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상 전달식] ‘13번째 시즌에 얻은 영광’ 양효진, 생애 첫 MVP 수상 영예
-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4-09 17:32: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양효진(31)이 프로 13번째 시즌 만에 V-리그 MVP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건설 양효진은 9일 서울 스탠포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팀·개인상 전달식(이하 전달식)에서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양효진은 전체 30표 중 24표를 차지해 팀 동료 이다영을 제치고 MVP에 이름을 올렸다. V-리그 13번째 시즌 만에 얻은 양효진의 프로 첫 MVP다.
양효진은 현대건설 선수 중 네 번째로 MVP를 수상한 선수가 됐다. 양효진에 앞서 2005시즌 정대영, 2009~2020시즌 케니, 2010~2011시즌 황연주가 MVP를 수상한 바 있다. 원년 MVP인 정대영에 이어 여자부 역대 두 번째로 미들블로커 MVP가 됐다.
V-리그에서 가장 독보적이면서 독특한 미들블로커로 활약 중인 양효진은 올 시즌도 현대건설 기둥으로 굳건히 활약했다. 미들블로커임에도 5라운드 기준 팀에서 가장 많은 공격 점유율(20.48%)를 소화하며 팀 내 최다인 409점을 기록했다. 세트당 블로킹 0.844개를 기록했고 최종 기록 0.853개로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누적 기록에서도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통산 1,200블로킹(1,202개) 고지에 올랐고 여자부 역대 최초로 통산 5,500득점(5,562점)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2월 4일에는 여자부 역대 두 번째로 공격 득점 4,000점(총 4,073점)도 올렸다. 지난 1월 23일 KGC인삼공사전에는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인 블로킹 11개도 잡아냈다.
양효진은 전달식에서 “프로 13년차에 큰 상을 받게 돼서 감사하다. 리그를 정확하게 마치고 더 좋은 결과를 내고서 상을 받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다음에는 우승과 함께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인터뷰 때 부모님께서 부모님 이야기를 하지 않아 서운해하셨다. 오늘은 감사드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은퇴하는 날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양효진과 일문일답.
Q. 생애 첫 MVP 수상이다. 이름이 불릴 당시 기분이 어땠는지.
사실 주위에서 계속 ‘네가 MVP다’라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바람 넣지 말했다(웃음). 큰 상에는 욕심을 안 두는 상황이다. 오늘도 편안한 마음으로 왔다. BEST7을 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렇게 큰 상을 받아 오늘이 더 뜻깊다. 기쁨이 더 생겼다.
Q. 데뷔 후 13시즌 만에 MVP다. 다른 상은 많이 누렸지만 MVP와는 첫 인연인데, 이에 대한 소감은.
지금 생각해보니 어릴 때보다 지금 받는 게 더 뜻깊게 다가온다. 내가 리그 신인왕을 받지 못한 게 한이 됐다. 이후 어떤 상이라도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MVP도 어릴 때 받았다면 안주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욕심이 너무 지나쳐서 못했을 수도 있다. 큰 상을 기대하지 않고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다.
Q. 시즌 도중 올림픽 예선을 치르는 등 어느 때보다 바쁘고 고된 시즌을 보냈다. 이런 체력적 문제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번 시즌은 정말 힘들었다. 경기 스케줄이 타이트했다. 5라운드 들어서는 체력적으로 처지는 게 느껴졌다. 그때는 순위 싸움도 박빙이었는데 내가 처지면 팀 성적도 처지니 정신력으로 버텼다.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정규리그라도 끝났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재밌는 시즌이었다.
Q. 팀 동료인 이다영과 함께 유력한 MVP 후보로 거론됐다. 팀 동료간 경쟁이었는데 후배인 이다영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다영이에게는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세터로서 나에게 계속 공을 올려줬다. 또한 팀 선수들에게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다영은 지금보다 더 기량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영이는 남은 인생에서 나보다 더 MVP를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다영이는 그런 능력이 있는 선수다.
Q. 리그가 조기 종료되고 MVP를 수상했다. 포스트시즌까지 치르지 못한 아쉬움도 못내 있을 듯하다.
작년에 성적이 좋지 않아 포스트시즌에 못 올라갔다. 이번 시즌에 우승은 확정 짓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은 안정권이었다. 이번에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 후회 없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리그가 중단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정규리그라도 끝났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하나라도 끝났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팀 동료 중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가 많다. 포스트시즌 경험 여부는 뛰는 데 있어 경기력으로 크게 작용한다.
Q. 이미 베테랑이지만 선수로서 큰 목표를 이뤘다. 다음 시즌 목표가 있다면.
제가 올 시즌 인터뷰를 할 때도 ‘배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어릴 때는 정말 옆에를 안 보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를 생각하면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이제는 이 기량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Q. 비시즌 계획이나 향후 상금 활용 구상은 있는지.
집순이다. 원래도 집순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디를 못 돌아다닌다. 여행 계획도 다 취소했다. 이번에는 본가인 부산에 장기간 있으면서 가족들과 식사를 자주 하든지 집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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