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NL] 남자부 프리뷰 ②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캐나다 불가리아 편

국제대회 / 조훈희 / 2019-05-28 1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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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장먼(중국)에서 1주차 일정을 소화할 1조를 점검한데 이어 이번에는 멘도사(아르헨티나)에서 첫 주를 보낼 2조 네 팀들을 살펴볼 차례다.

이 2조에는 챌린지 그룹 3팀이 함께 속해있다. 서로간의 맞대결에서 패하는 팀에게는 단순한 1패 이상의 타격이 가해질 수 있고, 자칫 연패로 이어진다면 남은 기간 내내 잔류 가능여부에 대한 고민 속에 놓일 수 있다. 팀 간 전력 차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세 팀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매치 업일 것이다. 특히 VNL에 첫발을 내딛는 포르투갈에는 무척이나 혹독한 신고식이 될 듯하다.




①아르헨티나(세계랭킹 7위) : 2018 VNL 14위(4승 11패, 승점 15), 2018 월드 챔피언십 15위(3승 5패, 승점 8)

감독 : 마르셀로 멘데즈(54)
주장 : 세바스티안 솔레(미들블로커(MB), 27세, 200cm)
팀 평균 기록 : 나이 26세, 신장 194cm, 스파이크 타점 339cm, 블록 높이 320cm

지난 해 월드 챔피언십 이후 훌리오 벨라스코(67, 은퇴)가 아지무트 레오 슈즈 모데나(이탈리아)로 떠났고, 마르셀로 멘데즈가 그 뒤를 이었다. 지도 체제 변화에 따라 몇 가지 차이가 생겼다. 먼저 2012 런던 올림픽 본선을 밟았던 두 베테랑, 페데리코 페레이라와 니콜라스 우리아르테의 대표 팀 복귀가 눈에 띤다. 이 중 우리아르테는 2018 남미 클럽선수권에서 사다 크루제이루를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베스트 세터로 선정되는 등 뛰어난 활약을 보였음에도 벨라스코와 불화설이 돌며 VNL과 월드 챔피언십 출전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적잖은 설왕설래가 있던 선수다.

이들 뿐만 아니라 월드 챔피언십에서 불러들였던 알렉시스 곤잘레스(리베로, 37세, 184cm)를 VNL 엔트리에 잔류시키는 등, 이번 대표팀이 안정성(선수단 국제전 평균 출전 횟수 : 2018 VNL 38-> 2019 VNL 52) 보강에 상당한 무게를 싣는 대목들이 여럿 발견된다. 이는 이 대회 종료 후 한 달 뒤(8월 9-11일)에 치러질 2020 도쿄올림픽 대륙 간 예선 F조(캐나다, 아르헨티나, 핀란드, 중국(홈))까지를 겨냥한 팀 구성인 것으로 예측된다.

아르헨티나의 변화는 이번 VNL 엔트리에서 크게 보강된 높이(2018 VNL 평균 신장 186cm->194cm)를 통해서도 읽힌다. 팀의 전술적 무게중심이 템포와 기동력·다양성에서 높이와 안정, 예측 가능성 쪽으로 다소 옮겨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어거스틴 로세르(미들블로커, 21세, 193cm)등 지난 해 중용됐던 몇몇 선수들의 입지에도 다소 변동이 있을 것이다.

에이스 파쿤도 콘테(윙스파이커, 29세, 197cm)와 간판 세터 루치아노 데 체코(세터, 30세, 191cm)를 축으로 한 특유의 폭발력이 멘데즈가 이끄는 새 대표 팀에서도 이어질까.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자.

◎ 아르헨티나 1주차 소집 엔트리 :
·세터 : 막시밀리아노 카바나(30세, 188cm), 니콜라스 우리아르테(29세, 192cm)
·윙스파이커: 페데리코 페레이라(30세, 200cm), 얀 마르티네즈 프란치(21세, 190cm), 파쿤도 콘테(29세, 197cm), 크리스티안 포글라헨(29세, 195cm), 에제퀴엘 팔라시오스(26세, 198cm), 니콜라스 멘데즈(26세, 191cm)
·아포짓 : 브루노 리마(23세, 198cm), 마르틴 라모스(27세, 197cm)
·미들블로커: 어거스틴 로세르(21세, 193cm), 파블로 클레르(29세, 202cm), 세바스티안 솔레(27세, 200cm),
·리베로 : 산티아고 다나니(23세, 176cm)





②포르투갈(세계랭킹 31위) : 2018 1회 VCC(챌린저 컵) 우승, 2018 월드 챔피언십 본선진출 실패.

감독 : 휴고 실바(45세)
주장 : 알렉산드르 페헤이라(윙스파이커, 27세, 202cm)
팀 평균 기록 : 나이 26세, 신장 193cm, 스파이크 타점 324cm, 블록 높이 310cm

한국에도 익히 알려진 페헤이라 형제(마르코 : OK 저축은행, 알렉스 : KB 손해보험)들이 속한 나라다.
포르투갈 배구는 그간 주요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올림픽 본선 0회, 월드 챔피언십 2회(1956년, 2002년), 월드컵 0회). 유럽 내 쟁쟁한 강호들을 극복할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지역내 위상은, 이제껏 치러진 30회의 유럽 챔피언십(유럽 선수권)에서 포르투갈의 본선 진출 횟수가 단 4번(1948, 1951, 2005, 2011)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포르투갈에게 세계와의 통로를 마련해 준 대회가 바로 월드리그(WL)다. 1999년 처음 발을 딛은 이후 2017년에 WL가 문을 닫기까지, 포르투갈은 5번을 제외(2000, 2007~2010, 12~16개국 출전시기)하고 모든 대회에 참가하며 국제무대를 향한 적극적인 도전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배구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그 예가 2016년 WL 2그룹 파이널 및 2018 발리볼 챌린저 컵(VCC) 결선 대회 유치다. 포르투갈의 이번 VNL 출전은, 그러한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비록 월드 챔피언십 유럽 2차 예선(2017년)에서는 유럽 상위권 팀(슬로베니아, 벨기에 전 패)들과의 격차를 확인하며 물러섰지만, 작년의 VCC 우승으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았다. 이번 VNL과 유럽 챔피언십 본선(9월) 경험은, 그들이 앞선 팀들과의 거리를 더욱 좁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마르코 페헤이라(아포짓, 31세, 202cm)-알렉산드르 페헤이라(알렉스)-필리프 키베치크닌(미들블로커, 22세, 199cm)-펠리페 마르친스(미들블로커, 28세, 202cm)-로린코 마르친스(윙스파이커, 22세, 195cm)-미겔 타바레스 호드리게스(세터, 26세, 192cm)-주앙 피달구(리베로, 32세, 172cm)로 짜여진 7인 주전 체제가 근래 2~3년간 고정적으로 운용된 까닭에 공·수 조직력이 상당하다. 그러나 알렉스 페헤이라에 대한 의존도가 큰 데다 선수의 개인 기량에서나 팀의 완성도, 공격 템포·다양성 등 전반적인 전력 열세로 인해, 기존 출전국들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내년 VNL에서 다시 볼 가능성이 가장 낮은 팀으로 지목되고 있다.



③캐나다(랭킹 6위) : 2018 VNL 7위(8승 7패, 승점 25), 2018 월드 챔피언십 9위(5승 3패, 승점 13)

감독 : 글렌 호그(60세)
주장 : 존 고든 페린(윙스파이커, 29세, 201cm)
팀 평균 기록 : 나이 26세, 신장 198cm, 스파이크 타점 346cm, 블록 높이 322cm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캐나다 감독을 맡았던 글렌 호그가 3년 만에 다시 대표 팀 지휘봉을 잡는다. 2016년 당시 그가 이끌던 캐나다 대표 팀은 올림픽 세계예선(일본)을 통해 1992년 바르셀로나 이후 24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에 복귀했고, 예선 A조에서는 미국과 이탈리아 등 우승후보들을 연파하며 1984년 대회(4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토너먼트(8강)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을 끝으로 스카라 베우하투프(폴란드)로 떠난 스테판 앙띠가(43)와의 결별은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 피지컬을 바탕으로 힘과 높이에 의존하던 이전 캐나다 배구와는 달리, 앙띠가 시기의 캐나다는 미국식의 빠른 템포와 정교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위 블로커와 후위 디거 사이의 유기적 수비 조직력을 가미한, 한 단계 진화한 배구를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그의 지휘 아래 월드리그(2017)에서 사상 첫 메달(3위)을 목에 건 데 이어 2018 VNL 7위(8승 7패, 승점 25), 2018 월드 챔피언십 9위(5승 3패, 승점 13점)등 내용과 성과 양 측면 모두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발전이 이루어지는 도중에 키를 쥔 선장이 바뀐 점에 대해서는 희망보다 우려 쪽에 무게가 실린다. 과연 앙띠가가 지향하던 팀 컬러가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글렌 호그 스타일의 다른 방향으로 전환될까. 이번 VNL에서 보일 캐나다의 행보는 다소 우려섞인 흥미를 끌 소지가 다분하다.

페린이나 니콜라스 호그(윙스파이커, 26세, 200cm), 그러햄 비그라스(미들블로커, 29세, 205cm), 스티븐 마샬(리베로, 29세, 193cm)등 주축 멤버의 틀이 대부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 발표된 엔트리를 통해 노장 가빈 슈미트(아포짓, 33세, 208cm)가 명단에서 제외된 부분이 눈에 띤다. 이는 샤론 버논 에반스(아포짓, 20세, 202cm)가 지난 월드 챔피언십을 통해 완전히 주전 자리를 굳혔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가빈 외에도 기존 주전들의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이지만 올림픽 대륙 간 예선을 앞둔 상황이기에 이번 대회에서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시도하지는 않을 듯하다.

챌린지 그룹으로 분류돼 있지만, 전력상 중상위권 이상으로 평가되는 팀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잔류여부와 무관한 순위를 유지하며 레이스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④불가리아(세계랭킹 14위) : 2018 VNL 11위(6승 9패, 승점 17), 2018 월드 챔피언십 11위(4승 4패, 승점 13)

감독 : 실바노 프란디(72세)
주장 : 빅토르 요시포프(미들블로커, 33세, 204cm)
팀 평균 기록 : 나이 27세, 신장 198cm, 스파이크 타점 346cm, 블록 높이 322cm

플라멘 콘스탄티노프(45)감독과의 5년 간(2014~2018) 동행을 청산한 불가리아 역시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구관(舊官)에게 다시 한 번 팀의 미래를 맡겼다. 2008~2010년까지 불가리아를 이끌었던 실바노 프란디가 그 주인공이다. 불가리아는 프란디 시절 유럽 챔피언십 3위(2009년), 월드 챔피언십 7위(2010), WL 7위(2008, 2010)등의 성적를 거뒀던 바 있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감독인데, 2010 WL A조(브라질, 불가리아, 네덜란드, 한국)에서 서로 상대 팀으로 만났다. 당시 한국은 불가리아와 치른 4경기를 통틀어 단 한 세트를 가져오는데 그쳤고, 대표 팀은 이 해 월드리그에서 12전 전패(승점 0)로 전체 최하위(16위)를 기록하며 국제대회 출전사상 최악의 성적을 남긴다.

감독 교체의 결정적 계기는 물론 작년 홈에서 열린 월드챔피언십 실패(11위)겠지만, 사실 지도체제 변화의 필요성 자체는 이미 2~3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토도르 알렉시에프(윙스파이커, 36세, 200cm)를 비롯하여 요시포프와 츠베탄 소콜로프(아포짓, 29세, 206cm), 게오르기 브라토에프(세터, 31세, 203cm)등 2012 런던 올림픽 4강 주역들 대부분을 이어받았음에도 콘스탄티노프 감독 지휘 하의 불가리아는 경기 내용과 성적 모두 실망스런 모습만을 거듭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2016 리우 올림픽 유럽지역 예선탈락(A조 3위), 2017 유럽 챔피언십 6위, WL 10위(2015), 11위(2016), 9위(2017), 2018 VNL 11위 등 정체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국 민들의 기대를 그런대로 충족시킨 성과는 이탈리아와 공동 개최한 2015 유럽 챔피언십에서의 4위가 거의 유일했을 정도다. 이러한 결과는 2010년 중반 이후 대세가 된 템포와 공간 활용을 양대 전술 축으로 하는 세계 배구의 흐름에 동참하지 못한 채, ‘런던의 영광’만을 답습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 결국 지도자 교체는 필연적인 수순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프란디 감독은 대표 팀보다는 프로 팀에서 잔뼈가 굵은데다 무엇보다 나이가 상당히 많다. 이 때문에 과감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할 시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이번 VNL 엔트리에 포함된 1980년대 출생 선수들 숫자는 2012 런던 올림픽 멤버인 테오도르 살파도르(리베로, 36세, 187cm)를 포함해 지난해보다 오히려 1명 더 늘어났다(9명). 이탈리아나 이란과 비교할 때 비록 불가리아가 챌린지 그룹 팀을 감안해도 팀 운영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기 힘들다. 게오르기 세가노프(세터, 25세, 198cm)등 세터 혼자 역량으로 노쇠화된 팀의 순발력과 기동력이 전제된 유기적인 움직임을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소콜로프나 니콜라이 우치코프 (아포짓, 32세, 207cm)의 개인능력에 의존하는 단순한 패턴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어려워질 공산이 큰 팀이다.

이러한 세간의 우려을 의식한 때문인지 1주차에서는 주로 미들블로커 쪽에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포함한 엔트리를 내놓았다.

◎ 불가리아 1주차 소집 엔트리 :
·세터 : 게오르기 브라토에프(31세, 203cm), 게오르기 세가노프(25세, 198cm)
·아포짓 : 니콜라이 우치코프(32세, 207cm), 벨리사르 체르노코체프(24세, 212cm)
·아웃사이드 스파이커 : 토도르 스크리모프(29세, 191cm), 발렌틴 브라토에프(31세, 203cm), 니콜라이 펜체프(27세, 197cm), 로살린 펜체프(24세, 197cm)
·미들블로커 : 스베토슬라프 고스체프(28세, 205cm), 크라시미르 게오르기에프(24세, 205cm), 알렉스 그로즈다노프(21세, 206cm), 니콜라이 콜레프(21세, 204cm)
·리베로 : 마틴 이바노프(27세, 190cm), 페타르 카라카셰프(28세, 184cm)

사진/ 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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