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이슈]② 현역 연장 아니면 은퇴? 도로공사 이효희-정대영의 선택은
-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4-14 23:48:00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한국나이로 불혹을 넘긴 이효희와 정대영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2017~2018시즌 통합우승, 2018~2019시즌 챔프전 준우승이라는 영광을 안았던 한국도로공사의 올 시즌은 초라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016~2017시즌 이후 다시 한번 꼴찌에 머물렀다. 올 시즌 26경기 동안 승점 22점 7승 19패를 기록했다.
김종민 감독은 2020~2021시즌에 계약이 만료된다. 재계약을 하려면 다가오는 시즌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외국인 선수 선발도 중요하지만 집토끼 단속도 중요하다.
한국도로공사는 박정아, 정대영, 이효희에 데뷔 후 처음으로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얻은 문정원, 전새얀까지 모두 5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다.
올 시즌 V-리그 남녀부 13개 팀 중 한 팀에서 다섯 명이 풀린 것은 한국도로공사가 유일하다.
박정아, 문정원, 전새얀의 재계약은 유력한 가운데 화두는 백전노장 이효희와 정대영의 거취다.
정대영과 이효희는 올해도 여전히 팀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한국 나이로 이효희는 41세, 정대영은 40세로 은퇴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나이다. 실력만큼은 여전히 탑 클래스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이효희의 백업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던 이원정이 올 시즌 성장통을 겪었다. 신인 안에림은 아직 경험이 부족했다. 이효희가 93세트를 뛰면서 8.624개의 세트를 올리는 동안 이원정과 안예림은 각각 80세트-3.288개, 11세트-1.273개에 그쳤다.
정대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부상으로 올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결장한 배유나가 없는 미들블로커진에서 고군분투했다. 최민지, 정선아, 유희옥 등 많은 미들블로커들이 그의 짝꿍 역할을 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 가운데 김종민 감독이 비시즌 많은 기대를 걸었던 정선아의 부진이 뼈아팠다. 정대영이 올 시즌 블로킹 7위(세트당 0.554개), 속공 9위(34.56%)에 오르는 동안 정선아는 20경기에 출전 단 52점에 그쳤다. 이로 인해 날개 공격수 하혜진이 미들블로커로 뛰는 일이 늘어났다.
두 선수는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을 제대로 보여줬기에 타 팀에서도 눈독을 들일 수도 있다. 특히 이효희는 세터들의 연쇄 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타팀 이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법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효희와 정대영은 나이를 많이 먹었지만 여전히 한 시즌에서 두 시즌 정도는 충분히 뛸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다"라고 말했다.
일단 도로공사는 두 선수를 모두 잡고 싶어 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일단 이번 주에 선수들을 만나볼 생각이다. 정대영, 이효희는 현역으로 뛰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구단 역시 선수들과 끝까지 가고 싶다. 두 선수가 떠나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라고 이야기했다.
두 선수는 B등급으로 타구단에 가더라도 보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두 선수가 이적한다면 도로공사는 이적 구단으로부터 보상 선수가 아닌 전 시즌 연봉 300% 밖에 받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를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두 선수와 함께 실업리그부터 V-리그 출범, 그리고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함께 누볐던 김해란은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는 두 선수의 선택만이 남았다. 현대캐피탈 리베로 여오현처럼 플레잉코치라는 직함을 달고 코트를 누빌 수도 있고, 생각지 못했던 은퇴를 택할 수도 있다. 그것은 선수들의 자유다.
두 선수들의 선택에 많은 팬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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