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대표팀 조기 소집, 여자부 6개 구단 오는 12월 2일 최종 협의
- 국제대회 / 이광준 / 2019-11-30 02:52:00
배구협회, 올림픽 대비해 조기 소집 KOVO에 공식 요청
협회 관계자 “상대국 대비 철저해, 한국도 대비해야”
“대의 상 찬성하지만…” 갑작스런 요청에 당황한 구단들
오는 12월 2일 여자부 실무진 모여 최종 협의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여자배구대표팀 조기 소집이 이슈가 되고 있다.
2019~2020 도드람 V-리그가 2라운드를 마치고 어느덧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총 6라운드 중 삼분의 일이 끝났다. 그런 가운데 이슈 하나가 불거졌다. 오는 2020년 1월에 있을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을 앞두고 대표팀을 소집하는 일정과 관련된 이슈다.
대한민국배구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20일 ‘기존에 정해진 국가대표 소집 일정을 한 주 앞당겨 준비기간을 기존 2주에서 3주로 늘릴 수 있게 협조해 달라’라는 내용의 공문을 한국배구연맹(KOVO)에게 보냈다.
기존 여자부 소집일은 12월 22일이었다. 아시아예선전이 열리는 1월 7일까지 약 2주 정도다. KOVO는 소집 기간 2주와 더불어 아시아예선전이 열리는 총 24일 동안 여자부 일정을 모두 비웠다.
여기서 만약 일주일이 당겨질 경우에는 12월 16일이 된다. 그 사이 여섯 개 구단이 한 경기씩 치러야 한다. 이 기간 경기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치러져야 한다.
배구협회 “상대국들 열성적 대비, 한국도 준비해야”
공문을 요청한 협회에게 우선 사실을 확인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대표팀 소집과 관련해서는 2019년 4월부터 해왔다. V-리그와 관련된 방송, 스폰서 등 문제가 있는 걸 고려해 KOVO측과 ‘2주 소집+1주 대회출전’으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조기 소집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아시아예선전 최대 경쟁국인 태국이 자국 리그를 축소하면서까지 올림픽을 대비했다. 이미 올림픽 진출을 확정한 중국도 올림픽 성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각종 언론을 통해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수석부회장과 임도헌 남자대표팀 감독, 강성형 여자대표팀 수석코치와 협의해 한 주라도 당길 수 있게 요청하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협의한 사안이라면, 보다 빠른 결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그 전에는 주변국 준비에 대해 몰랐다”라고 답했다.
6개 구단 공통 “미리 이야기됐더라면…”
이후 <더스파이크>는 6개 구단과 전화통화로 이 사실을 확인했다. 대부분은 “일단 협조”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 공통적으로 ‘과정’ 문제를 짚고 넘어갔다.
V-리그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6월 27일 15기 8차 이사회를 통해 이번 2019~2020시즌 일정을 최종 확정했다. 올림픽 아시아예선 일정이 리그 기간 중에 잡혀 고심에 고심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는 국가대표 배구를 담당하는 대한민국배구협회(이하 협회)의 의견도 분명 반영됐다.
그 결과 준비기간 2주, 대회출전기간 1주일 동안 리그 일정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휴식기를 갖기로 했다. 팀이 하나 더 많은 남자부는 준비 기간인 2주 간 각 팀 국가대표 소집멤버 없이 경기를 치른다. 여자부의 경우에는 여자부는 준비기간을 합쳐 24일 동안 리그 일정을 완전히 멈추기로 했다.
여자부 각 구단이 과정을 문제로 지적한 건 이와 같은 이유다. 이미 시즌 개막 한참 전에 결정된 일을 시즌 개막 후에 갑작스레 변경하는 일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여섯 개 구단 대부분의 의견이 비슷했다. 여기서는 비슷한 의견은 생략했다.
A구단 관계자는 “감독과도 협의해 일단 협조를 약속했다. 팀이 희생하더라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라면서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하다. 기술적으로 매끄럽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B구단도 “나라를 위해서는 당연히 협조적으로 나가야 한다. 그렇지만 갑작스러운 결정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C구단은 “협회의 논리가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국제무대 성적이 여자배구 인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당연히 협조하는 게 맞지만, 급하게 일주일을 당기자는 의견에 논리가 부족하다. 일정이 당겨진다고 해서 라바리니 감독도 먼저 일찍 들어오는 게 아니다. 또 이 문제에 대해 KOVO, 구단과 사전 협의 과정이 없었다. 밑도 끝도 없이 당기자고 하니 대의 상 수긍하더라도 찝찝함이 남는다.”
다소 강경한 입장인 D구단도 이유는 같다. “서로 합의를 할 때는 나서지 않다가 지금에 와서 바꾸려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 진작 조정했어야 할 문제다. 이미 시즌이 시작된 상황에서 일정을 변경한다는 건 원칙 상 어긋난다.”
오는 12월 2일, 여자부 6개 구단 최종 협의
여섯 개 구단 관계자들은 오는 12월 2일 한데 모여 이번 조기 소집과 관련된 내용을 토론하기로 했다. 이미 대부분 구단에서 찬성 의견을 내고 있어 조기 소집은 큰 문제가 없는 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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