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이슈]⑤한국전력, 공격적 행보로 리빌딩에 박차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4-21 20:04:00
FA시장에서 소극적 행보 탈피하고 과감한 투자
박철우·이시몬 영입, 오재성 재계약 성과
신구 조화로 하위권 탈출 프로젝트 가동
약점인 미들블로커 보강은 여전한 숙제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신인 활용부터 베테랑 영입까지. 한국전력이 리빌딩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병철 감독 부임 첫 시즌을 보낸 한국전력은 이번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발 빠른 움직임 끝에 삼성화재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박철우를 영입하는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박철우에게 연봉 5억 5천만 원, 옵션 1억 5천만 원에 계약 기간 3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했다.
장병철 감독은 “베테랑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박철우가 거기에 걸맞은 선수라고 생각해 과감하게 투자했다”라고 박철우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장 감독은 2019~2020시즌처럼 외국인 선수와 젊은 선수만으로 시즌을 치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판단했고 박철우 영입이 공격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철우 영입과 함께 제대 후 FA 자격을 얻은 오재성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오재성이 전역하기 전까지 리베로가 불안했던 한국전력은 오재성 잔류로 안정감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2019~2020시즌 새롭게 한국전력 지휘봉을 잡은 장병철 감독은 팀 방향을 뚜렷하게 리빌딩으로 가져갔다. 선수단을 젊은 선수 위주로 개편했고 시즌 후반에는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다. 특히 5라운드 중반부터는 김명관과 이승준을 선발로 기용해 리빌딩 기조를 더 강하게 가져갔다.

FA 시장에서도 여러 움직임을 가져가며 리빌딩에 힘을 보태려 했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되는 미들블로커진 보강을 위해서도 여러 선수와 접촉했지만 계약에 이르진 못했다. 이에 한국전력은 측면 공격력 강화로 눈을 돌렸고 그 결과 박철우를 영입했다.
저조한 득점력 역시 지난 시즌 한국전력 약점 중 하나였다. 가빈 외에 국내 선수 중 꾸준히 득점을 보탤 선수가 없었고 가빈도 삼성화재 시절과 비교하면 한방 위력이 약해지면서 저조한 공격력을 보였다(팀 공격 성공률 46.75%로 7위).
박철우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수준급 공격력을 자랑한다. 2019~2020시즌 국내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고(444점) 공격 성공률도 51.48%로 전체 6위를 기록했다. 강점인 오픈 공격 성공률도 50.62%로 4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팀 오픈 공격 성공률 최하위(40.55%)였던 한국전력에 힘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윙스파이커 외국인 선수를 지명해 양쪽 공격 균형을 맞춘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이번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는 KB손해보험에서 뛰었던 알렉스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등 윙스파이커 자원이 꽤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FA 시장은 한국전력에 의미가 크다. 박철우 영입은 그간 투자에 인색한 팀이란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구단 전력 보강에서 최우선 목표는 아니었지만 차선책을 세우고 빠르게 움직였다는 점도 나쁘지 않았다.
박철우와 이시몬 영입, 오재성 재계약으로 FA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한국전력이지만 남은 과제도 명확하다. 미들블로커 보강은 FA 시장이 닫힌 이후에도 꼭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다. 한국전력은 2019~2020시즌 속공과 블로킹 모두 6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합류해 주전 미들블로커 한 자리를 지킨 장준호도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기에 보강이 절실하다. 장병철 감독은 FA 영입이 아닌 다른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박철우 영입으로 베테랑을 더했지만 현재 한국전력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역시 기회를 받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다. 한국전력은 2019~2020시즌 3년차를 보낸 김인혁과 함께 김명관과 이승준까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장병철 감독도 이들이 장차 한국전력을 이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음 시즌에도 이 선수들은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한 팀의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리빌딩에서 중심이 되는 건 결국 젊은 선수들이고 그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아야 리빌딩은 의미가 있다.
A등급 FA인 박철우를 영입하면서 삼성화재에 보내줘야 하는 보상선수 구상도 FA 시장에서 남은 과제다. 남자부는 FA 영입 선수 포함 다섯 명을 보호선수로 지정할 수 있다. 남자부는 보호선수가 다섯 명으로 여자부보다 한 명 적은 만큼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FA로 영입한 선수도 많고 공익 근무 중인 서재덕도 있기 때문에 남은 자리를 두고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한다. 장병철 감독의 표현처럼 전략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한국전력은 리빌딩이라는 큰 기조 아래 팀을 조금씩 개편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 아직 해결하고 채워야 할 내용은 많지만 활발히 움직이며 더 나은 성적을 위해 나아가는 장병철 감독과 한국전력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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