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예선] 결과는 아쉽지만… 女대표팀, 악재 딛고 희망을 엿보다

국제대회 / 이광준 / 2019-08-05 0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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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예선 시작 전 세터 전부 교체… '악재' 마주쳐
러시아에 아쉽게 패해 올림픽 본선 직행에는 실패
'토털 배구'로 좋은 경기력 보여 가능성 확인
2020년 1월 대륙별예선전 1위 시 올림픽 티켓 획득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결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여자배구대표팀은 그 속에서 희망을 봤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5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 최종전 러시아와 경기에서 2-3(25-21, 25-20, 22-25, 16-25, 11-15)으로 패했다.

경기 전 두 팀 모두 2승씩 확보한 상황. 승리하는 팀이 2020 도쿄올림픽 본선진출을 확정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한국은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승리에 다가갔지만 통한의 역전패를 허용했다.

아쉽게 기회를 놓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오는 2020년 1월에 있을 대륙별 예선전을 노린다. 본선 진출을 미리 확정한 팀들을 제외하고 대륙 별로 예선전을 펼쳐 각 대륙 1위 팀들이 본선에 진출하는 기회를 얻는다.



이번 대륙간예선전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대회 전 세르비아 전지훈련을 통해 경기감각을 조율하고 시차적응에 나선 한국 대표팀. 그러나 이다영-안혜진 두 세터가 뛸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주전이던 이다영은 연습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안혜진은 세르비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과호흡 문제로 훈련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세터 두 명을 대회 직전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기존 두 명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베테랑 이효희와 이전에 대표팀서 훈련했던 이나연이 합류했다. 이들은 미처 훈련할 시간도 없이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이동한 선수들은 긴 이동시간으로 인해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미처 시차적응을 할 틈도 없었다. 팀원들과 호흡은 또 다른 문제였다. 세터와 공격수 간 호흡은 아주 조금의 차이라도 큰 변화를 만든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도 러시아로 출발하기 전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부정적인 예상을 내놓은 이유였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캐나다, 멕시코를 상대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뒤따랐다. 러시아에겐 더더욱 안 될 것이라는 말들이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뛰어난 경기력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대회 첫 날 캐나다와 경기에서는 주장 김연경이 홀로 30점 이상 올리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둘재 날 멕시코전에서는 김희진, 이재영, 양효진 등 다른 선수들이 힘을 냈다. 마지막 러시아전은 오히려 첫 두 세트를 따내면서 상대를 몰아붙였다. 비록 패했지만 러시아를 끝까지 당황케 했다.


최종적으로 올림픽 직행 티켓 확보는 실패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세터 교체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여러 공격수들이 제 몫을 다했다. 실전을 통해 조금씩 호흡을 맞추며 최선의 플레이를 펼쳤다. 김연경은 여전히 강력했고 이재영은 공수 양면에서 김연경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부상 이후 회복이 완벽치 않았던 양효진도 멕시코전과 러시아전에서 이름값을 분명히 했다. 지난 발리볼네이션스리그를 통해 성장한 표승주는 조커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지난 5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약 3개월이 지났다. 한국은 라바리니 특유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토탈 배구’로 점점 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물리적인 시간이 결코 많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한국은 눈에 보이는 발전을 이뤘다.

대륙별예선전까지는 앞으로 약 5개월 정도가 남았다. 그 시간 동안 다친 선수들이 돌아오고, 훈련을 통해 조금 더 완벽해진다면 도쿄올림픽 진출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대륙간예선전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한국은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있는 팀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은 위기 속에서 또 한 차례 성장했다. 이번 대회를 두고 ‘아쉬운 결과’가 아닌 ‘긍정적인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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