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연승' 신영철 감독이 말하는 '좋은 습관' 그리고 공격의 조화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2-06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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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10연승 비결은 "훈련속 좋은 습관이 낳은 결과"
펠리페-나경복-황경민 삼각편대의 공격 조화도 큰 힘
9일 대한항공과 5R 홈경기 돌파하면 선두 굳히기 가능


[더스파이크=장충체육관/이정원 기자] "선수들 덕분에 10연승까지 왔다. 훈련 속에 좋은 습관이 나오고 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팀 10연승 달성후 기자들에게 남긴 말이다. 신 감독은 웃으며 "현대캐피탈이라는 하나의 큰 산을 또 한 번 넘었다"라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이 지휘하는 우리카드는 지난 6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8-26, 25-23, 30-28)로 승리했다. 우리카드로선 팀 창단 후 처음으로 밟아보는 10연승 고지다. 이와 함께 선두 자리(승점 56점 20승 6패)도 굳건히 지켰다. 대한항공과 승점은 6점 차이다.

2009~2010시즌 처음 V-리그에 데뷔한 우리카드는 열번째 시즌인 2018~2019시즌에 처음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신영철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 조금씩 강팀으로 변모하고 있다. 신영철 감독은 지난 시즌 우리카드를 창단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로 이끌더니,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카드의 최근 10연승은 시즌 개막때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다. 그러나 연승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같은 성과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신영철의 감독이 구상이 세밀하게 실행된 결과는 얘기다.

신영철 감독은 훈련 시간에 거창한 것 보다 기본기, 훈련 자세 등 선수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한다. 그리고 신 감독은 선수들이 틀린 부분이나 엉성한 자세가 나올 때는 곧바로 이야기를 한다.

신 감독은 "훈련할 때 자세라던가 리듬에서 방심하는 모습이 나오면 바로 지적을 하고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다. 아직 발전할 수 있는 과정인데 정착이 안 됐다"라고 말하면서도 "훈련할 때 이제는 집중력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선수들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신영철 감독과 2005년부터 2007년까지 LG화재(現 KB손해보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하현용도 감독님의 말 하나하나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LG화재 시절에는 감독님께서 처음이니 뭘 해야 될지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감독님은 훈련할 때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지 연구를 많이 하시고 알려주신다. 이를 통해 선수들도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펠리페도 "연습을 통해 범실을 줄여나가고 있고, 훈련 중에 서로서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잘되지 않았던 점과 보완할 점은 고치고 감독님이 말하는 좋은 습관은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훈련 효과는 선수들의 기록에서도 볼 수 있다. 리시브에서 기복이 있다는 평을 받았던 나경복은 올 시즌 리시브 효율(32.27%, 종전 최고 기록 2015~2016시즌 24.64%)이 부쩍 좋아졌다. 이상욱은 디그 1위(세트당 3.24개), 황경민은 리시브 효율 5위(46.80%)를 달린다. 또한 펠리페, 나경복, 황경민은 각각 득점 3위, 5위, 12위에 올라있다.


우리카드 상승세에는 전체적인 상향된 공격 밸런스도 큰 힘이 됐다. 즉, 국내 선수들도 공격에서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왔다. 신영철 감독은 "나경복-황경민-한성정은 시즌 전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잘 해주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에는 아가메즈가 대부분의 공격을 책임지는 편이었다. 아가메즈는 지난 시즌 막판 5경기를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873점을 올렸다. 이에 반해 나경복은 386점, 황경민이 186점, 한성정이 246점이다. 세 선수의 득점 합계가 아가메즈의 득점에 미치지 못했다. 아가메즈가 없을 때 지난 시즌 6라운드 성적이 1승 5패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펠리페-나경복-황경민의 삼각편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펠리페가 515점, 나경복이 386점, 황경민이 306점을 올리며 이상적인 공격 분포를 올리고 있다. 한성정도 펠리페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나경복이 국가대표 차출로 자리를 비웠을 때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펠리페가 없을 때 우리카드는 연승 행진을 달리기도 했다.

신영철 감독은 고른 분배를 통해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을 이끌어내려 한다. 이날도 펠리페가 25점, 나경복이 16점, 황경민이 10점을 올리며 고른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신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아가메즈라는 선수를 통해 움직이는 패턴이었다면 지금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움직인다.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칭찬했다.

신영철 감독은 선수들을 칭찬하면서도 지적할 점도 놓치지 않는다. 신 감독은 "범실 해서는 안 될 상황이 오늘 또 나왔다. 미팅을 통해 점검해야 한다. 공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1세트와 3세트 듀스 접전에서 서브 범실 및 공격 범실로 승부를 힘겹게 끌고 갔다.

우리카드는 오는 9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2위 대한항공과 경기를 갖는다. 대한항공이 오늘(6일)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한다면 다시 두 팀의 승점 차는 3점 차이가 된다. 선두 경쟁의 분수령이다.

신영철 감독이 말하는 '좋은 습관'과 삼각편대의 조화가 우리카드를 11연승과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_장충체육관/유용우 기자, 더스파이크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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