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이슈]⑦ 막 내린 FA 시장, 보상 선수 둘러싼 팀들의 계산은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4-23 2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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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FA 시장이 끝나고 보상선수를 둘러싼 머리싸움이 이어진다.

4월 10일부터 23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막을 내렸다. 이재영과 이다영이 흥국생명에서 뭉치고 박철우가 한국전력으로 이적하는 등, 크고 작은 움직임을 남기고 FA 시장은 종료됐다.

A등급 FA를 영입한 팀들은 이제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남자부는 연봉 2억 5천만 원 이상, 여자부는 1억 원 이상 선수들이 A등급 FA로 분류된다. A등급 FA를 영입한 팀은 전 시즌 연봉 200%와 해당연도 FA 영입선수를 포함한 보호선수 이외 선수 중 FA 이적 선수 이전 소속팀이 지명한 선수 한 명을 보상하거나 전 시즌 연봉 300%를 이적료로 지불해야 한다. 남자부는 다섯 명, 여자부는 여섯 명을 보호선수로 지명한다.

이번 FA 시장에서 팀을 옮긴 A등급 FA는 세 명이다. 여자부에서는 이다영과 조송화가 각각 흥국생명,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하면서 두 팀이 보호선수 명단을 꾸려야 하고 남자부에서는 박철우를 영입한 한국전력이 보호선수 명단을 짜야 하며 보호선수 명단은 24일 12시까지 제시해야 한다. 보상선수는 보호선수 제시 후 3일 이내인 27일 오후 6시까지 선택해야 한다.
이다영 빼앗긴 현대건설, 세터보강 어떻게 할지 주목
여자부에서는 이다영을 영입한 흥국생명과 조송화를 영입한 IBK기업은행이 보호선수 여섯 명을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해야 한다. 각각 보상선수를 지명하는 팀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어느 정도 보호선수 구상이 그려진다. 이재영과 이다영, 김세영과 이주아, 김미연과 박현주, 넓게 보면 신연경까지 일곱 명 중 여섯 명이 보호선수 명단에 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에 가장 필요한 건 세터 보강이다.이다영이 이적한 가운데 FA 시장에서 세터 영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팀에 남은 세터는 김다인과 김현지로, 2019~2020시즌 신인 김현지는 한 경기도 나오지 않았고 김다인도 데뷔 후 세 시즌 통틀어 정규시즌에는 여섯 경기에만 출전했다. 두 선수 모두 아직 한 시즌을 온전히 맡기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

다만 팀이 향후 세터진 운영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김다인과 김현지 등 기존 자원 육성으로 초점을 맞춘다면 다른 포지션 보강으로 눈을 돌릴수도 있다.

세터에 가려졌지만 백업 윙스파이커도 필요하다. 2019~2020시즌에도 사실상 고유민이 사실상 유일한 윙스파이커 백업으로 나섰다. 주전으로 나오는 황민경과 고예림 중 한 명이라도 부상으로 결장하게 되면 타격이 크다. 흥국생명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들고 올지가 관건이다.

보호선수 명단도 짜면서 보상선수 지명도 해야 하는 흥국생명은 당장 시급한 포지션은 없다. 주전 라인업이 탄탄하고 김해란이 떠난 리베로진에도 신연경, 도수빈이 있다. 하지만 보상선수 지명으로 리베로 자리를 보강할 수 있다면 지명할 가능성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보호선수 여섯 자리 중 이번 FA 시장 계약자로만 세 자리가 채워진다. 표승주도 확실시된다고 본다면 남은 두 자리를 어떻게 채울지가 관건이다. 2019~2020시즌 확실한 성장세를 보여준 김주향도 IBK기업은행 입장에서는 보호선수로 지명하고 싶은 자원이다. 이 외에 트레이드 후 쏠쏠한 활약을 펼친 김현정과 베테랑 백목화, 지난 시즌 주전 세터 이나연 등 여러 선수를 고려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도 리베로가 약한 팀이기에 반대로 리베로 이탈을 막고자 한다면 리베로에 보호선수 한 자리를 할애할 수도 있다.



박철우 얻은 한국전력, 신예 4인방 중 누굴 보호선수 묶나
남자부는 A등급 FA 이적이 박철우 한 명이었다. 한국전력이 보호선수 명단을 꾸려야 하며 삼성화재가 보상선수를 지명한다.

한국전력은 여자부 두 팀보다 셈이 복잡하다. 묶어야 할 선수는 많은데 자리는 부족하다. 박철우와 오재성, 군 복무 중인 서재덕까지는 확실시된다. 만약 이시몬까지 포함한다면 이미 네 자리가 차면서 한 자리를 두고 고민하는 상황에 이른다.

한국전력은 지키고픈 젊은 선수들이 많다. 2019~2020시즌 5라운드 중반부터 주전으로 투입한 김명관과 이승준, 2019~2020시즌 처음으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한 김인혁도 한국전력이 기대하던 자원이다. 여기에 이호건도 아직 기대를 접기는 이른 젊은 세터 자원이다. 만약 이시몬까지 보호선수 명단에 들어간다면 앞서 언급한 젊은 선수 4인방 중 한 명만 포함할 수 있다. 한 가지 변수는 이시몬을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지 않는 것이다. FA로 영입한 선수가 보호선수에 자동으로 포함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다.

삼성화재는 리베로와 세터 보강이 필요하다. 백업 세터 권준형이 이적하면서 수련선수로 영입한 김재남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김형진의 백업을 맡아줄 세터가 없고 리베로진 역시 백계중과 계약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전력은 이승현 한 명만 남았다. 두 포지션 보강이 시급하지만 만약 다른 포지션에서 예상치 못한 좋은 자원이 풀렸다면 포지션 중복을 무릅쓰고 지명할 수도 있다.



지난 2018년 비시즌처럼 예상 못 한 움직임이 발생할 수도 있다.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전광인을 영입한 현대캐피탈은 주전 세터 노재욱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다. 한국전력이 노재욱을 보상선수로 지명하면서 당시 많은 배구 팬을 놀라게 했다. 이처럼 구단의 전략적인 계산이나 알 수 없는 내부 사정으로 예상하지 못한 보호선수 구성이 이뤄질 수도 있다.

추후 움직임까지 고려한 선택도 가능하다. 2019년 비시즌 표승주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염혜선을 지명한 GS칼텍스는 염혜선과 이영을 KGC인삼공사로 보내고 한수지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처럼 단순 보상선수 지명으로 끝이 아닌 향후 움직임에도 영향을 끼치는 이동이 나올 수 있다. FA시장은 끝났지만 보상선수와 향후 전력보강을 둘러싼 머리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박상혁,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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