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노트] '사상 첫 무관중 경기' 대전체육관은 선수들의 함성만 들렸다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2-25 1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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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대전/이정원 기자] 관중들의 함성은 없다. 오로지 선수들의 함성만이 들릴 뿐이었다.

2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는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이 경기가 열리는 중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불고 있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25일부터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리그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KOVO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정부 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오늘(25일)이 V-리그 사상 첫 무관중 경기였다. 이날 치어리더, 응원단장은 경기장에 오지 않았다. 장내 아나운서도 평소 출근보다 늦은 6시 20분에 모습을 보였다. 그 외 경기 운영 위원 등 경기를 운영하는 모든 이들은 변함없이 경기장에 모습을 보였다.

기자가 경기장을 가기 위해 탄 택시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배구장을 오는 팬들이 많이 줄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KGC인삼공사 황의성 팀장은 "시즌권, 오늘 경기 예매권 등을 모두 환불시켜줘야 한다"라며 "본사 측에서도 경기를 보려 대전에 온다고 했는데 무관중 취지에 맞게 자제를 시켰다. 또한 이날은 마퍼와 볼보이를 따로 소개하는 시간은 없다"라고 말했다.

감독들도 낯선 건 마찬가지였다. 이날 감독 데뷔전을 갖는 이영택 감독은 "감독 데뷔전에 무관중 경기라니 조금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조치였다고 본다.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적응을 위해 선수들에게 이미지트레이닝을 많이 강조했고, WKBL을 많이 참조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우재 감독도 "감독하면서 관중 없이 경기를 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굉장히 낯설다. 체육관이 썰렁하다"라고 말했다.

선수들도 굉장히 낯설어했다. 경기 시작 전 갖는 훈련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훈련했다. 경기 전 진행되는 이벤트는 없었다. 그저 선수들을 위한 응원가만 경기장에 흘러나올 뿐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은 더욱 큰 목소리와 파이팅으로 경기에 임했다. 동료가 실수해도 "야, 괜찮아"라는 목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또한 기자석 옆에서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목소리도 관중이 없으니 잘 들렸다.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진행되고 있는 무관중 경기는 앞으로 이뤄질 순위 경쟁에 큰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낯선 무관중 경기를 어느 팀이 빨리 적응하냐가 중요하다.

관중들의 함성과 선수들의 파이팅 있는 플레이가 어우러진 게 프로다. 이영택 감독은 "관중들의 응원에 힘을 받아 경기를 더 잘하는 선수가 있다. 빨리 사태가 호전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영택 감독의 말처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가 잠잠해져 관중들의 함성 소리와 선수들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경기를 볼 수 있길 기원해본다.

한편, 두 팀의 경기는 IBK기업은행이 세트 스코어 1-0으로 앞서고 있다. 현재 2세트가 진행 중이다.


사진_대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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