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타임]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본 전반기 “백업 활약 빛나…4R 승률 중요해”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1-01 1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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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전반기 일정이 지난 12월 19일 마무리됐다. 4라운드 재개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이 끝난 뒤인 1월 14일부터다. 그때까지 꽤 긴 브레이크타임이 주어졌다. 남자부도 4일 경기를 끝으로 14일까지 휴식에 들어간다.

이 기간을 맞아 <더스파이크>는 여자부 6개 팀, 남자부 7개 팀 감독들에게 전반기를 돌아보고, 나아가 후반기를 전망해달라고 부탁했다. 최근 소식이 뜸했던 여자부를 시작으로 남자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은 휴식기를 앞두고 마지막 경기였던 2019년 12월 17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승리해 승점 30점, 9승 6패로 2위로 휴식기를 맞이했다. 1위 현대건설과는 승점 3점차로 뒤져있다. 2라운드 2승 3패로 주춤했지만 3라운드를 3연승과 함께 4승 1패로 마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더 발전한 이재영-적재적소 더해진 백업 활약 빛난 전반기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3라운드까지 마친 시점에서 “아주 좋지도 않지만 크게 나쁘지도 않다”라고 평가했다.

박 감독은 “시즌 시작 전에도 전반기는 조금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외국인 선수 문제도 있었고 비시즌 대표팀 차출로 훈련도 조금 부족했다”라며 “부상 변수도 생겨 2라운드까지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우선 상위권과 붙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라고 시즌 전 전망을 먼저 언급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승점 31점으로 1위로 3라운드를 마쳤고 올 시즌은 승점 30점으로 2위에 올랐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3라운드까지 승점은 1점밖에 차이 안 난다. GS칼텍스가 초반에 워낙 잘했고 현대건설도 외국인 선수 교체 후 더 올라왔다. 우리도 어려운 가운데 시작했지만 지난 시즌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라고 전반기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해석도 덧붙였다.
박 감독은 전반기 팀이 지금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제 몫을 해준 덕분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그중에서도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 중 한 명인 이재영을 먼저 언급했다.

이재영은 전반기 득점 3위(364점), 공격 성공률 3위(40.25%), 리시브 효율 4위(39.07%) 등 각종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블로킹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기록 경신이 유력하고(2018~2019시즌 세트당 0.45개, 2019~2020시즌 0.509개) 서브 에이스는 이미 지난 시즌 기록한 총 개수(13개)와 같다.

박 감독은 “이재영이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루시아가 없는 기간에도 잘해줬다. 대표팀 차출로 비시즌 함께 훈련한 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잘해줬고 루시아가 맹장 수술로 빠진 기간에는 더 잘해줬다”라며 이재영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박 감독은 주전뿐만 아니라 백업 선수들의 활약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신인 선수들이나 김나희, (신)연경이 등 백업 선수들이 필요할 때 잘해줬다. 그게 전반기를 잘 버틴 요소 중 하나다. 필요할 때 긴 시간이든 짧은 시간이든 한 팀으로서 움직여준 게 주효했다”라고 돌아봤다.



박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 흥국생명은 위기 순간마다 백업 선수들 활약이 빛났다. 루시아가 맹장염으로 결장한 두 번째 경기에서는 이한비가 17점, 공격 성공률 48.15%로 이재영(33점)을 뒷받침했고 KGC인삼공사와 3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4세트 투입된 신인 김다은이 분위기를 바꿔 6-18로 뒤지던 상황을 뒤집고 5세트 끝에 승리했다. 김나희는 3라운드 초반 이주아 경기력이 다소 주춤한 사이 백업과 주전을 오가며 투입돼 장기인 이동 공격과 탄탄한 기본기로 팀에 일조했다. 신인 박현주는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기용되는 가운데 측면 공격수로 경기에 나설 때도 자신감 있는 공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미희 감독이 뽑은 후반기 관건 “대표선수 4명과 루시아 컨디션”

전반기를 2위로 마친 박 감독은 후반기 시작인 4라운드부터 치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박 감독은 “우리는 루시아까지 네 명이 대표팀을 다녀온다. 루시아는 12일에 입국해 이틀 만에 다시 경기를 해야 해서 걱정이다. 하지만 4라운드부터 승률을 더 올려서 치고 나가는 게 관건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역시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 컨디션이었다. 박 감독은 그중에서도 남미에서 대표팀 일정을 치르고 오는 루시아의 컨디션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루시아는 올 시즌 3라운드까지 11경기(42세트)에 나서 총 168점, 공격 성공률 34.7%를 기록했다. 팀에 늦게 합류해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조금씩 손발이 맞아가던 시기에 맹장염으로 약 3주간 결장했다. 복귀 이후에는 경기마다 기복 있는 기록을 남겨 아쉬움을 줬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2019년 12월 17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공격 점유율(37.5%)을 가져가며 20점을 올린 건 긍정적인 소식이었다. 이재영이 공수에 걸쳐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기에 공격에서는 루시아가 좀 더 짐을 덜어줘야 한다.

박 감독은 “누구 한 명이 중요하다고 보기보다는 국내 선수들도 각자 역할을 더 해줘야 하고 무엇보다 루시아가 전반기보다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와야 한다”라며 “한국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은 그래도 같은 아시아에서 경기를 치르지만 루시아는 남미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시차도 있고 비행시간도 길다. 전반기보다는 좋은 컨디션으로 와야 한다. 선수와도 이 부분을 이야기했고 본인도 잘 알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박 감독은 일정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흥국생명은 휴식기가 끝나고 14일 곧장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한국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이 13일 저녁에 복귀할 예정이기에 소속팀 입장에서는 걱정할 부분이었다. 박 감독은 “우리는 14일 IBK기업은행과 바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수들이 건강하게 돌아와서 경기 준비를 잘해야 하는데 그게 가장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박 감독은 후반기에도 모든 팀 상대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순위상으로 보면 현대건설이나 GS칼텍스를 가장 경계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어느 팀과도 쉬운 경기가 없다”라고 돌아보며 “모든 팀과 경기가 중요하다.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팀에 발목이 잡혀도 안 된다. 모든 팀을 경계하며 시즌을 치러야 한다”라고 밝혔다.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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