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나선 ‘OK맨’ 진상헌 “새로운 팀, 기대도 되고 설레요”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4-17 23:29:00
당연히 큰 도전이었던 이적, OK저축은행에서 베테랑 가치 인정해줘
석진욱 감독과 함께 해보고 싶은 마음도 커
젊은 미들블로커들과 동행, 배울 점은 배우고파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새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베테랑 진상헌이다.
진상헌(34)은 2019~2020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영입해도 보상선수를 주지 않아도 되는 B등급 FA이고 나이는 적지 않지만 기량은 여전히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FA 시장에서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데뷔 이후 줄곧 머문 대한항공 잔류 예상도 있었지만 그의 선택은 OK저축은행이었다. OK저축은행은 16일 진상헌과 연봉 2억 5천만 원, 3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2007~2008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된 진상헌은 12시즌간 대한항공에서만 뛴 ‘대한항공 원클럽맨’이었다.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 결정한 이적인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수 있었다. 17일 진상헌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이적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진상헌은 “원래 시즌이 끝나면 시즌 동안 내조해준 아내를 위해 여행을 갔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못 갔다”라며 “개인 PT와 필라테스로 몸을 조금 빨리 만들고 있다. 그 외 시간은 아내와 보내고 있다. 어디 돌아다니질 못해서 대부분 집에 있다”라고 비시즌 휴가 근황을 전했다.
FA 계약 후 공식 발표가 난 직후 심정도 들었다. 진상헌은 “일단 계약을 맺어서 심적으로는 편하다. 기쁘기도 하다. 새로운 팀으로 가는 것이기에 기대도 되고 설렘도 있다”라고 전했다.
진상헌 역시 이번 이적은 자신에게 큰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34세의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 줄곧 한 팀에서만 뛰다 이적을 결심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한항공에서만 12시즌 뛰었다. 당연히 큰 도전이었다. 부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OK저축은행에서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해주셨고 노장으로서 팀에 해줄 수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해주셨다. 팀에 와서 중심을 잡아주면 좋겠다고 했고 진정성을 느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나도 그런 면에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배구 인생 후반부에 왔는데, 선수 인생 후반부에 이런 도전이 더 도약하고 성장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 이적을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상헌이 이적을 결심한 데에는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 영향도 컸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에 대해 진상헌은 “OK저축은행 관계자들과 함께 감독님도 함께 오셨다. 감독님이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 나도 감독님의 배구와 스타일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감독님 말에 많이 움직였고 함께해보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자신의 결정을 두고 아내가 많은 힘이 됐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진상헌은 “아내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사실 아내도 오랫동안 머문 팀을 떠난다는 점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내 의견에 동의해주고 인정해줬다. 그래서 도전해보자는 결심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진상헌은 OK저축은행에서 가장 베테랑이다. OK저축은행이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그에게 기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진상헌도 새 팀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알고 있었다. 진상헌은 “우선 새로운 팀에서 시작하는 만큼 적응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팀에서 가장 베테랑이긴 하지만 뒤에서 더 도와주려 한다. 앞에서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뒤에서 밀어주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에서는 더 젊은 미들블로커와 함께한다. 2019~2020시즌 OK저축은행은 손주형과 전진선 등 젊은 미들블로커 비중을 늘렸다. 진상헌은 젊은 선수들과 동행에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상대 팀으로 만났을 때 배울 게 많았다. 나이는 어리지만 공격이나 블로킹, 움직임이 더 좋은 부분도 있었다. 후배에게도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대가 많이 된다.”
진상헌은 OK저축은행 구단 역사상 첫 외부 영입 FA이기도 하다. OK저축은행은 그간 내부 FA 잔류에 많은 신경을 썼고 대신 외부 선수 영입은 없었다. 이에 대해 진상헌은 “최초라는 점이 감사하기도 하다. 환영 인사도 크게 해주셨다. 좋은 대우를 해주셔서 감사했다”라며 “그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진상헌은 “좋은 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대도 된다. 구단에서 내게 원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 이를 충족하도록 잘 준비하겠다”라며 “구단이 플레이오프, 나아가 챔피언결정전까지 도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라고 조금 이르지만 다음 시즌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기자), OK저축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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