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연맹 결정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3-06 00:17:00
V-리그 재개 또는 종료에 관한 KOVO 결단 기대

선수단 용인 STC에서 재활과 회복훈련중
성인들 숙소에만 머무니 얼마나 답답하겠나
무관중 경기 통해 팬들의 소중함 알아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연맹의 조치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 빨리 결정이 나야 선수들의 다음 계획도 구단에서 세울 수 있다."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도르람 2019~2020 V-리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2일부로 일시 중단됐다. 처음 겪어보는 리그 중단 및 무관중 경기는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계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중단된 리그가 언제 재개될 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선수들은 감염을 우려해서 숙소에 꼭 묶여있다. 이래저래 어수선한 상황이다. 가장 답답한 사람은 팀을 지휘하는 감독일게다.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은 5일 <더스파이크>와 통화에서 "KOVO(한국배구연맹)가 어떤 결정이든 빨리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리그 재개 여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외국인선수 산탄젤로가 지난 4일 짐을 챙겨 이탈리아로 떠났지만 현재 삼성화재 선수들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STC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신 감독은 "잔부상이 있는 선수들은 재활 치료에 열중하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 역시 강도 높은 훈련보다는 회복 훈련 및 간단한 볼 훈련을 진행 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지금 이맘때쯤이면 마지막 6라운드를 치르고 있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팀 분위기는 어떨까.
신 감독은 "선수들이 코로나19에 불안해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리그 재개인지, 조기 종료인지 무언가 확실히 결정 난 것이 없으니 더 답답하다. 다 큰 성인들이 숙소에만 있으려 하니 얼마나 답답하겠나. 평일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주말 외박 같은 경우도 바로 집으로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진식 감독은 지난 2월 25일부터 일주일간 펼쳐진 무관중 경기에 대해서도 한마디 보탰다. 무관중 경기는 현역 시절 많은 국내외 대회를 경험한 신진식 감독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
"관중들이 없으니 흥이 나지 않았다.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서도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경기는 경기인데 연습 경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제가 서 있는 것도 어색했고, 리듬 자체가 관중들이 있을 때와 확연히 달랐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팬들의 소중함을 알았다. 선수들도 이번 무관중 경기를 통해 깨닫는 게 많았을 것이다." 신진식 감독의 말이다.
신진식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승점 41점 13승 19패)는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남은 네 경기에서 최대 승점인 12점을 챙기더라도 현대캐피탈의 현재 승점(56점)을 따라잡지 못한다. 또한 3-4위의 승점 차가 3점이내일 경우 시행되는 준플레이오프 진출 역시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즌 초반부터 송희채, 지태환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게 컸다.
신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부상 선수들이 많아 고전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중요하다"라며 "남은 경기를 위해서라도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안 떨어지는 게 중요하다. 기본기나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연맹의 조치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 빨리 결정이 나야 선수들의 다음 계획도 구단에서 세울 수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이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예방 수칙을 잘 지켜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한 신 감독은 "올 시즌 많이 부족했는데 다음에는 더 좋은 삼성화재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신진식 감독은 산탄젤로가 4일 이탈리아로 떠난데 대해 "산탄젤로 입장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가족도 보고 싶었던 것 같다"라며 "회사에서도 산탄젤로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 서로 웃으면서 작별 인사를 고했다"라며 그간 사정을 설명했다.
신 감독은 "산탄젤로는 마음이 여리다. 시즌 초반과 막판 아파서 뛰지 못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더라. 또한 '한국에서 많은 것을 알게 됐고, 한국은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리도 '트라이아웃에 나올 거냐' 등 한국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산탄젤로와 인사를 마무리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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