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인이 이현승에게 "너만의 색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선수가 되길"
- 남자프로배구 / 수원/안도연 / 2022-12-24 07:00:06
“신인상 좋다. 하나의 타이틀을 다는 거니까. 그러나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자기만의 색깔로 잘 살려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현대캐피탈이 23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한국전력과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2, 26-24, 32-34, 25-20)로 이겼다.
전광인은 서브 5점을 포함한 22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58.62%로 좋았다. 특히 3세트 17-24의 상황 연속 7번의 서브 차례에 무려 4개의 서브 득점을 기록하며 24-24 듀스를 만들어냈다. 비록 세트는 졌지만, 그 분위기로 현대캐피탈은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전광인의 서브 타임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는 “일단 그냥 때리자는 생각으로 했다. 요즘 서브 감이 좋지 않아 연습한다는 느낌으로 했다. 첫 서브 때 득점으로 이어진 부분이 컸던 거 같다. 이후에는 서브 타이밍이 맞아서 그 타이밍을 계속 유지하려고 생각하면서 때렸다”며 당시의 심정을 말했다.
3세트는 이미 17-24로 적은 점수 차는 아니었기에 따라잡기가 버거울 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렇지만 현대캐피탈은 달랐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듀스 접전으로 끌고 갔다. 이에 대해 전광인은 “일단 경기를 우리가 잡을 수 있다는 거 자체가 하나의 힘이 될 수 있다. 그다음 세트에서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요소가 됐다. 뒤처지게 끝내기보다 듀스를 하면서 보러 오신 팬분들한테도 재미를 드릴 수 있다. 재밌는 경기 했다”고 말했다. 이어 “뛰는 선수들은 재미없었다”며 웃었다.
3세트의 서브 타임을 비롯해 전광인의 베테랑 순간은 1세트에도 나왔다. 1세트 이현승이 디그로 건져 올린 공을 중앙 후위 공격으로 시도하려다 순식간에 자세를 바꿔 허수봉에게 토스했다. 보기 드문 장면이다. 순간적인 상황이라 상대도 속은 눈치다. 전광인은 “공격하려다 토스로 전환하는 순간, (서)재덕 형이 소리 지르는 게 들렸다. 그때 상대가 속았다는 걸 알았다”며 웃었다.
전광인은 공격수기에 토스보다는 때리고자 했을 텐데 토스로 연결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오히려 더 기뻤다. 하나의 플레이를 만든 게 기뻤다. 우리는 이런 배구를 많이 한다. (이)현승만 토스를 하는 게 아니다. 현승이가 받으면 다른 선수가 해야 하는데 그럴 때 쉽게 높은 공을 올려주기보다 새로운 플레이를 만든다면 또 다른 무기가 될 거 같다. 다른 선수들도 많이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광인은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이현승에게 말했다. 현재 신인상을 노리고 있는 이현승에게 “신인상 좋다. 하나의 타이틀을 다는 거니까. 그러나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자기만의 색깔로 잘 살려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훈훈하게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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