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백업’ 올 시즌 우리카드를 지탱하는 또 다른 힘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2-21 13: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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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부상, 부진에 따라 선발라인업 변화
황경민 → 한성정
이상욱 → 장지원
노재욱 → 하승우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우리카드가 백업 선수들의 힘으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우리카드는 20일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9일 대한항공전 이후 부진하던 황경민 대신 한성정이 1세트부터 선발 출전했고, 리베로 자리에도 이상욱 대신 장지원이 출전했다. 하승우도 두 경기 연속 선발 세터로 나섰다.

바뀐 라인업으로 출발한 우리카드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1월 4일 대한항공전 이후 오랜만에 1세트부터 선발로 나선 한성정은 리시브에서는 팀 내 최다시도(25회)를 기록하면서 리시브 효율은 56%로 가장 좋았다. 공격에서도 블로킹 3개 포함 10점을 올려 펠리페와 나경복을 보좌했다. 평소 리시브 라인을 함께 지키는 이상욱 대신 장지원이 나선 상황에도 안정적인 리시브를 기록해 공수 균형을 잡는 데 앞장섰다.

장지원은 이상욱이 대표팀에 차출됐을 당시 선발로 나온 이후 처음으로 선발 리베로로 출전했다. 장지원은 1세트 리시브 효율 37.5%, 2세트에는 리시브 시도 3회만을 기록했다. 2세트까지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3세트에 급격히 흔들렸다. 김정호 서브 타이밍에 서브 에이스 2개를 내주는 등 무너지며 잠시 웜업존으로 물러났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투입된 장지원은 디그에서 빛을 발했다. 3세트 듀스 상황에서 여러 차례 어려운 볼을 걷어 올려 팀의 반격 득점을 이끌었다. 이날 장지원은 팀 내 최다인 디그 성공 11개(14개 시도)를 기록했다. 16일 OK저축은행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하승우는 OK저축은행전과 비교해 속공 활용은 조금 떨어졌지만 수비에서 멋진 디그를 몇 차례 보여주며 팀에 기여했다. 우리카드는 이처럼 백업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KB손해보험을 3-0으로
꺾고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주전 대신 활약한 백업 활약은 올 시즌 우리카드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다. 한성정은 언제든 황경민을 대신해 선발로 나서도 모자람이 없는 선수다. 올 시즌 황경민이 시즌 초반부터 좋은 활약을 선보여 백업으로 주로 나섰지만 나경복이 대표팀 차출로 빠졌을 당시에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공격과 수비 모두 준수한 선수이기에 살림꾼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고졸 신인 장지원도 오랜만에 선발 출전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차례 리시브가 급격히 흔들렸지만 디그에서는 강점을 보여줬고 잠시 교체된 후 다시 투입돼 마지막까지 코트를 지켰다. 신영철 감독은 “처음 왔을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 아직 더 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해 투입했다. 수비 쪽을 생각했다”라고 장지원 투입 배경을 밝혔다.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향후 제2 리베로로 이상욱 짐을 덜어줄 상황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백업 세터 하승우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더 반갑다. 우리카드 주전 세터 노재욱은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두 경기 하승우가 기회를 받은 것도 노재욱이 허리 통증으로 결장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하승우가 두 경기에서 공백을 잘 메우면서 우리카드 기세도 꺾이지 않았다.

우리카드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하승우는 신영철 감독이 일찍이 기회를 주고자 했던 선수였다. 2018~2019시즌 개막 4연패 후 하승우에게 기회가 갈 뻔했지만 당시 노재욱이 트레이드로 합류하면서 밀렸다. 비시즌부터 꾸준히 훈련하며 기회를 노린 끝에 최근 두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백업 선수들의 활약은 팀의 시즌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주전 선수가 흔들리더라도 플랜 B를 가동하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우리카드의 백업진도 올 시즌 우리카드가 선두 경쟁을 하는 데 숨은 요인 중 하나이다.


사진=장충체육관/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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