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주장 오지영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3-10 21:49:00
승점 모자라도 가야하는 목표 있어
리그 재개되면 PO진출 희망 포기하지 않아
무관중 경기 통해 팬 환호 소중함 알아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무관중 경기를 통해 팬들의 환호가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도드람 2019~2020 V-리그가 중단된 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10일 실무위원회를 열어 3월 넷째 주에 리그를 정상 재개하는 방안을 이사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은 시즌 막바지 갖게 된 휴식기임에도 리그 재개를 대비해 숙소에서 훈련을 놓지 않고 있다.
KGC인삼공사 리베로 오지영은 최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밖에 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숙소에서 감독님이 잘 해주신다. 조금 답답할 때는 감독님께서 잠시 밖에 나가 바람도 쐴 수 있는 여유도 주셨다"라고 말했다.
KGC인삼공사(승점 36점 13승 13패)는 3위 흥국생명(승점 48점 14승 13패)과 승점 차가 12점 차다. 리그 네 경기 남은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오지영은 플레이오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TV에서 'GS칼텍스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이라는 기사를 보고 내심 부러웠다. '우리도 좋은 선수들이 많은 데 올라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의 시즌은 안 끝났다. 선수들끼리 할 수 있다는 의지는 있다.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지영의 말이다.
사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KGC인삼공사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6승 9패를 기록했고, 그 과정에서 서남원 감독이 사퇴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영택 감독이 새롭게 팀의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 선수들도 패배 의식을 떨쳐내며 재밌는 배구를 보였다. 흥국생명과 펼친 순위 경쟁 싸움은 많은 배구 팬들에게 흥미를 줬다.
오지영은 "그동안 우리 팀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팀의 주장을 맡게 되면서 선수들에게 멘탈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우리도 어느 팀에게든 이길 수 있고, 질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보자'라고. 선수들도 으샤으샤 하는 부분이 생겼다.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가 된다"라고 웃었다.
오지영은 V-리그에서 흥이 많고 끼가 넘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뽑힌다. 그런 그에게 지난 2월 25일부터 진행된 무관중 경기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는 "그동안 많은 관중들이 있는 경기장에서 재밌는 배구를 했다. 하지만 관중들이 없으니 어색했다. 최대한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했는데도 쉽지 않았다. 흥이 나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알다시피 나는 흥이 많다. 나 같은 선수는 관중들이 함성을 질러줘야 실력이 나온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없으니까 힘들더라. 무관중 경기를 통해 팬들의 환호가 소중하다는 걸 느꼈다. 관중들이 있어야 선수도 산다"라고 덧붙였다.
오지영과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끝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지영은 "승점이 모자라도 우리가 가야 하는 목표가 있다. 휴가는 뒤로 하고 선수들과 끝까지 해보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오지영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보고 있는 팬들에게 위로의 한 마디를 남겼다. "코로나19가 대구나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모두가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 수칙 잘 지키시고 웃는 얼굴로 다시 봤으면 좋겠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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