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GS-흥국-현건이 이룬 상위권, 위기의 IBK
- 여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11-09 01:53:00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지난 7일을 끝으로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가 마감이 됐다. 잘 나가던 GS칼텍스는 지난주에도 잘 나가면서 5연승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그 뒤를 이으면서 세 팀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3위 현대건설에 승점 4점 뒤진 KGC인삼공사가 그 뒤를 바짝 뒤쫓는다. 한편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은 연패에 빠졌다. 불안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두 팀이다.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있었던 경기를 바탕으로 여자부 한 주를 돌아본다. 그리고 9일부터 14일까지 있을 경기들을 통해 다가오는 한 주를 미리 짚어본다.
(모든 기록은 8일 기준)

1위 GS칼텍스 (승점 15, 5승, 연속 5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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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vs KGC인삼공사 3-1 승
6일 vs 현대건설 3-1 승
이보다 좋은 출발은 없다. 1라운드 전승. 다섯 경기 모두 깔끔한 승점 3점 경기를 펼친 GS칼텍스다. 이소영-강소휘-러츠 강력한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하는 공격진,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역시 강력한 GS칼텍스 표 서브, 여기에 러츠-한수지가 세우는 강력한 블로킹 라인까지 힘을 발휘하고 있다.
1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GS칼텍스는 팀 공격종합, 서브, 블로킹 부분 1위에 올랐다. 중요한 건 각 부분 2위와 엄청난 격차를 내고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1R 여자부 항목 별 팀 기록
공격종합 1위 GS칼텍스 42.93% / 2위 현대건설 39.80% (성공률)
서브 1위 GS칼텍스 2.111 / 2위 현대건설 1.611 (세트당 득점)
블로킹 1위 GS칼텍스 2.667 / 2위 흥국생명 2.000 (세트당 득점)
공격성공률이나 서브는 지난 시즌에도 GS칼텍스의 장점 중 하나였다. 여기에 러츠-한수지가 세우는 ‘GS산성’은 팀 전력을 몇 배로 끌어올렸다. 블로킹 효과는 단순히 블로킹 득점에만 있지 않다. 높은 블로킹은 상대 공격수를 위축하게 만든다. 유효블로킹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결과적으로 수비 위력도 상승하게 됐다.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단단해진 전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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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vs IBK기업은행(화성종합실내체육관)
이제 GS칼텍스에게 필요한 건 꾸준함이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도 1라운드 4승 1패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GS칼텍스를 한 차례씩 경험한 상대팀들은 어떻게든 꺾기 위해 분석을 더 할 것이다. 이를 이겨내고 2라운드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올 시즌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일정도 나쁘지 않다. 1라운드를 바쁘게 달린 GS칼텍스는 일주일 동안 휴식에 돌입했다. 다음 경기는 14일 IBK기업은행전이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 8서브득점, 8블로킹득점을 기록하며 3-0으로 완승을 거둔 기억이 있다. 2라운드 출발도 기대해볼만 하다.
관전포인트 – 무패 행진은 언제 멈출까?

2위 흥국생명 (승점 10, 3승 2패, 연속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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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vs IBK기업은행 3-1 승
8일 휴식 뒤에 경기에 나선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승리하며 3승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체력 회복 후 경기에 나선 ‘건강한 이재영’은 훌륭했다. 26득점, 공격성공률 40.68%, 리시브효율도 59.26%를 기록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박미희 감독은 휴식 기간 동안(사실 그 이전부터) 루시아와 조송화 호흡 맞추기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다소 늦게 팀에 합류한 루시아는 아직도 타이밍 맞추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든 팀이 이재영 쪽에 무게를 두고 견제하는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 루시아가 조금만 더 뚫어준다면 경기 운영이 수월해질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문제가 남아 있다. 루시아는 7일 경기서 13득점, 30.77% 성공률을 보였다. 아직도 믿음을 주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때에도 발동이 늦게 걸렸다. 그 타이밍은 루시아가 눈을 뜨는, 혹은 조송화가 감을 잡는 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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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vs IBK기업은행(인천 계양체육관)
13일 vs 현대건설(수원 실내체육관)
7일 경기 이후 10일 IBK기업은행과 재경기, 그리고 3일 뒤 현대건설과 경기를 치른다. 긴 휴식 뒤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이다. 박미희 감독은 2라운드 더 강한 서브를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모든 팀들이 리시브로 고생하고 있다.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 역시 마찬가지. 두 팀은 리시브 불안으로 인해 무너진 경기가 많았다. 상대 타겟을 정확하게 노리는 강한 서브가 필요하다.
관전 포인트 – 루시아-조송화에 달린 흥국생명의 이번 시즌

3위 현대건설 (승점 9, 3승 2패, 연속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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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vs IBK기업은행 3-1 승
6일 vs GS칼텍스 1-3 패
현대건설은 지난주 두 경기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두 경기 승패는 달랐지만, 기본적인 골자는 비슷했다. 현대건설은 두 경기 모두 리시브부터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초반 여러 공격수가 함께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토털 배구’를 구사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현대건설. 그러나 리시브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무너지면서 이 장점이 나오지 않았다. (현대건설 1라운드 리시브효율 24.35%, 여자부 최하위)
IBK기업은행전에서는 흔들리는 팀을 붙잡고자 양효진이 나섰다. 리시브 불안과 함께 공격에서 다소 처졌던 황민경-고예림 윙 라인을 대신해 양효진-정지윤 미들블로커 듀오와 아포짓 스파이커 마야가 화력을 발휘했다. 두 윙스파이커를 대신해 나머지 선수들이 득점포를 가동하는 건 마치 지난 시즌 현대건설 플레이를 보는듯했다.
그러나 GS칼텍스전에서는 이게 통하지 않았다. 장신 외인 러츠에 막혀 중앙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교체되어 들어온 신인 이다현이 7득점(성공률 87.50%)으로 중앙에서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긴 했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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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vs 한국도로공사(김천실내체육관)
13일 vs 흥국생명(수원 실내체육관)
이번 주 매치업은 한국도로공사, 그리고 흥국생명이다. 현대건설은 1라운드 한국도로공사에겐 3-0으로 이겼지만 흥국생명에겐 0-3으로 패했다. 한국도로공사전에서 현대건설이 보여준 분배는 아주 이상적이었다. 양효진-마야-고예림-황민경 네 공격수가 나란히 공격점유율을 20%대로 가져갔다. 좋은 추억이 있는 상대인 만큼 2라운드 출발을 승리로 가져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관전 포인트 – 버텨라 리시브, 살아나라 날개 공격.

4위 KGC인삼공사 (승점 5, 2승 3패, 연속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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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vs GS칼텍스 1-3 패
5일 vs 한국도로공사 3-2 승
KGC인삼공사 배구는 어느 정도 틀을 잡아가고 있다. 윙스파이커 한 쪽 공격력이 약한 문제를 미들블로커 활용으로 메우고, 디우프가 공격 점유율을 높여가는 방법이다. 이 방법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했던 지난 두 경기다. 패했던 GS칼텍스전에서도 나름 선전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1순위 외인 디우프는 묵묵히 제 할 일을 해내고 있다. 많은 공격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공격성공률 41.34%로 전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장에 비해 블로킹 득점은 많지 않지만, 공격 하나만큼은 어떤 외인 부럽지 않다.
디우프는 지난 한국도로공사전에서 무려 40점을 몰아쳤다. 점유율은 53.80%. 한 경기에서 무려 99회 공격시도를 했다. 그러면서 적은 범실은 돋보인 부분이다. 이날 공격범실은 단 5개에 불과했다.
디우프의 위력은 충분히 확인했다. 남은 건 다른 쪽에서 균형을 이뤄주는 일이다. 디우프가 40점을 올린 날, 최은지가 16점, 박은진이 10점, 한송이가 9점을 보탰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최은지 쪽에서 더 많은 공격득점이 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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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vs 한국도로공사(대전 충무체육관)
지난 경기 이후 KGC인삼공사는 7일 뒤인 12일에 경기를 치르게 된다. 충분한 휴식과 재정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한국도로공사다. 이번엔 원정이 아닌 홈에서 치르는 경기인 만큼 보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다.
관전 포인트 – 특명, 디우프 부담을 덜어내라.

5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4, 1승 4패, 연속 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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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vs KGC인삼공사 2-3 패
최근 3연패로 좋지 않은 한국도로공사다. 아직 팀 체제가 온전치 않다. 이전까지 기본이 되던 탄탄한 2인 리시브 체제가 흔들리고 있고, 배유나가 빠진 미들블로커 한 자리 고민도 계속되는 상태다.
지난 KGC인삼공사전에는 변칙적인 전략을 들고 왔다. 날개 공격수로 활약하던 하혜진을 미들블로커로 투입시킨 것이다. 속공 대신 오픈 위주의 공격을 펼쳐 공격을 분산될 수 있도록 했다. 전위 블로킹 상황에서는 신장이 좋은 박정아가 주로 나섰다, 하혜진과 박정아가 서로 날개와 중앙을 오갔다. 하혜진이 21점, 박정아가 18점을 올리면서 ‘공격분산’이라는 의도는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문제는 테일러였다. 평소보다 떨어진 공격력으로 고민을 안겼다. 날개 쪽으로 가는 이효희의 패스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공격수 자체 해결력도 아쉬움이었다. 테일러는 이날 5세트 도중 복부 통증을 호소해 경기에서 제외됐다. 이전에도 한 차례 통증이 발생한 바 있었다. 시즌 초반 한국도로공사는 여러모로 삐걱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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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vs 현대건설(김천실내체육관)
12일 vs KGC인삼공사(대전 충무체육관)
3연패로 승리가 필요한 한국도로공사다. 한 가지 고무적인 건 직전 경기서 전략이 성공적으로 통했고, 선수단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분간 하혜진은 좀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테일러 부상 여부는 여전히 변수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갈 것인지, 일시적인 것에 그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관전 포인트 – 하혜진의 발견, 그리고 테일러 향한 우려.

6위 IBK기업은행 (승점 2, 1승 4패, 연속 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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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vs 현대건설 1-3 패
7일 vs 흥국생명 1-3 패
IBK기업은행은 첫 경기 승리 이후 내리 패해 4연패에 빠졌다. 패한 경기들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1차적으로 리시브가 크게 무너지며 분위기를 내주고, 세터 패스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공격수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할 김희진, 표승주 등은 기본적인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상황. 여기에 주포 어나이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경기력이 떨어져 있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무엇보다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는 게 시급해 보인다. 어딘가 어수선하고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왔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은 감독을 교체하면서 변화를 추구했다. 그러나 그 시작이 좋지 않다. 긴 기간 동안 리그 강자로 군림했던 IBK기업은행이다. 길어지는 부진은 곧 지켜보는 팬들이 과거의 IBK기업은행을 그리워하게 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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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vs 흥국생명(인천 계양체육관)
14일 vs GS칼텍스(화성종합실내체육관)
떨어진 분위기를 살리는 최고의 명약은 역시나 ‘승리’다. 그렇지만 이어지는 경기들이 모두 상위권과 대결이다. 10일엔 2위 흥국생명, 14일엔 1라운드 전승에 빛나는 GS칼텍스다. IBK기업은행은 고전이 예상되는 경기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까.
관전 포인트 – 떨어진 분위기. 해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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