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최민호 “체력 부담? 안 힘든 선수 없죠”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20-01-30 0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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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리그 일정까지 강행군 치르는 최민호 / 최태웅 감독 “최민호, 회복 위해 시간 필요” 걱정 / “국가대표 아쉬움, 잊으려 노력” 최민호의 책임감


[더스파이크=대전/이광준 기자] “안 힘든 선수가 어디 있겠어요. 제가 이겨내야 할 몫입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4라운드 막바지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7, 25-19, 25-18, 32-30)로 이겼다. 이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4연승을 달리며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두드러진 점은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이다. 총 18개 블로킹(세트당 4.5개)으로 삼성화재 공격수들을 꽁꽁 묶었다. 좌우 큰 공격에 주로 의지하는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의 높은 벽을 극복하지 못했다.

미들블로커 최민호는 이날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2득점(공격성공률 60%)으로 활약했다. 4세트 들어 성공률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3세트까지는 80% 이상의 공격성공률을 자랑했다. 그는 코트 위 어느 선수보다 빠르고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가장 걱정한 선수 역시 최민호였다. 최민호는 국가대표 일정을 치른 이후로도 좀처럼 쉬지 못했다. 최 감독은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건 최민호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경기에는 나서지만 그 외에 훈련 때는 조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서 만난 최민호의 얼굴에는 승리 기쁨과 지친 기색이 함께 보였다. 그는 “힘든 경기였다. 1세트를 우리가 가져갔어야 편한 경기를 했을 텐데, 우리 스스로 경기를 힘들게 만들었다”라고 분석했다.

최 감독이 말한 체력 문제에 대해 질문이 이어졌다. 최민호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감독님께서 걱정해주시니 감사하지만, 그건 핑계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누구나 다 힘들다. 이건 내가 감내해야 할 몫이다. 코트 위에서는 내가 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


지난 1월 초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중국 장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나서 최선을 다했다. 2000년 이후 20년 간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남자대표팀은 이번엔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나섰다. 최민호 역시 대표팀 핵심 멤버였다. 그러나 한국은 4강서 이란에 막혀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이후 대표팀에 참가한 선수들 대부분이 체력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였다. 최민호도 마찬가지였다. 최 감독이 말한 최민호의 힘듦은 이것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조심스레 추측했다.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최민호가 그 때를 돌아봤다.

“아쉬움이 참 컸다. 지금 남자배구가 처져 있기 때문에 바꿔 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거기서 상실감도, 무기력함도 느꼈다. 그게 V-리그까지 이어지면 소속팀에 해가 될 수 있으니 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다른 팀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최민호가 살짝 드러낸 속내에서는 프로선수의 책임감이 물씬 풍겼다. 그는 본인에게 주어진 다음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를 연승과 함께 마쳤다. 이제 5, 6라운드가 남았다. 막바지로 갈수록 격해지는 순위 경쟁을 앞두고 있다.

최민호는 담담하게 남은 시즌 각오를 다졌다. “시즌이 막바지로 가고 있다. 더 세밀하게 배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래 우리가 가진 장점을 더 살려야 한다. 잘 하는 걸 더 잘해야 된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승수를 챙기겠다.”


사진_대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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