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14일부터 재개…후반기 지켜볼 대목은?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1-13 02: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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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V-리그가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한국 남녀배구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일정을 마치고 V-리그로 돌아온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태국을 이기고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4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이란에 2-3으로 패하며 또 한 번 올림픽 진출이 무산됐다. 그럼에도 많은 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저력을 보여준 남자 대표팀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지난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인 남녀 대표팀 선수들은 이제 다시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14일부터 V-리그 후반기에 돌입한다. 14일 오후 7시, 남자부는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이 경기를 갖고, 여자부는 인천계양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이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남녀부 모두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남자부는 1위 우리카드와 5위 삼성화재 간의 승점 차가 7점에 불과하다. 세 경기면 따라잡을 수 있는 간격이다. 여자부 역시 1위 현대건설과 3위 GS칼텍스의 승점 차는 단 5점이다. V-리그 후반기에는 어떤 팀들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남자부 – 3강 체제 지속될까, 빡빡한 일정과 주전 체력이 변수

남자부는 전반기에 1위 우리카드-2위 대한항공-3위 현대캐피탈이 3강을 형성했다. 후반기에도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선두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먼저 우리카드(승점 39점)는 윙스파이커 나경복과 리베로 이상욱이 국가대표 차출로 자리를 비웠지만 한성정과 고졸 신인 장지원이 그 자리를 말끔히 메웠다. 대한항공(승점 36점)은 휴식기 직전 가진 두 경기에서 정지석, 곽승석 등 주전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현대캐피탈(승점 33점)은 다우디 합류 이후 치른 9경기에서 7승 2패를 기록 중이다. 다우디는 206점, 공격 성공률 55%를 기록하며 V-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세 팀이 정규리그 우승으로 가기 위해서는 본인들의 약점을 넘어서야 한다. 우리카드는 시즌 초부터 대두되고 있는 오픈 공격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우리카드는 오픈 공격 성공률이 리그 6위(39.66%)다. 물론 퀵오픈 공격과 속공으로 재미를 보고 있지만 오픈 공격이 살아난다면 더욱 큰 재미를 볼 수 있다. 4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로는 15일 현대캐피탈전이 꼽힌다. 상대 전적에서는 2승 1패로 앞서 있다. 다우디 합류 이후 맞붙은 3라운드에서는 패했다. 신영철 감독도 이 경기가 앞으로 순위를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팀간 승점 차가 9점 차로 벌어지냐, 아니면 3점 차로 좁혀지냐를 가를 중요한 경기다.


대한항공(승점 36점)과 현대캐피탈(승점 33점)은 주전들의 체력 관리가 시급하다. 특히 대한항공은 정지석-곽승석-한선수의 체력 관리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정지석-곽승석은 비시즌부터 모든 국제 대회 및 리그 일정을 소화하고 있고, 한선수도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채로 아시아예선전을 뛰고 왔다. 특히 정지석-곽승석이 빠진 지난 두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승점을 1점도 가져오지 못하며 두 선수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임동혁, 손현종만으로는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박기원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당장 14일부터 재개되는 후반기 첫 경기를 맞기 때문이다. 쉴 틈이 없는 상황에서 박기원 감독이 발휘한 묘책은 무엇일까.

1-2라운드 위기를 넘기고 도약 중인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 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당장 15일 우리카드전부터 3일에서 4일 간격으로 계속 경기가 있다. 최태웅 감독도 “4라운드에 휴식 일이 많지 않은 채 경기를 계속 치러야 한다. 그 시기를 잘 버텨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대표팀에 차출됐던 전광인-신영석-최민호는 대부분의 시간을 코트 위에서 소비했다. 전광인은 무릎이 성치 않고, 신영석은 리그에서 허리 통증을 느낀 바 있다. 전광인이 뛰고 있는 윙스파이커에는 박주형, 이시우 등이 대기하고 있고 미들블로커 라인도 차영석, 박준혁 등이 있다. 두터운 라인업과 최태웅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다시 한 번 발휘될 때다.

남자부 - ’3강 추격자’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 PO는 이들에게 달려있다

현재 OK저축은행은 4위(승점 32점), 삼성화재는 5위(승점 32점)다. 두 팀 모두 3위 현대캐피탈과 승점 차가 1점에서 2점차에 불과하다. 1~2경기면 3강으로 올라갈 수 있는 거리다. 남자부는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점 차 이내일 경우 준PO를 시행 중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승점 차가 유지된다면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단판 준플레이오프를 가지게 된다.

OK저축은행의 후반기는 레오가 살아나야 한다. 레오는 2019년 10월 30일 KB손해보험전에서 오른쪽 종아리 손상 근육으로 인해 한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고, 레오가 없는 기간 OK저축은행은 3승 5패를 기록했다. 조재성이 빈자리를 잘 메웠지만 외인이 해줄 수 있는 한방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레오는 정상적인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제 몫을 하는 선수다. 컵 대회에서 공격 성공률 60%를 넘기면서 주목을 받았다. 리그에서도 12경기 밖에 안 뛰었지만 211점을 올렸다. 레오가 해결사 모드를 발동한다면 충분히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박철우로 시작해 박철우로 끝난 삼성화재의 전반기. 박철우는 득점 6위, 공격 성공률 6위에 오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반면, 산탄젤로는 17경기에 출전해 190점에 그쳤다. 시즌 중반 합류한 다우디보다도 적은 득점이다. 송희채도 11경기에 출전에 83점, 공격 성공률 43.64%에 리시브 효율도 32.54%로 저조하다. 부상 이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박철우에게 매달릴 수 없는 현실이다. 신진식 감독도 <더스파이크>와 인터뷰에서 이제는 이 두 선수가 활약을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삼성화재가 창단 첫 2년 연속 PO 탈락이라는 굴욕을 맞보지 않으려면 송희채-산탄젤로가 나서야 한다.

6위 KB손해보험은 브람 대신 합류한 새로운 외인 마테우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하위 한국전력 역시 종아리 부상에서 회복해 훈련에 참여 중인 가빈과 함께 최하위 탈출을 노린다.

여자부 – 3강 체제는 후반기에도 이어질까?

여자부 여섯 팀의 순위는 전반기에 극명하게 갈렸다. 현대건설-흥국생명-GS칼텍스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고, KGC인삼공사-한국도로공사-IBK기업은행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3위 GS칼텍스와 4위 KGC인삼공사의 승점 차는 12점이다. 따라잡을 수 없는 간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따라잡기 쉬운 거리도 아니다. 하위 세 팀에게는 확실한 승리 전략이 필요하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은 올 시즌 이도희 감독식 토털배구(다양한 선수가 공격에 가담)로 상대를 흔들고 있다. 특히 세터 이다영은 올 시즌 다양한 패스웍에다 정확한 블로킹까지 더해 팀을 이끌고 있다. 현대건설은 전반기 막판 부상을 당한 헤일리가 현재 정상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선수와 함께하는 헤일리의 행복 배구가 후반기에도 실현된다면 정규리그 우승도 꿈이 아니다. 다만 올림픽 예선에서 전 경기를 거의 풀타임으로 소화한 양효진-이다영의 체력 관리는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이다.

흥국생명은 이재영의 활약으로 2위까지 올라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영은 득점 3위(364점), 공격 성공률 3위(40.25%), 리시브 효율 4위(39.07%)에 오르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2019년 11월 17일에는 개인 최다인 40점, 공격 점유율 46.71%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이재영의 허리 상태는 좋지 못하다. 이재영은 아시아예선전에서도 경기에 뛰긴 했으나 팀 훈련은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항상 책임감으로 뛴 이재영이다. 루시아, 김미연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GS칼텍스는 1라운드 전승 팀이다. 이소영-강소휘-러츠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2라운드 첫 경기인 지난해 11월 17일 흥국생명전에서 에이스 이소영이 부상을 입었다. 이소영은 이후 경기에 투입되지 못했고 GS칼텍스도 3승(5패) 밖에 거두지 못했다. 이제 다시 반등을 노린다. 이소영이 부상을 털고 4라운드 첫 경기인 현대건설전을 준비 중이다. 차상현 감독도 휴식기 동안 현대건설전에 맞춰 훈련을 했다고 강조했다.

여자부 - 하위 세 팀의 후반기 과제는?

KGC인삼공사는 디우프 의존도가 심한 팀이다. 디우프는 지난 12월 15일 현대건설전에는 무려 56.43%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디우프는 세트를 치르면 치를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선수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이영택 감독대행도 후반기 과제로 디우프에 대한 의존도는 줄이면서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또한 강한 서브를 통해 상대 수비 라인을 흔들겠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외국인선수 문제가 계속 꼬인 상태로 전반기를 보냈다. 교체 외인선수 테일러가 또 한 번 말썽을 피웠고 제대로 된 반격 한 번 하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결국 테일러와 작별을 고했다. 그래도 전새얀, 하혜진, 유서연 등 국내 공격수들의 활약은 위안이 되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는 새로운 외인으로 쿠바 출신 다야미 산체스와 접촉 중이다. 아직 ITC(국제이적동의서)가 발급되지 않았지만 최대한 협상을 빨리 마무리한다는 게 한국도로공사 입장이다. 제대로 된 외인 공격수가 온다면 후반기 성적 반등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박정아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IBK기업은행은 최하위 탈출을 못하고 있다. 표승주의 부상에다 미들블로커 한 자리를 계속 찾지 못하면서 부진에 빠졌다. 어나이의 결정력도 떨어졌다. 결국 아포짓 스파이커로 기용을 예고했던 김희진이 다시 미들블로커로 갔다. 김우재 감독은 후반기에 어느 팀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으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지만 에이스 김희진의 몸 상태는 여전히 정상이 아니다. 아시아 예선전에서도 종아리 통증을 참고 뛰었다. 또 한 명의 주전 미들블로커 김수지도 대부분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미들블로커 문제로 전반기 내내 골머리를 쌌던 김우재 감독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남자 대표팀 선수들보다 한 경기 씩 더 뛰고 왔다. 경기를 많이 뛰든 안 뛰든 체력적인 부담은 분명 있다. 각 구단들의 체력 관리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V-리그 후반기는 14일부터 시작해 오는 3월 18일에 종료된다. 1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는 남자부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이 맞대결을 펼치고, 여자부는 인천계양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이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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