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타임] ‘전반기 1위’ 신영철 감독 “국내 선수 성장세가 1위 원동력”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1-07 01:27: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지난 2019년 12월 19일 경기를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간 여자부에 이어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역시 1월 4일 대한항공과 우리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휴식기에 돌입했다. 남자부 역시 여자부와 마찬가지로 14일부터 일정이 재개된다.
이 기간을 맞아 <더스파이크>는 여자부 6개 팀, 남자부 7개 팀 감독들에게 전반기를 돌아보고, 나아가 후반기를 전망해달라고 부탁했다. 여자부 6개 팀에 이어 이제는 남자부로 이어진다.
2018~2019시즌 우리카드는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팀 역사를 새로 썼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린 우리카드는 2019~2020시즌을 앞두고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나경복, 황경민 등 국내 선수들이 인상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아가메즈가 없음에도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카드는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꺾고 승점 39점, 14승 6패로 1위로 휴식기를 맞이했다.
국내 선수 활약이 돋보인 전반기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전반기 1위에는 운도 따랐다고 돌아봤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모두 주축 선수 부상으로 더 치고 나갈 수 있었음에도 지난 시즌만큼 앞서 가지 못했다. 그 와중에 우리는 국내 선수 성장이 더해지면서 운 좋게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라고 말했다.
전반기를 이야기하며 신영철 감독은 국내 선수들의 활약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신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좋아진 점은 국내 선수들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는 점이다”라며 “승점 관리가 되면서 1위로 전반기를 마친 것도 긍정적이다”라고 전반기 좋았던 점을 먼저 짚었다. 신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나 세트를 내준 건 아직 뭔가 부족하다는 걸 의미한다. 아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지난 시즌보다 잘해줬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전반기 아쉬웠던 점을 언급하면서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함께 전했다.

신 감독의 말처럼 전반기 우리카드 1위 등극에는 국내 선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젊은 윙스파이커 듀오, 나경복과 황경민의 성장이 돋보였다.
나경복은 올 시즌 17경기(68세트)에 출전해 득점 5위(294점), 공격 성공률 4위(52.38%), 서브 6위(세트당 0.382개)에 올랐다. 공격 성공률과 서브는 데뷔 후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 중이며 득점도 지금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커리어 하이를 갈아치울 게 유력하다. 공격뿐만 아니라 리시브 역시 이전보다 나아졌다. 리그 전체적으로 리시브 효율 수치가 떨어진 가운데 나경복은 리시브 효율 커리어 하이(33.21%)를 기록 중이다. 신 감독은 나경복을 두고 “이전보다 기복 없이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라고 칭찬했다.
컵 대회부터 주전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황경민은 총 239점, 공격 성공률 50.9%를 기록 중이다. 특히 리시브 효율 47.8%로 이 부문 4위에 올라 올 시즌 우리카드가 리시브에서 안정감을 가져가는 데 크게 기여 중이다.
신 감독은 두 윙스파이커 외에도 새로운 선수들로 구성한 미들블로커진과 백업 선수들도 언급했다. 신 감독은 “올 시즌 최석기와 이수황, 하현용이 미들블로커진을 잘 지켜주고 있다”라며 “대표팀 선수들이 빠졌을 때 한성정이나 장지원 등 백업 선수들도 잘해줬다.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가는 최현규도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신인 장지원에 대해서는 “이상욱이 대표팀에 빠졌을 때를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준비했다. 대표팀 공백기 세 경기에 나름대로 잘해줬다. 팀에 상당히 도움이 됐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즌 전부터 주요 선수로 꼽은 노재욱의 최근 경기력도 언급했다. 신 감독은 “3라운드 후반부터 4라운드 초반까지 (노)재욱이 세트가 조금 더 좋아졌다. 이런 점도 전반기에 더 좋아진 부분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노재욱은 전 경기에 출전해 세트당 11.154개의 세트를 성공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현재까지는 커리어 최고 기록이다. 노재욱의 빠른 세트가 더해지면서 나경복과 황경민, 대표팀 공백기에는 한성정까지 젊은 윙스파이커들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지난 시즌보다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퀵오픈과 속공 위력도 좋아졌고 실제로 우리카드는 속공(성공률 59.83%)과 퀵오픈(성공률 58.21%)에서 모두 2위에 올라있다.
후반기 순위 경쟁 핵심, 펠리페
1월 4일까지 경기를 치른 우리카드는 6일까지 휴식을 취하고 7일부터 다시 훈련에 돌입한다. 신 감독은 “우선 선수들 몸 상태를 전체적으로 확인하려 한다. 휴식기가 길진 않지만 체력적인 부분도 준비하려 한다”라며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기본기부터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도 선수단 미팅을 통해 다시 한번 분석하고 수정할 계획이다”라고 휴식기 훈련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신 감독은 서브를 비롯해 시즌 중에도 계속해서 강조한 볼 컨트롤 등도 휴식기에 중점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휴식기를 통해 갑자기 확 좋아지진 않을 것이다. 서브부터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볼 다루는 기술과 컨트롤, 수비를 더 보완해야 한다. 도전하는 입장에서 준비한다면 후반기 상위권 팀과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이어 신 감독이 꼽은 후반기 키플레이어는 펠리페였다. 신 감독은 “우리 팀은 모든 선수가 키플레이어다. 각자 맡은 역할을 해줬을 때 시너지가 난다”라며 선수단 전반에 걸친 활약을 강조하면서도 “펠리페에게 시즌 중 주문한 것들이 있다. 언급한 부분을 더 해줘야 한다”라고 전했다. 신 감독은 “4~5라운드에 접어들수록 펠리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 선수들이 어느 정도 해주는 가운데 펠리페가 좀 더 해준다면 팀도 지금보다 더 좋아지리라 본다. 펠리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펠리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신 감독은 시즌 중에도 펠리페의 스윙과 플레이 스타일을 수정 중이라고 자주 언급했다. 신 감독은 “타점이 내려오면서 힘으로 공격하는 타입이다. 힘을 빼고 높은 타점에서 간결한 스윙을 해야 한다. 서브부터 그게 이뤄지면 범실도 줄어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펠리페는 16경기(65세트)에 출전해 총 378점으로 득점 부문 3위, 공격 성공률은 49.61%로 9위에 올랐다. 퀵오픈 성공률은 2위(60.76%)지만 오픈 공격 성공률은 14위(36.91%)에 그쳤다. 우리카드가 지난 2019년 12월 7일 KB손해보험전부터 14일 현대캐피탈전까지 3연패에 빠졌을 당시 첫 두 경기에서는 펠리페의 떨어지는 오픈 공격 위력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4라운드 두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60%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여준 펠리페의 활약이 후반기에 더 올라와야 우리카드도 힘을 얻을 수 있다.
4라운드 분수령이 될 현대캐피탈전
우리카드는 15일 현대캐피탈전을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신 감독은 이 경기가 남은 4라운드 일정 중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3라운드에만 5승 1패로 승점 16점을 챙기며 2라운드 종료 시점에 5위였던 순위를 휴식기를 맞이하는 시점에 3위까지 끌어올렸다. 우리카드, 대한항공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이기에 격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1, 2라운드 맞대결에서는 모두 현대캐피탈에 승리했지만 다우디가 합류하고 맞붙은 3라운드 맞대결에서는 0-3으로 패했다. 상위권 경쟁에서 가장 위협적인 팀 중 하나이기에 ‘승점 6점’짜리 경기인 현대캐피탈전은 중요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15일 현대캐피탈전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이 고비를 넘기고 승점을 잘 쌓으면 5라운드에서도 상위권 팀끼리 승점 싸움에서 좀 더 앞서갈 수 있다”라며 현재 1위이긴 하지만 확정이 아니다. 결정된 건 없다. 우리는 항상 불안 요소를 안고 가는 셈이다. 15일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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