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베테랑 박상하의 자책 “팀 연패, 7할은 제 잘못이었죠"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20-02-15 16:47:00
[더스파이크=대전/이광준 기자] “팀 부진의 70%는 제 잘못이라고 생각했어요.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삼성화재는 1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시즌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6-24, 25-15, 25-16) 완승을 거뒀다.
브레이크타임 이후 7연패로 승리가 없던 삼성화재는 홈에서 모처럼 웃을 수 있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을 비롯해 삼성화재 선수단 모두가 승리를 만끽했다.
이날 승리는 삼성화재 블로킹의 힘 덕분이었다. 이날 삼성화재는 블로킹 8득점, 유효블로킹도 25개나 됐다. 한국전력 공격수들은 삼성화재 블로킹을 뚫어내지 못하며 빈공 속에 무너졌다. 한국전력 팀 공격성공률은 36.05%로 저조했다.
삼성화재 미들블로커 박상하는 블로킹을 5개나 잡아냈다. 공격 1점을 포함해 6점으로 활약했다. 팀 연패탈출에 톡톡히 한 몫 거들었다.
경기 후 박상하가 인터뷰실을 찾았다. 그는 “연패가 길었다.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이번 경기는 잡아내 다행이다”라며 안도했다.
선수에겐 안 좋은 기억이겠지만, 연패 때를 떠올려 달라고 부탁했다. 박상하는 “선수들끼리 잘 안 맞다보니까 실전에서도 분위기가 처졌다. 열심히 하려고 해도 삐걱대는 것 때문에 다들 당황했다. 그 정도로 떨어질 경기력은 아니었다. 힘든 시간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훈련량을 늘리고 하면서 조금씩 응집력이 생겼다. 선수들끼리 ‘지더라도 열심히 해보자’라고 자주 말했다. (박)철우 형을 중심으로 해서 잘 뭉쳤던 것 같다. 주장 (고)준용이도 열심히 했다. 잘 끌어줬다”라고 덧붙였다.
스스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도 궁금했다. 박상하는 본인을 자책했다. “팀 부진의 70%는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머리도 짧게 자르고 하면서 잘 해보려고 노력했다. 브레이크타임 때 허리 통증이 생겨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리듬을 잃었다. 다시 회복하는 게 쉽지 않았다.”
박상하는 본인이 베테랑다운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선배라면 선배답게 중요할 때 하나 해줘야 하는데, 최근 그걸 못 해냈다. 구심점 역할을 내가 맡아야 한다.”
그런 책임감은 박상하를 채찍질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상대 분석영상만 10시간 정도 본 것 같다. 그걸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든 연패를 끊고 싶었다. 조금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박상하는 연패 기간 동안 선수들을 위해 애써준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연패하고 있는데도 팀에서 격려를 많이 해줬다. 격려도 자주 해주시고 건강식품도 보내주셨다. 다그치지 않고 달래주시면서 기운을 북돋아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끝으로 변함없이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인사했다. “최근 바이러스 때문에 위험한데도 불구하고 경기장에 와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올 시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모른다. 시즌이 끝나는 날까지 프로선수답게 경기에 임하겠다.”
사진_대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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