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배구연맹, 과정 중시하는 새 세계랭킹 시스템 발표
- 국제대회 / 이광준 / 2020-02-04 09:47:00
기존 결과 중심 시스템에서 ‘과정’ 반영하도록 제정 / 한국 男 20위로 소폭 상승, 女 한 계단 내려가 10위 / VNL, 대륙별 선수권대회도 반영한다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국제배구연맹(FIVB)이 새로운 세계랭킹 시스템을 도입한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4일 홈페이지를 통해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새로운 세계랭킹 시스템을 발표했다.
FIVB는 지난 몇년간 랭킹 시스템 변화를 위해 이리저리 고민을 해왔다. 그리고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드디어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에따라 한국여자배구는 9위에서 10위로 한 계단 떨어졌고, 한국남자팀은 24위에서 4계단 상승한 20위로 올라섰다.
최종 결과보단 과정 반영하는 새 랭킹시스템
이번 새로운 랭킹 시스템의 핵심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본다는 점이다. 기존 랭킹 시스템은 랭킹에 포함되는 특정 대회에서 각 팀 최종성적에 따라 점수가 주어졌다. 대회 1위에겐 100점, 2위에겐 90점을 주는 식이었다.
이번 방식은 대회 동안 치러지는 매 경기가 포인트에 반영된다. FIVB가 내부적으로 정한 알고리즘에 따라 점수가 주어진다.
반영되는 대회도 많아졌다. 특히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각 대륙별 선수권(아시아선수권)이 추가된 점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대한민국배구협회 국제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바뀐 시스템의 핵심은 경기 별로 점수를 준다는 점인데, 중요한 건 랭킹이 낮은 팀이 높은 팀을 잡게 되면 반영되는 점수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 랭킹 차이가 많이 날수록 점수가 더 크게 반영된다”라고 설명했다.
즉, 랭킹 상 상대하기 어려운 팀을 잡아낼 경우 점수가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랭킹 50위 팀이 10위 팀을 잡게 되면 큰 포인트를 받는다. 패한 10위 팀은 손해를 크게 볼 수 있다. 반대로 10위 팀이 50위 팀을 잡는 건 점수를 크게 얻지 못한다.
또 세트스코어도 중요한 요소다. 세트스코어에 따라 점수가 반영된다. 똑같이 패하더라도 0-3으로 지는 것보단 2-3으로 지는 것이 랭킹 포인트에 플러스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각 팀들은 이제 한 세트라도 더 따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와 비슷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보다 자세한 알고리즘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것을 추후 설명하고 발표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스템에 따라 한국 랭킹에도 변화가 있었다. 남자는 기존 24위에서 네 계단 상승한 20위로, 여자는 9위에서 한 단계 내려가 10위가 됐다.
다만 이 순위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조 편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도쿄올림픽 조편성은 기존 시스템에 따라 결정됐다.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는 VNL
이번 랭킹시스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VNL이 세계랭킹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VNL의 전신인 월드리그와 월드그랑프리는 이전부터 세계랭킹 반영 대상이었다. 그러나 2018년 VNL로 통합된 이후, 세계랭킹 시스템이 과도기에 접어들면서 잠시 반영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랭킹 시스템이 정립되면서 다시 포함되게 됐다.
VNL은 5주 간 예선라운드, 그리고 예선 성적에 따라 결선라운드를 한 주 더 치르는 방식이다.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이전부터 문제제기가 됐지만, 그런 분위기완 달리 FIVB는 VNL을 굉장히 중요한 대회로 만들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이번 랭킹 시스템 변화로 인해 VNL에 참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또한 매 경기가 랭킹 포인트와 직결되기 때문에 참가국들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전에는 일정에 따라 1.5군~2군 선수들을 뛰게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 이런 운영으론 세계랭킹 확보에 불리해졌다.
VNL은 긴 일정만큼 경기 수도 많기 때문에 랭킹 포인트 획득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VNL의 하위 리그 격인 챌린저 컵 역시 랭킹 포인트 획득이 가능하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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