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타임] KGC 이영택 감독대행이 돌아본 전반기 "베테랑들이 팀을 살렸다"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1-04 05: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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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지난 12월 19일 현대건설과 GS칼텍스의 경기를 끝으로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일정이 모두 끝났다. 리그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이 끝난 뒤 14일에 다시 시작한다. 남자부 역시 4일 경기를 끝으로 13일까지 휴식에 들어간다.

이 기간을 맞아 <더스파이크>는 여자부 6개 팀, 남자부 7개 팀 감독들에게 전반기를 돌아보고, 나아가 후반기를 전망해달라고 부탁했다. 최근 소식이 뜸했던 여자부를 시작으로 남자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12월 6일 서남원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감독직을 내려놨다. 수석코치를 맡던 이영택 감독대행이 현재 시즌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3라운드를 마친 KGC인삼공사는 승점 16점, 6승 9패를 기록하며 4위에 안착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3위 GS칼텍스(승점 28점, 9승 6패)와 승점 차는 12점. KGC인삼공사는 후반기에 12점 차를 극복하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을까.

베테랑들의 헌신과 디우프의 공격이 함께한 KGC인삼공사 전반기

이영택 감독대행은 먼저 한송이-오지영-염혜선 등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감독대행은 "시즌 중반 감독님이 바뀌면서 선수들이 흔들리는 상황이었는데 오지영-한송이가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다. 베테랑 선수들이 잘 이끌어줘서 동생들도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었다. 고맙다"라고 웃었다.

이 감독대행은 한송이에 대해 더 이야기했다. “송이가 이제는 미들블로커로 고정해서 경기를 뛰고 있다. 블로킹이나 속공 같은 면에서 다른 미들블로커 선수들과 큰 차이가 없다. 전혀 어색함 없이 적응하는 것을 보면 ‘역시 실력이 있는 선수구나’라는 걸 느낀다.”


전반기 만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작년보다 선수들이 성장한 게 눈에 보인다. 지민경은 자리를 못 잡았었는데 자리를 잡았다"라며 "선수들에게 서브를 강하게 때려달라고 주문을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이행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범실을 의식하지 말고, 연타보다는 강하게 서브를 때리라'라고 말한다. 잘 따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아쉬운 점도 당연히 있는 법이다. 이영택 감독대행은 먼저 디우프에게 몰리는 공격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디우프의 공격 점유율은 45.01%다. 지난 12월 15일 현대건설전에서는 무려 56.43%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다. 당시 디우프는 40점을 올렸다.

이 감독대행은 "디우프에게 몰리는 부분은 여전히 아쉽다. 미들블로커나 윙스파이커 쪽에 분배가 안 됐다. 접전 상황이 많다 보니 배분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대행이 전반기를 치르면서 가장 아쉬워한 부분은 5세트를 많이 치렀다는 점이었다. KGC인삼공사는 8번의 5세트 경기를 갔고, 승수에 비해 승점도 많이 쌓지 못했다. KGC인삼공사는 6승 중 5승이 5세트까지 가서 가져온 승리다. "승수는 작년보다 괜찮은데 승점 2점 승리가 너무 많다. 승점 관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많이 이기고 있다가 역전을 당하는 게 너무 아쉽다. 그런 경기만 잘 마무리했으면 승점도 지금보다 높았을 텐데…마지막에 해결을 못 한 게 크다."

이영택 감독대행에게 팀내 전반기 MVP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영택 감독대행은 디우프를 뽑았다. 디우프는 전반기 득점 1위(461점), 공격 성공률 2위(40.66%), 오픈 공격 2위(40.43%), 후위 공격 4위(39.02%)에 오르는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 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는 KGC인삼공사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감독대행은 "처음 순천 컵 대회의 모습을 보고 주위 우려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전반기에 주공격수 역할을 해줬다. 경기를 대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굉장히 성실한 선수다. 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고, 자기 관리도 잘 한다.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이영택 감독대행은 디우프와 함께 팀 내 공격을 책임지는 최은지에 대해 언급했다. 최은지는 올 시즌 15경기(66세트)에 출전해 187점, 공격 성공률 35.37%, 리시브효율 35.26%를 기록 중이다. 이 감독대행은 "은지가 윙스파이커 중에서 경기도 많이 뛰고 꾸준히 활약을 해주고 있다. 기복 있는 모습을 간혹 보이고 있지만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라고 이야기했다.

2019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신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정호영에 대해서도 말했다. 정호영은 11경기(27세트)에 출전해 17점, 공격 성공률 27.12%를 기록 중이다. 1순위 기대치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정호영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윙스파이커를 시키긴 해야 하지만 미들블로커도 나쁘지는 않다. 지금 상황에서는 선수 본인이 잘 하는 자리에 투입을 시켜보고 싶다. 여러 관점에서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아포짓 스파이커보다는 윙스파이커나 미들블로커에서 뛸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영택 감독대행의 말이다.

이영택 감독대행이 뽑은 후반기 키워드 'PO 진출 및 백업 선수 활약 그리고 현대건설'

KGC인삼공사는 지난 12월 18일 한국도로공사전을 끝으로 휴식기에 돌입했다.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이영택 감독대행은 "도로공사전이 끝난 후에는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4~5라운드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기 때문에 선수들 체력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전반기에 경기를 많이 못 뛰었던 선수들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대행은 쉬는 날에도 배구를 놓지 않는다. 아직 감독대행을 맡은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부해야 될게 많다고 이야기했다. 이영택 감독대행은 "쉬는 날 코칭스태프, 분석관과 함께 배구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은 다른 나라 경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보고 있다. 무턱대고 따라갈 수는 없지만 세계 배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살펴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영택 감독대행이 다른 나라 경기들을 보며 느낀 점은 무엇일까. 그는 미들블로커의 활약이 곧 팀 승리와 직결된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미들블로커 출신이긴 하지만 팀이 승리하고 외인 비중을 낮추려면 미들블로커가 활약을 해줘야 한다. 해외 배구도 미들블로커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 그런 면에서 박은진이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고, 한송이는 전반기 해줬던 것처럼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KGC인삼공사의 올 시즌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KGC인삼공사는 2016~2017시즌 이후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했다. GS칼텍스와 승점 차가 12점이지만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이영택 감독대행은 "어느 팀하고 붙어도 일방적으로 진다고 생각 안 하고, 그렇다고 쉽게 이길 수 없다. 점수 관리 세트 운영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KGC하면 떠오는 게 수비력이나 끈끈한 조직력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서브와 블로킹에서 두각을 나타내 유효 블로킹을 하나라도 더 기록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후반기, 가장 경계해야 하는 팀은 어디일까. 이 감독대행은 현대건설을 뽑았다. KGC인삼공사는 현대건설을 제외한 각 팀들을 최소 한 번 이상은 이겨봤지만 현대건설에게는 승리를 따오지 못했다. "모든 팀을 다 경계해야 하고, 순위표 밑에 있는 팀들에게는 승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순위를 유지할 수 있다. 현대건설을 한 번도 못 이겼는데 꼭 한 번 잡고 싶다.”


이영택 감독대행은 “연패보다도 연승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서브, 블로킹, 공격 등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후반기에는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싶다. 전반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미안했다. 열심히 준비하다 보면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 감독대행은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덕담을 건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시즌 중에 가서 쉬지도 못하고 피곤한 상황일 텐데 정말 고생이 많다. 선수를 위해서나, 한국 여자 배구를 위해서 꼭 올림픽 티켓을 따왔으면 좋겠다. 다치지 않고, 부상 없이 한국에 돌아오길 바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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