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없이 1경기’ 여자부 6개 팀의 전력 공백 대처는?
-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12-16 16:39: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여자부 구단들이 올림픽 예선 휴식기를 앞두고 마지막 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아시아대륙예선전에 나설 선수들이 16일 오전 진천선수촌으로 소집됐다. 시즌 전 계획보다 소집일이 일주일 앞당겨지면서 V-리그 여자부 6개 팀은 대표팀 차출 선수 없이 한 경기씩을 치르게 됐다. 경기 수는 한 경기뿐이지만 1위와 3위 승점 차이가 3점에 불과할 정도로 순위 경쟁이 치열하기에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이다. 그만큼 한 경기지만 대표팀 차출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팀들에게 중요하게 다가온다.
대표팀 없이 첫 경기를 치르는 팀은 17일 맞붙는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이다. IBK기업은행에서는 김수지와 김희진, 표승주가 대표팀에 차출됐다. 특히 주전 미들블로커 두 명이 모두 빠진 공백이 크다. 한 자리는 올 시즌 한 경기 출장 경험이 있는 신인 최가은이 차지할 게 유력하다. 팀 내 다른 미들블로커보다 높이에 우위가 있고 데뷔전에서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 최가은은 지난 10일 현대건설전에 4세트 교체 투입 후 5세트 선발로 나와 블로킹 1개 포함 5점을 기록했다. 김현지와 변지수 중 한 명이 최가은과 짝을 이룰 게 유력하며 올 시즌은 김현지가 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변지수 4경기 7세트, 김현지 6경기 11세트).

표승주 자리에는 표승주가 부상일 때와 마찬가지로 육서영이 채울 예정이다. 표승주 부상 당시 꾸준히 주전으로 나오던 육서영은 리시브에서는 생각보다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 고등학교 시절 좋은 모습을 보인 공격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대표팀으로 베테랑 선수들이 빠지면서 세터 이나연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주전 미들블로커에 믿고 올려주던 표승주까지 빠져 공격 옵션이 크게 줄었다. 코트 위의 젊은 선수들을 이끌면서 공격에서도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점유율이 줄어든 어나이도 평소보다 더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야 한다.
흥국생명 역시 세 선수가 자리를 비운다. 이주아의 공백은 이미 3라운드 들어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좋은 활약을 보이던 김나희가 메울 수 있다. 리베로로는 신연경이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박미희 감독은 경험 있는 선수가 들어가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고 있다.
관건은 역시 이재영의 공백을 어떤 식으로 메우느냐이다. 이재영은 올 시즌 공격(37.83%)과 리시브(34.56%) 모두 팀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그만큼 팀에 끼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박미희 감독은 여러 선수가 이재영이 책임지던 득점을 분담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여러 선수가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한비와 신인 박현주, 김다은에게도 기회가 갈 수 있는데 어느 선수가 들어와도 상대 서브에 집중 견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에서는 루시아와 김미연의 역할이 중요하다. 루시아가 복귀 후 아직 경기력이 완벽히 올라오지 않았지만 이재영이 없는 만큼 많은 득점을 책임져야 한다. 공격과 함께 리시브에서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김미연이 공수 양면으로 얼마나 버텨주느냐도 핵심이다.
18일에는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가 경기를 치른다. 도로공사에서는 박정아 한 명이 차출됐지만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역할을 하며 최근 공격 지분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지난 7일 IBK기업은행전에서는 40점을 기록했고 12일 흥국생명과 경기에서도 3세트까지 23점을 올려 접전을 만들었다. 박정아가 4세트 급격하게 힘이 떨어지면서 도로공사도 힘을 잃은 당시 경기였다.
이 자리는 하혜진과 유서연이 채워줘야 한다. 최근 기세는 유서연이 좀 더 좋다. 유서연은 7일 IBK기업은행전에서 4세트 교체 투입 후 5세트까지 9점을 올려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고 이어진 흥국생명전에서도 18점을 기록했다. 하혜진은 올 시즌 미들블로커로 투입되는 등 여러 역할을 맡고 있는데 높이가 필요하다면 먼저 기회를 받을 수도 있다.

KGC인삼공사도 차출된 선수가 세 명으로 많은 편이다. 주전 세터 염혜선과 리베로 오지영 자리는 대체 자원이 명확하다. 올 시즌 컵 대회 때 주전으로 활약한 하효림과 노란이 공백을 메운다. 하효림은 정규시즌에도 백업으로 몇 차례 경기에 나섰고 당시 경기력이나 공격수 호흡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노란도 컵 대회에서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다.
한송이 빈자리는 나현수가 채울 가능성이 가장 크다. 올 시즌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바꾼 나현수는 주로 원포인트 블로커로 출전했다. 높이에서도 최우선으로 고려할 자원이다. 다만 정호영이 미들블로커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 대부분 시간을 윙스파이커로 뛰었지만 앞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위해 테스트해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올림픽 예선 휴식기 전 여자부 마지막 경기는 현대건설과 GS칼텍스가 치른다. 4연승 중인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하면 3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친다. 양효진과 이다영이 대표팀에 차출돼 빈자리는 커 보인다. 미들블로커는 확실한 선택지가 있다. 이다현이 정지윤과 짝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이다현은 양효진, 정지윤과는 달리 이동 공격과 속공이 주무기이다. 다른 방식으로 공격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현대건설에서 득점 부문 비중이 매우 큰 양효진만큼의 득점 비중을 가져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윙스파이커들이 좀 더 힘을 내줘야 한다.
세터 자리에는 컵 대회에서 발전한 경기력을 보인 김다인이 대기한다. 김다인은 올해 컵 대회에서 불안한 점도 있었지만 2018년 컵 대회와 비교하면 발전한 경기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정규시즌 들어 경기 출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실전 감각이나 호흡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GS칼텍스에서는 강소휘 한 명이 빠진다. 지난 4일 도로공사와 경기 때처럼 박혜민과 권민지가 선발 윙스파이커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시 두 선수 모두 리시브에서 고전하며 흔들렸다. 리시브가 흔들리니 공격에서도 많은 역할을 해주기 어려웠고 자연스럽게 러츠의 공격 비중이 크게 올라갔다. 실제로 당시 러츠는 공격 점유율 52.67%에 36점을 기록했다. 당시 기록한 공격 시도 79회는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공격 시도 최다 5위에 해당한다. 다가올 현대건설과 경기에서도 러츠의 어깨가 무겁다.
권민지와 박혜민은 우선 리시브에서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 리시브에서 버텨줘야 공격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두 선수가 계속해서 흔들린다면 박민지나 한송희에게도 기회가 갈 수 있다.
사진=더스파이크_DB(홍기웅,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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