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맏언니 한송이 "배구 인생, 5세트 10점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19-11-28 03:14:00
  • 카카오톡 보내기


[더스파이크=대전/이정원 기자] KGC인삼공사 한송이의 시계는 거꾸로 돌고 있는 것 같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23, 21-25, 20-25, 27-25, 15-8)로 승리하며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승점 2점을 추가한 KGC인삼공사는 한국도로공사와 승점 11점 동률을 기록했으나 승수(5-3)에서 앞서며 리그 4위로 자리 잡았다.

KGC인삼공사는 이날 주포 디우프와 최은지가 각각 32점, 14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또한 베테랑 한송이의 활약도 뛰어났다. 한송이는 블로킹 5개 포함 13점을 올렸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한송이는 "이겨 정말 다행이다. 5세트를 해서 힘들긴 하지만 지는 것보다 낫다. 경기 끝나고 나서 감독님께서 관리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총평했다.

경기 전 서남원 감독은 한송이를 효녀로 비유했다. 서 감독은 한송이가 윙스파이커에서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변경했지만 최근 다시 리시브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이며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나를 믿어주신 덕분이다. 나에게 기회를 부여해주시니 리시브도 하고, 속공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부담스럽고 안 될 것 같으면 엄살을 부리고 할 테지만 내가 그렇게 플레이함으로써 호영이가 잘 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라고 웃었다.

서남원 감독의 말처럼 한송이는 어느 자리에서든지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날도 블로킹 5개를 잡았고, 가담 획수는 적었지만 리시브 효율도 40%였다.

한송이는 "윙스파이커보다 미들블로커로 뛸 때 체력적인 부담이 적은 건 사실이다. 각 포지션에서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현재 뛰고 있는 미들블로커에서 속공, 블로킹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효녀 한송이는 팀의 맏언니로써 주장 오지영과 함께 어린 동생들을 이끌고 있다. 오지영이 코트 위에서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맡았다면, 한송이는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을까. 그는 어린 동생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었다.

"(박)은진이 같은 경우에는 뜨는 타이밍이나, 손 모양을 많이 물어본다. (정)호영이 같은 경우는 아직 모르는 게 많다. 신체 조건은 좋은데 본인 능력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른다. 감독님께서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쳐준다면, 나는 경험적인 측면을 이야기해주려 한다."

한송이는 정호영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했다. 그는 "정호영은 2~3년 후가 더 기대된다. 뭔가를 가르쳤을 때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강하다. 혹독하게 가르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민경에 대해서는 "힘든 시간이 길었지만 그만큼 간절함이 민경이에게 있었다. 조금 흔들릴 때도 있을 것이다. 그때 서로 잘 도와주면서 이겨나가야 팀도, 자신도 발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고, 감독의 믿음을 한 몸에 받는 한송이는 어느덧 만 35세다. 프로 생활의 끝을 달려가고 있다. 배구 세트로 비유하면 한송이는 어디까지 왔다고 생각할까.

한송이는 "5세트 10점까지 온 것 같다. 사실 GS전 끝나고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너무 진지하게 말을 한 것 같다. 주위에서 '눈물 났다'라는 문자도 받았다. 아마 당장 은퇴해도 이상할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5점은 예쁘게 잘 마무리 짓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현대건설 빼고 한 번씩 다 이겼다. 다음에 만나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상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뛴다. 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한 뒤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대전/문복주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