여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4-04-01 12:00:02
현대건설은 시리즈를 끝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치른다. 수원에서 치러진 1-2차전은 현대건설의 승리로 끝났고, 이제 장소는 인천으로 옮겨졌다.
현대건설은 이 경기를 이번 시즌 여자부의 마지막 경기로 만들고자 한다. 승리하면 시리즈를 3연승으로 끝내고 통합우승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리즈를 끝내는 KO 펀치를 꽂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1세트를 잘 풀어내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1-2차전을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잡아냈다. 물론 강성형 감독은 체력적 우위를 살리기 위한 진흙탕 싸움도 원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상대의 기세를 확실하게 꺾으면서 빠르게 승리를 거두는 편이 좋았다.
경기가 계속 길어진 이유는 1세트의 부진이었다. 1차전 1세트에서는 긴 휴식기 때문인지 아예 몸이 풀리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조금 더 자세히 세트의 내용을 살펴보면, 범실 관리(5-2)‧블로킹(1-5)‧공격 효율(21.05%-36.36%)‧유효 블록(3-7)까지 기록상으로도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압살 당했다. 리시브 효율에서는 소폭 앞섰지만, 그것이 적절한 공격 작업의 마무리로 연결되지 못했다.
1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준 현대건설은 2세트를 더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자칫하면 1차전을 셧아웃으로 패할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다행히 3세트부터 흥국생명의 페이스는 떨어지고 현대건설은 집중력을 되살리면서 극적인 리버스 스윕을 만들긴 했지만, 분명 아찔한 순간이었다.
2차전 1세트의 경우 기록상으로는 열세가 그리 크지 않았다. 실제로도 20점 고지를 현대건설이 4점이나 먼저 밟았다. 그러나 20점 진입 후 흐름이 이상해졌다. 20-17에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의 공격이 김수지의 손아귀에 걸렸고 이후 레이나의 쳐내기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점수 차가 좁혀졌다.
이후 21-19에서 김다인이 좋은 수비를 무위로 돌아가게 하는 컨트롤 미스를 범했고,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의 제자리 반격 득점까지 터지면서 결국 현대건설의 리드가 지워졌고, 23-23에서 정지윤의 서브 범실과 김연경의 반격이 이어지며 흥국생명이 역전승을 거뒀다.
요약하자면 두 경기 모두 집중력이 문제였다. 다만 1차전의 경우 세트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이미 집중력이 흔들려 있었고, 2차전의 경우 20점 진입 후 급격히 집중력이 무너진 것이라는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현대건설의 입장에서는 다행이게도, 현대건설의 집중력 부족 이상으로 흥국생명의 체력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1세트의 패배가 경기를 내주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현대건설도 풀세트 접전을 하루걸러 두 번 치렀기 때문에 정상 컨디션과는 이미 거리가 멀어져 있다. 악에 받친 흥국생명과의 진흙탕 싸움이 더 이상 유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3차전은 흥국생명의 홈이자 원정팀의 무덤인 삼산체육관에서 치러진다. 1세트 흐름을 내주면서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더욱 거세진다면 지난 두 경기와는 달리 회복이 어려울지도 모른다.
따라서 현대건설은 3차전에서 1세트의 흐름을 확실하게 쥐고 가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불필요한 범실을 최소화하면서, 김연경 쪽에서의 점수는 어느 정도 내주더라도 윌로우와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 쪽의 화력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또 20점 이후에도 방심하지 않고 가장 득점이 원활하게 날 수 있는 루트를 찾아 써야 할 것이다.
단단한 복서 현대건설이 1-2라운드를 내리 따내면서 흥국생명을 그로기 상태에 빠뜨렸다. 이제 마지막 KO 펀치를 꽂는 일만 남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3라운드의 초반 흐름을 잡는 것이 필수다. 과연 현대건설은 이 경기를 2023-24시즌의 마지막 여자배구 경기로 만들 수 있을까.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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