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해야죠" 부산 열기에 반한 감독들 한목소리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7-23 17:29:00
[더스파이크=부산/이광준 기자] "앞으로 이런 자리가 더 확대되면 좋겠어요."
V-리그 남자부 4개 구단이 모여 시작된 ‘2019 부산 서머매치’가 23일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3일차 일정을 맞았다. 23일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기에 앞서 네 개 팀 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공식 인터뷰 시간이 있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은 준비된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이번 부산 서머매치는 그야말로 ‘대박 흥행’을 이뤘다. 첫 날 3,100여 관중이 입장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1,300여 명, 3일차 역시 1,500여 명이 들어오면서 뜨거운 반응이 뒤따랐다.
이에 최태웅 감독은 “부산 분들 환호에 감사드린다”라며 “부산 팬들에게 오랜만에 배구를 보여드릴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장병철 감독이 말을 이어갔다. “모두가 비슷한 생각일 거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하며 실전 테스트도 된다. 또 비연고지 지역 팬들도 확보가 가능하다.”
큰형님인 신진식 감독은 “시즌 때면 이렇게 모여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 행사를 마치고 나서 다른 감독들과 회포를 풀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다”라며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오늘도 즐기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석진욱 감독은 “초보 감독에게도 실전 연습을 할 수 있는 무대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석 감독은 이어 “사실 지난 이틀 동안 실수를 몇 번 했다. 부저를 안 누르고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첫 날 실수하고도 다음날 똑같이 실수했다. 여기서 한 번 했으니 정식 경기 들어서면 안 그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감독들을 비롯해 기자단 모두가 또 한 번 웃었다.
이번 부산 서머매치는 네 감독이 의기투합해 성사된 자리다. 지난 5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진행된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술김에’ 의견을 모았다. 형 신진식 감독이 주도해 ‘네 팀이 같이 다른 지역에 가서 연습경기 한 번 하자’라는 말을 듣고 구단 사무국 직원들이 제대로 판을 짰다.
많은 팬들이 보낸 긍정적인 반응에 네 감독들은 내년에도 비슷한 행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태웅 감독은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진행한다면 배구를 알리는 데 훨씬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병철 감독은 “이번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팀들도 다음에는 함께 한다면 좋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여자부도 함께 하면 더 재밌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를 들은 신진식 감독이 반박했다. 신 감독은 “갈수록 판이 커진다. 준비하는 데에 힘이 더 들고 나중에는 트로피도 생길지 모른다. 자꾸 커지면 안 좋다”라며 웃었다.
옆에서 듣던 석진욱 감독은 “우리끼리만 있으면 판만 키워서 안 된다. 이래서 신 감독님과 같이 해야 한다”라고 거들었다.
젊은 감독들이 만들어낸 특별한 배구 축제. 감독들 바람처럼 앞으로 이 자리가 비시즌 배구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길 기대해본다.
사진_부산/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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