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의 한 방이 그리웠던 현대캐피탈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20-02-19 08:47:00
  • 카카오톡 보내기


[더스파이크=천안/이광준 기자] 문성민(34)의 한방이 그리웠지만 문성민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18일 밤 천안 유관순체육관. 홈팀 현대캐피탈은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라이벌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17-25, 22-25, 25-22, 20-25)으로 완패했다.

갈 길이 바쁜 현대캐피탈에게 뼈아픈 패배였다. 그것도 상대는 하위권에 있는 삼성화재였다.

내용은 더욱 아쉬웠다. 현대캐피탈 특유의 배구가 나오지 않았다. 탄탄한 수비진이 만드는 리시브, 디그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세터-공격수 간 호흡도 불안했다. 평소 자랑하는 미들블로커 활용도 이날은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격 한 방이 아쉬웠다. 이날 현대캐피탈에선 외인 다우디를 제외하면 공격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없었다. 다우디마저도 뒤늦게 발동이 걸린 편이었다. 22득점에 성공률 50%로 경기를 마감했지만, 1, 2세트 공격성공률은 40%대 초반에 머물렀다.

문성민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대목이다. 문성민은 공격 스페셜리스트다. 중요할 때 보여주는 한 방은 누구보다 믿음직스러운 선수다.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문성민만한 조커 카드가 없다.



그러나 이날 문성민은 웜업존에 머물렀다. 무릎 통증 때문이었다. 오랜 선수 생활로 무릎이 성치 않은 문성민은 최근 한 경기를 풀로 소화하는 일이 드물다. 이날은 유독 통증이 심해 아예 코트를 밟지 못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문성민 역할이 중요하지만, 뛸 수 있는 무릎 상태가 아니어서 출전은 최대한 자제시킬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성민은 강력한 서브도 가진 선수다. 예리하고 강하게 감겨 들어가는 서브는 상대 리시버들에게 경계 대상이다. 강하면서도 범실은 그리 많지 않다.

강서브는 게임 분위기를 단숨에 돌릴 수 있는 무기다. 지난 13일 OK저축은행전에서 문성민이 이를 제대로 증명했다. 그는 경기 후반에 출전해 팀을 위기서 구해냈다. 특히 5세트 초반 승기를 굳히는 연속 서브에이스는 문성민의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으로만 13점을 내면서 철벽을 과시했다. 그러나 서브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서브에이스 5득점을 냈지만 상대 리시브를 크게 흔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삼성화재는 리시브가 흔들리게 되면 크게 무너지는 팀이다. 이날 삼성화재 리시브효율은 46.58%로 뛰어났다. 시즌 삼성화재 팀 리시브효율이 28.11%(남자부 최하위)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

삼성화재 송희채-고준용-이승현 리시브 라인 컨디션이 유독 좋았던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1차적으로 현대캐피탈의 서브 질이 좋지 않았다는 게 원인이다.

문성민은 당분간 계속 관리 하에 출전할 예정이다. 경기 후 최태웅 감독은 “경기 막판 문성민을 투입시킬지 끝까지 고민했다. 그러나 몸 상태를 고려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당분간 계속 몸 상태를 주시하고 투입을 결정할 것이다. 문성민은 늘 필요할 때 해주는 선수다. 시즌 후반 큰 경기에서 분명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지난 경기서 위기에 빠진 현대캐피탈을 구할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문성민의 활약을 그리워할 만한 순간이었다.


사진_박상혁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