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황연주의 웜업존 생활 “밖에선 보이는데 들어가니 정신없다”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11-20 0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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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화성/서영욱 기자] “코트 밖에서는 보이는 데 들어가니 막상 들어나기 너무 정신없었어요.”

현대건설 황연주는 19일 IBK기업은행과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맞대결에서 1세트 초반부터 코트를 밟았다. 원래 선발로 나온 마야가 다시 무릎에 통증을 느껴 첫 서브 타이밍에 교체되면서 황연주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날 황연주는 1~2세트 5점을 올렸지만 3세트 1점, 4세트 2점을 올리고 5세트에는 다시 웜업존을 지켰다. 이날 총 기록은 8점, 공격 성공률 25%, 좋은 기록은 아니었지만 갑작스럽게 마야가 빠진 상황에서도 투입돼 힘을 보탰다.

황연주는 이날 경기까지 올 시즌 다섯 경기에서 11세트를 소화했다. 13일 흥국생명전 이후 한 경기에서 2세트 이상 소화한 건 이날 이 두 번째이다. 이전까지 붙박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하던 황연주지만 지난 시즌 같은 포지션에 외국인 선수 마야가 들어오면서 코트에 나서는 시간보다는 웜업존에서 지켜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날처럼 경기에서 긴 시간을 뛴 적이 별로 없던 탓인지 세트가 진행될수록 상대에게 걸리는 횟수가 늘었다. 이에 대해 황연주는 “실전 감각이 많이 부족하긴 하다. 연습 때도 주전 위주로 하다 보니 랠리 상황 연습보다 개인 훈련을 많이 한다. 나도 갈수록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게 느껴져서 두 번째 공격 준비가 안 됐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이)다영이랑도 많이 맞춰보지 못해서 습관도 잘 몰랐다. 나를 주는 데 준비가 안 돼서 몇 개를 놓쳤다. 안 하다가 하려니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출전 기회가 많지 않던 황연주지만 변수가 생겼다. 마야가 최근 계속해서 무릎 통증을 느껴 빠지는 빈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만 하더라도 1세트 초반에 교체됐다. 마야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당장 출전이 어려울 경우 황연주와 정지윤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설 것이라고 이도희 감독은 밝혔다.

이를 들은 황연주는 “우선 마야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황연주는 “나나 (정)지윤이가 메워줘야 할 부분이 있다. 외국인 선수 공백을 메운다는 게 세 경기 정도는 가능하지만 매 경기 그러기는 쉽지 않다”라고 현실적인 면도 언급했다. 이어 “오늘 경기나 직전 경기나 정말 버틴 것이다. 지윤이는 공격력이 나보다 좋고 나는 수비가 좀 더 낫다. 감독님이 잘 보고 활용하실 것 같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가 있는 게 좋다”라고 덧붙였다.

언제나 주전이 익숙한 선수였지만 최근 두 시즌은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은 황연주다. 황연주는 “뒤에서도 배우는 게 많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 마음도 알게 되고 경기가 잘될 때, 안 될 때 안에서는 안 보이지만 밖에서 보이는 게 있다”라고 웜업존 생활에 대해 전했다. 하지만 “밖에서 볼 땐 쉬워 보이는데 들어가면 또 안 보인다. 점프를 많이 안 하다가 하려니 뇌가 흔들리는 것 같다. 정신이 없다”라고 웃으며 가끔 경기에 출전하는 상황에서의 단점도 덧붙였다.


사진=화성/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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