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의 영웅’ 겁 없는 신인 박은지가 가져온 짜릿한 역전승
- 여자프로배구 / 광주/김하림 기자 / 2022-11-07 00:19:27
신인 박은지가 ‘난세의 영웅’으로 팀을 연패에서 구했다.
KGC인삼공사는 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1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앞선 두 경기에서 패하며 연패를 기록하고 있던 KGC인삼공사에게 이번 경기 승리가 절실했다.
하지만 1세트부터 세터와 공격수 간 호흡이 불안했다. 공격 범실이 잦았고 결정력에서 상대보다 열세를 드러냈다. 2세트까지 확실한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한 채 고전하자 결국 2세트 후반, 고희진 감독은 염혜선 대신 박은지를 세터로 기용했다. 이는 승부를 결정짓는 신의 한 수가 됐다.
3세트부터 KGC인삼공사의 달라진 플레이에 페퍼저축은행이 당황했다. 상대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KGC인삼공사는 맹공을 가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KGC인삼공사는 세트스코어 3-2(19-25, 15-25, 25-19, 25-23, 15-13)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고희진 감독 역시 경기 후 “이번 경기의 영웅은 박은지다”라고 언급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인터뷰실을 찾은 박은지에게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급하게 투입됐지만, 짜릿한 역전승을 이끈 박은지는 “웜업존에 있는 동안 내가 들어가게 된다면 첫 번째로 날개 공격수들이랑 타이밍을 맞추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속공을 더 과감하게 쓰고 싶었는데 잘 통해서 좋았다”라고 돌아봤다.
앞서 언급했듯, 3세트부터 박혜민의 공격 득점이 현저히 많아졌다. 2세트까지 3점에 그쳤다면, 3세트에는 8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박은지는 “혜민 언니도 잘 때리는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중요한 상황에서 엘리자벳한테 공이 올라간다는 걸 깨부수고 싶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연습했던 게 잘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5세트에도 박은지는 선발로 들어갔다. 이번 세트에는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을 향한 점유율이 높았다. 엘리자벳은 5세트에 11점, 공격 점유율 606.1%를 기록했다.
박은지는 “5세트는 다른 세트보다 짧은 시간 안에 끝나다 보니 더 공격력이 좋은 사람에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토스를 못하더라도 엘리자벳한테 더 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언니 박은서와의 맞대결도 성사됐다. 박은서는 비록 이번 경기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간간히 교체로 들어와 자매가 네트를 마주 봤다. 박은지는 “언니가 들어오니깐 더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의 장점이 더 잘 알아서 더 확실하게 준비했다”라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며 본인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박은지의 목표는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이다. 박은지는 “지금 신인상 가장 큰 라이벌이 (최)효서다. 나 역시 잘해서 마지막까지 좋은 활약 보여줘서 꼭 받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_광주/유용우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