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에서 새로운 도전, 박철우 "아내가 삼성화재 떠난다니 많이 울더라고요"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4-19 0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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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와이프 역시 떠난다고 하니까 많이 울더라고요. 새로운 팀에 대한 기쁨과 설렘이 있지만 처음에 와이프가 많이 울었죠."

남자배구 FA 최대어로 손꼽히던 박철우(35)가 정든 삼성화재를 떠나 한국전력으로 이적했다. 2004년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한 박철우는 그해 현대캐피탈에 입단했다. 이후 2010년에 FA 자격을 얻어 삼성화재로 둥지를 옮겼다. 그는 삼성화재 왕조를 이룩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2017년에도 삼성화재와 한 번 더 FA 재계약을 체결했던 박철우. 그는 삼성화재의 전설로 남을 듯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의 적극적인 영입 의지와 높은 금액에 흔들렸고, 결국에는 한국전력에서 불꽃을 태우기로 결정했다.

지난 18일 <더스파이크>와 전화가 닿은 박철우는 "한국전력이 베테랑 대우를 좋게 해줬다. 구단에서 좋은 역할을 제시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한국전력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내가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전력이 입단을 추진한 날짜는 인터뷰 날짜 기준으로 불과 이틀 전(16일)이었다. 그런데 이틀 만에 모든 일이 일사처리로 처리됐다.

박철우 역시 "한국전력과 협상이 들어간 건 목요일이었다. 삼성화재 역시 나를 잡고 싶어 하는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전력에서 내 영입에 대한 의지가 보였고, 영입을 빨리 추진해 흔들렸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삼성화재 쪽에서도 좋은 조건을 이야기해 줬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고, 팬들도 마음에 걸려 사인 직전까지 고심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박철우가 한국전력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에는 장병철 감독과 권영민 수석코치의 설득이 있었다. 장병철 감독과 권영민 수석코치는 박철우를 직접 찾아가 함께 하자는 뜻을 전했다.

박철우는 "권영민 코치님께서 함께 하자고 계속 이야기를 해주셨다. 내가 데뷔를 했을 때도 '같이 우승을 해보자'라고 말씀하셨다. 이번에도 '좋은 성적 함께 거둬보자.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라고 이야기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병철 감독 역시 '기둥이 될 선수가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의사를 표했다. 팀에 잘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철우는 여전히 삼성화재 팬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삼성화재 감독 출신이자 단장 출신인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의 사위이자 신 촌장의 딸인 신혜인 씨의 남편이다. 신혜인 씨는 팀을 떠난다고 했을 때 많이 울었다고 한다.

"처음 팀을 떠날 때 팬들이 많이 걸렸다. 팬들이 머릿 속에 맴돌더라. 와이프 역시 떠난다고 하니까 많이 울었다. 새로운 팀에 대한 기쁨과 설렘이 있지만 처음에 와이프는 울었다. 아무래도 장인어른(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이 20년 넘게 있었고, 나 역시 10년 넘게 삼성화재에 있다 보니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만큼 삼성화재에 정이 많았다는 뜻이다. 지금은 '삼성화재 떠나도 괜찮아?'라고 묻더라."

박철우는 이어 "나는 삼성화재에 말을 못 할 만큼 정이 많았다. 지금도 떠나는 게 미안하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에서 박철우의 역할은 분명하다. 팀의 에이스 역할은 물론이고 젊은 선수들의 리더 역할을 해내야 한다. 박철우 역시 "내 배구 인생 마지막 도전이다. 20대 마음으로 다시 해보려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불사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0~2021시즌 이후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서재덕이 돌아온다. 박철우도 서재덕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좌우 공격을 함께 책임지고 싶다고 간접적으로 전했다.

"서재덕은 검증된 선수다. 팀원들이 많이 좋아할 것 같다. 왼손잡이 친구로서 기가 많이 된다. 팀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대표에서도 호흡을 맞춘 만큼 기대가 된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박철우는 삼성화재 팬을 잊지 않고 있었다. 박철우는 지금까지 자신을 성원해 준 삼성화재 팬과 선수들에게 한 마디 거들었다.

"팬 여러분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다. 팬 여러분들 덕분에 좋은 날을 많이 보냈다. 마지막 계약 순간까지 팬분들이 마음에 걸렸다. 계속 삼성화재를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 없지만 언제나 삼성화재를 사랑하겠다."

마지막으로 박철우는 "내년 시즌에 달라진 모습, 힘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에너지 있는 모습 보여줄 자신이 있다. 삼성화재뿐만 아니라 한국전력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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