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노트] 무관중 경기가 불러온 안산의 이색적 풍경
-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0-02-29 22:09:00
[더스파이크=안산/강예진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치러진 무관중 경기서 색다른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V-리그는 지난 25일을 시작으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다.
각 구단들은 관중뿐만 아니라 경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을 배치하며 코로나 확산 방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응원을 주도하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 역시 경기장 대신 중계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구단 SNS으로 생중계를 하는 것은 물론, 편파 중계, 집관이벤트 등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각 구단들은 여러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OK저축은행 역시 색다른 시도를 선보였다. 지난 29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기존 원곡중 선수들이 담당했던 볼 리트리버를 치어리더들에게 맡겼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원곡중 선수들의 코로나19 노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각했다. 무관중으로 인해 잠시 설자리를 잃은 치어리더들을 생각했다.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그들 역시 색다른 경험을 했을 것이다. 물론 사전 교육은 마친 상태다”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4세트 내내 코트 사각에서 자리를 지킨 차영현 치어리더는 경기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재밌는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팬 앞에서 춤추며 응원을 리드하는 그는 치어리딩을 할 때 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차영현 치어리더는 “응원할 때는 우리 팀만 응원하면 되니까 경기를 한 쪽으로만 봤다. 오늘은 우리 팀뿐 아니라 상대팀까지 확인해야 하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춤을 췄을 때 보다 땀이 더 났다”라고 웃었다.
경기 중간 타임아웃 때는 선심들의 지도도 같이 이어졌다. 사전 교육을 받고 들어왔지만 처음 해보는 일이기에 서툰 부분도 있었다. 차영현 치어리더는 “공을 일직선으로 굴리는데 코트 안쪽으로 흘러들어갈 뻔해서 어려웠다. 최대한 신중히 굴렸는데도 안쪽으로 흘러 들어가서 당황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다 끝나고 나니 감을 잡은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영현 치어리더는 “이런 시기에 집에서만 배구를 보다가 직접 와서 선수들 응원은 물론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3월 6일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치어리더들로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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