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준의 V-포커스] 대한항공-우리카드-현대캐피탈 3강 체제 지속될까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12-26 10: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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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남자부 전반기 마감, 지난 시즌 PO진출팀 강세 여전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지난 25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를 끝으로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로써 총 6라운드까지 진행되는 정규리그 중 절반이 지났다. 리그 초반부터 상위권을 달리던 대한항공이 승점 36점으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상위권 팀 간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혼전을 이루고 있다. 2, 3위 승점이 1위와 단 3점 차이여서 결코 방심할 수 없다. 4위와 5위 역시 얼마든지 상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는 격차여서 후반기 반격을 기대하게 한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순위 싸움 덕분에 지켜보는 팬들은 매 경기 손에 땀을 쥔 채 경기에 몰입하고 있다. 경기를 치르는 선수단 입장에서는 매 순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남자부 순위 (3R 종료 기준)

1 대한항공 (승점 36, 13승 5패)
2 우리카드 (승점 33, 12승 6패)
3 현대캐피탈 (승점 33, 11승 7패)
4 삼성화재 (승점 29, 9승 9패)
5 OK저축은행 (승점 26, 9승 9패)
6 한국전력 (승점 17, 5승 13패)
7 KB손해보험 (승점 15, 4승 14패)


눈부신 현대캐피탈 상승세…다우디 합류후 7승1패, 승점 22점 챙겨

3강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세 팀이 차지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에 빛나는 대한항공이 올 시즌도 1위를 달린다. 정지석-곽승석 듀오가 건재한 가운데 올 시즌은 새 외인 비예나 활약이 매우 고무적이다. 전반기 득점, 공격성공률, 서브 1위에 오른 비예나다. 키는 194cm로 작은 편이지만, 특유의 탄력과 기술로 극복한다. 비예나는 오픈 성공률도 50.35%로 높다. 리그에서 오픈 50%를 넘기는 유이한 선수 중 하나다. 다른 한 명은 오픈 1위 박철우(52.04%)다.

중앙에서 김규민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김규민은 속공 4위(61.90%), 블로킹 3위(세트당 0.708개)로 활약하고 있다.

위기도 있었다. 주전 세터 한선수의 갑작스런 부상이었다. 그러나 비시즌 영입한 유광우를 내세워 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다.

뒤를 이어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이 승점 동률을 이룬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상위권에서 달리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의존도’다. 지난 시즌은 외인 아가메즈에게 많은 부분 기대했다면, 올 시즌은 국내 선수들 역할이 더 돋보인다. 먼저 리시브다. 지난 시즌 리시브효율이 33.03%(팀 리시브 최하위)에 불과했던 우리카드는 올 시즌 들어 39.41%로 크게 좋아졌다. 팀 리시브 부분 3위에 올랐다. 그 중심에는 지난 시즌 신인왕에 빛나는 황경민, 그리고 국가대표 리베로로 발돋움한 이상욱이 있다. 황경민은 리시브효율 46.94%로 리시브 4위에, 이상욱은 39.27%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시브가 안정되니 세터 노재욱의 분배가 훨씬 수월해졌다. 덕분에 나경복과 황경민 공격비중이 늘었다. 올 시즌 함께하고 있는 외인 펠리페는 아가메즈와 비교해 분명히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카드가 지금까지 상위권에서 달리고 있는 건 국내 선수들 역할이 크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새 외인 다우디 합류 이후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이들은 다우디 합류 후 여덟 경기서 7승 1패, 승점 22점을 얻었다. 승리한 일곱 경기 모두 3-0 셧아웃 승리였다. 그야말로 놀라운 페이스다.

다우디는 뛰어난 탄력을 바탕으로 높은 타점을 자랑하는 선수다. 이 확실한 해결사 덕분에 팀 전체가 안정을 찾았다. 그 전까지 전광인, 신영석에게 쏠린 공격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됐다. 그러면서 세터 이승원도 조금씩 감을 잡아가고 있다.


상위권 도약 노리는 삼성화재-OK저축은행

4위 삼성화재와 5위 OK저축은행은 나란히 9승 9패 승률 50%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시즌 초반 외국인선수 산탄젤로, 윙스파이커 송희채가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 위기를 박철우, 고준용, 김나운 등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으로 막아냈다. 여기에 신인 정성규를 비롯한 강서버들이 나서면서 위력을 더했다.

OK저축은행도 시즌 초 잘 나가던 가운데 외인 레오가 부상으로 빠져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송명근, 이민규 등 국내 선수들에게 부하가 걸렸다. 다행히 레오는 복귀 이후 점점 정상 페이스를 찾아갔다. 전역 후 합류한 리베로 정성현은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그 아래에 있는 두 팀, 6위 한국전력과 7위 KB손해보험은 후반기 반전을 노린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둘은 시즌 초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전력은 외인 가빈이 확실한 에이스 노릇을 하며 팀에 몇 차례 승리를 안겼다. KB손해보험은 12연패 이후 기적적인 연승으로 분위기를 탔지만, 이후 다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치열한 순위 경쟁, 후반기에도 계속되길 기대하는 이유

남자부 4라운드는 오는 28일 시작된다. 이후 내년 1월 4일까지 경기를 진행한 뒤, 약 10일 간 브레이크 타임에 돌입한다.

그 사이 각 팀들은 국가대표 선수들 없이 1~2경기씩 소화한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이 한 경기씩, 나머지 다섯 팀은 두 경기씩 펼친다.

국가대표 없이 치르는 이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브레이크 기간 선수단 분위기가 결정된다. 이 때 분위기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합류한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합류 이후 경기가 재개되더라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최소한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이를 고려해볼 때 1월 중하순 까지는 어수선한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

전반기 치열한 순위싸움은 후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한두 팀의 독주보다는 여러 팀들이 엎치락뒤치락할 때 리그 재미가 살아나는 법이다. 지난 몇 시즌 동안 남자배구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두 팀은 세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대결하며 우승을 나눠 가졌다. 올 시즌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다른 매치업이 성사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정규리그서 다른 순위표가 나와야 한다. 남자부 순위 싸움이 후반기에도 치열하게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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