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는 처음'…'배구명가' 삼성화재에 닥친 고난의 세월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2-12 09:45:00
11일 KB손해보험전에서 패하며 창단 후 첫 7연패 기록
후반기 재개 후 단 한 번도 승리 하지 못하며 여전히 5위
3위 현대캐피탈과 승점16점 차, 6위 KB와는 3점 차이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삼성화재에게 이번 겨울은 유독 춥다. 1월 1일 승리 후 7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어느덧 7연패에 빠졌다.
삼성화재는 지난 11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21-25, 21-25, 25-16, 25-20, 12-15)으로 패했다.
산탄젤로가 30점, 김나운이 14점, 송희채가 12점으로 분투했지만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 KB손해보험전 4전 전승의 무패 행진도 끝났다.
처음부터 풀리지 않은 삼성화재
이날 패배로 삼성화재는 7연패에 빠졌다. 창단 후 처음 경험하는 최다 연패다. 올 시즌을 제외한 삼성화재가 기록한 최다 연패는 2010~2011시즌과 2016~2017시즌에 기록한 4연패였다.
삼성화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이 끝나고 시작된 후반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승리가 지난 1월 1일 KB손해보험전 3-1 승리다.
삼성화재의 올 시즌은 뭔가에 꼬인 듯 잘 풀리지 않고 있다. 시즌 개막 전 트라이아웃을 통해 영입한 조셉 노먼이 부상으로 떠났다. 대신 산탄젤로를 데려왔다.
하지만 산탄젤로를 데려올 당시에도 많은 우려가 있었다. 그의 포지션은 에이스 박철우와 겹치는 아포짓이었다. 이러한 선택을 두고 신진식 감독은 박철우의 체력 안배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했지만 이는 악수로 끝났다.
산탄젤로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코트 위를 밟는데 시간이 걸렸고, 박철우가 홀로 고군분투해야 했던 삼성화재다. 산탄젤로는 최근에도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 탓인지 기복있는 기록을 보이고 있다. KB손해보험전에서는 30점을 올렸지만 그전 대한항공과 경기에서는 단 3점에 그쳤다.
윙스파이커진의 부진도 올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확실한 주전 윙스파이커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신진식 감독도 지난달 26일 우리카드전에서 "다른 팀들은 베스트 멤버가 있는데 우리만 베스트 멤버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
신진식 감독이 이러한 말을 꺼낸 이유는 송희채 활약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신진식 감독은 26일 우리카드전에서 "송희채가 자기 자리를 잡아야 윙스파이커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라고 말할 만큼 송희채의 활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송희채가 윙스파이커 한자리를 잡고 남은 한 자리에 고준용, 김나운, 정성규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송희채는 신진식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올 시즌 활약이 저조하다. KB손해보험전을 제외한 최근 세 경기에서 총합 13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리시브 효율도 평균 30%대에 머물렀다.
송희채는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매 시즌 30경기 이상을 출전했다. 올 시즌에는 18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남은 9경기를 모두 소화한다 하더라도 27경기 출전에 불과하다.
득점은 물론, 공격 성공률, 블로킹까지 공격 지표는 대부분 떨어졌다. 특히 리시브 효율은 그전 시즌과는 달리 큰 차이를 보인다. 수비 안정감이 강점으로 뽑힌던 송희채의 통산 리시브 효율은 올 시즌을 제외하면 55%다. 하지만 올 시즌은 31%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중앙에서 힘이 되어줄 베테랑 미들블로커 지태환이 부상으로 빠진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 자존심 회복할 수 있을까
삼성화재는 현재 9경기 남은 상황에서 5위(승점 33점 10승 17패)에 자리했다. 4위 OK저축은행과(승점 40점 13승 14패)는 승점 7점 차, 3위 현대캐피탈(승점 49점 16승 11패)과 승점 차는 무려 16점 차다.
6위 KB손해보험(승점 30점 10승 18패)의 추격을 따돌리는 게 우선인듯 보인다. KB손해보험은 최근 다섯 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삼성화재를 승점 3점 차까지 쫓아왔다.
삼성화재는 V-리그 출범 후 단 한 번도 4위 밑으로 떨어본 적이 없다. 2015~2016시즌부터는 3위와 4위를 번갈아 기록했지만, 그전까지는 우승 및 준우승의 기쁨만을 누린 팀이었다. 즉, 5위, 6위, 7위와는 관련 없는 팀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5위가 아니라 6위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V8'의 빛나는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할 수 있는 일이다.
삼성화재는 오는 1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맞붙는다. 공교롭게도 삼성화재는 지난달 17일 한국전력전부터 연패가 시작됐다. 한국전력전 이후에는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 상대라 불렸던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세 경기가 삼성화재의 남은 올 시즌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 7연패를 기록할 만큼 전통의 명가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 말이 무색해져만 가고 있다. 밥 먹듯 하던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이미 네 시즌 전부터 못 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직 플레이오프 진출이 완전히 물 건너간 상황은 아니다.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두려면 일단 한국전력전에서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과연 삼성화재가 남은 9경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삼성화재는 1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경기를 통해 7연패 탈출을 노린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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