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 "이런 마음가짐 처음 느껴봅니다"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3-16 22:48:00
자체 청백전 통해 경기력 유지 중
팀 분위기 상승 속 리그 중단 아쉬워
PO진출 기회 다시 와서 기분이 좋아
무관중 경기 통해 팬들 빈자리 느껴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매 시즌이 새롭지만 올 시즌은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저 혼자 잘 하는 게 아니라 어린 선수들을 어떻게 끌고 가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을 처음 느껴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도드람 2019~2020 V-리그가 일정을 중단한지 어느덧 2주가 지나가고 있다.
V-리그 13개 팀 선수들은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리그 상황을 대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OK저축은행은 휴식기를 발판 삼아 리그 재개 이후 한 단계 상승을 노리고 있다. OK저축은행(승점 50점 16승 16패)은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다. 3위 현대캐피탈(승점 56점 19승 13패)과 승점 차는 6점이다. 네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역전을 바라보는 입장이다.
OK저축은행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세터 이민규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이민규는 "플레이오프에 대한 중압감을 가지기보다는 리그 재개 후 펼쳐질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고자 노력 중이다. 사실 우리에게 PO 기회가 떨어져 있다가 다시 행운의 기회가 와 기분이 좋다"라고 운을 뗐다.
이민규는 "그런 시점에서 리그 중단이 아쉽긴 하다. 또한 리그가 어떻게 흘러가지 모르는 것도 답답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남은 네 경기 중 한 경기가 현대캐피탈과 맞대결이다. 이 경기 승패에 따라 올 시즌 OK저축은행의 운명이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규는 "(현대캐피탈전이)가장 중요한 경기는 맞다. 하지만 긴장하거나 우리가 평소 하던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패배한다. 마음속으로 '그냥 리그 한 경기일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리그가 중단된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경기력 문제다. 빡빡한 일정을 치른 탓에 체력 회복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는 반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OK저축은행은 경기력을 잃지 않고자 자체 연습 게임을 통해 게임 감각을 익히고 있다고 이민규는 전했다.
이민규는 "외출은 자제하고 지루한 훈련이 되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 똑같은 패턴으로 마냥 훈련하는 것보다는 자체 청백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민규는 최근 몇 시즌 간 무릎 부상으로 고전했다. 석진욱 감독은 올 시즌 팀의 주전 세터를 곽명우로 내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곽명우가 대표팀 차출로 인해 팀 선수들과 많은 훈련 시간을 소화하지 못하자 결국 이민규의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그는 올 시즌을 돌아보며 "무릎은 계속 관리를 해줘야 한다. 시즌 초반에 몸이 좋지 않은데도 스스로 조금 무리를 했다. 후회는 없지만 나의 몸이 조금만 괜찮았더라면 팀 성적도 지금보다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더 잘했더라면 팀도 플레이오프권에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민규는 올 시즌 달라진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매 시즌이 새롭긴 하지만 올 시즌은 고민이 정말 많았다. 이제는 나 혼자 잘 하는 게 아니라 어린 선수들을 어떻게 끌고 가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가짐을 처음 느껴본다." 이민규의 말이다.
또한 난생처음 경험한 무관중 경기를 통해 팬들의 소중함을 알았다고도 설명했다. "정말 연습 경기하는 느낌이었다. 경기를 하는 것 같지가 않았다. 팬들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리그가 재개된다면 팬분들이랑 같이 호흡하고 싶다. 그래야 흥도 나고 좋을 것 같다."
이민규는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싶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나 팬들 모두 답답한 상황이다. 우리 다 같이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이 위기를 잘 넘겼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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