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챔프전] 디펜딩 챔피언 페루자, 치비타노바에 압승…챔프전 기선제압

국제대회 / 조훈희 / 2019-05-0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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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페루자가 리그 2연패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페루자는 2일 Pala Barton에서 치러진 2018-19 이탈리아 프로배구리그(Lega Pallavolo Serie A) 결승 시리즈 1차전에서 치비타노바를 3-0으로 가볍게 따돌렸다.


◎페루자 3-0 치비타노바 [25-13, 25-18, 25-18]
페루자와 치비타노바는 최근 3시즌간 제니트 카잔(러시아)과 함께 CEV(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3강’을 형성했다. 브라질(부르누 모싸 헤젠지/S, 32세, 190cm)), 세르비아(알렉산다르 아타나시예비치/OP, 27세, 200cm), 마르코 포드라스카닌(MB, 31세, 203cm)), 이탈리아(필리포 란자/OS, 28세, 198cm), 오스마니 후안토레나(OS, 33세, 200cm)), 불가리아(츠베탄 소콜로프/OP, 29세, 206cm), 아르헨티나(루치아노 데 체코/S, 30세, 191cm))등 내로라하는 배구 강국 간판 스타들이 속해있는 두 팀의 격돌은 전 세계 배구 팬들이 기다렸던 대진이었다.


올해부터 폴란드, 브라질 등 새 국적의 대표선수로 활약하게 될 윌프레드 레온 베네로(OS, 25세, 202cm)와 요안디 레알 히달구(OS, 30세, 202cm)의 맞대결로도 관심이 상당했다. 로버랜디 시몬 아티스(31세, 208cm)과 함께 이들 3명은 2010 이탈리아 세계 배구선수권 대회에서 쿠바의 준우승을 이끈 주역들이기도 했다.


‘소문난 잔치’로 기대를 모은 챔프 1차전. 그러나 예상과 달리 페루자의 일방적인 우위 속에 불과 75분 만에 막을 내렸다. 이 경기에서 ‘먹을 것이 없었던’ 이유는, 아래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구분


공격범실 수


리시브 범실 수


블로킹 수


서브에이스 수


서 시코마 페루자


3


1


6


4


루베 치비타노바


12


10


1


1


윙 스파이커의 공격 점유율 배분은 다소 차이가 있다. 페루자는 레온과 아타나시예비치에 비해 란자의 비중을 낮게 두는 편인다. 반면 치비타노바는 레알-후안토레나-소콜로프의 공격을 고르게 가져간다. 양쪽 팀 컬러는 기본적으로 전·후위 수비 조직력의 짜임새보다는 강서브 및 양 날개의 공격력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하지만 두 팀이 이번 경기에서 각각 드러낸 색채는 선명하게 대비를 이룬다.


가장 두드러진 요소는 역시 서브. 페루자는 강서브를 통해 자신들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간 반면, 치비타노바는 레온을 견제하기 위해 드롭성의 플로트 서브 구사 횟수를 높이는 등 이제까지 취했던 방향성 및 구질에 변화를 가했기 때문이다. 위의 표에서 보이는 양 팀의 차이는 치비타노바의 페르디난도 데 조르지 감독에 의해 시도된 서브 전술에 의한 결과물이다.


위력을 다소 낮추고 레온에게 서브를 집중시킨 치비타노바의 전술에, 데 체코는 레온(공격점유율26.79%(15/56)) 대신 란자의 활용도를 높여(21.43%(12/56)) 대응했다. 약해진 서브로 인해 얻어진 리시브 안정은 데 체코로 하여금 란자를 이용한 넓은 공간과 다양한 공격옵션 채택을 가능하게 했고, 페루자는 이를 통해 상대의 블로커 및 수비진을 한결 손쉽게 무력화 할 수 있었다.


한편 반대 입장에 처한 치비타노바에게 있어, 1세트는 말 그대로 악몽이자 속수무책일 따름. 파비오 리치(MB, 24세, 204cm)의 서브 로테이션에서 두 점차(6-4)에 불과했던 페루자의 리드는, 니콜라스 호그(OS, 26세, 200cm)의 서브가 끝났을 때 10점차(21-11)로 바뀌어있었다. 그 사이에 발생한 블로킹 차단 및 공격범실 숫자는 각각 4개. 아무리 노련한 올림픽 챔피언 세터 부르누라 할지라도, 서브 열세에 빚어진 격차를 혼자 힘으로 메꿀 수는 없었다.


뒤늦게 서브 전술을 정비하고 2세트 반격에 나선 치비타노바. 그러나 이미 상대에게 빼앗긴 흐름을 되찾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2~3점차 내에서의 공방전이 레알의 공격범실로 인해 4점차(12-16)로 벌어지며 균형을 잃은 치비타노바는, 그 직후 리치와 호그의 서브 로테이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5연속 득점으로 9점차(12-21)까지 앞서나간 페루자에 밀리며 추격의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데 조르지는 3세트를 맞아 극도의 난조에 빠진 레알(공격성공률 33.33%(3/9), 리시브 효율 –25%(-2/9))과 활약도가 매우 낮았던 엔리코 체스테르(MB, 31세, 202cm)를 선발에서 제외하며, 1차전에서의 구상 및 판짜기에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페루자가 두 점차 앞선 10-8에서 후안토레나의 서브범실에 이어 소콜로프의 공격범실이 겹치면서 4점차로 벌어지며 3세트마저 기울기 시작했고, 중반 이후 리치와 데 체코 서브 차례에서 이리 코바시(OS, 30세, 202cm)의 범실과 란자의 득점에 힘입어 페루자가 6점차(18-12)까지 달아난 시점에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발하고 변칙적인 시도는 한두 경기를 이기게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것만으로 시리즈 전체의 승리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결국 승리는 팀이 지닌 본연의 힘, 즉 ‘어느 쪽이 자신들의 강점(특징)을 보다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가’에 의해 갈리게 된다. 물론 상대를 약화시키는 전술도 병행되어야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팀이 강점을 발휘하는데 저해가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데 조르지 감독에 비해 이러한 챔프전의 속성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있던 로렌조 베르나르디 감독의 페루자가 1차전 완승을 끌어낸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니었을까.


1차전 완승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페루자. 그러나 5전3선승제 결승 시리즈 중 단지 한 경기가 끝났을 뿐이다. 2차전은 오는 6일 치비타노바 마르체 홈인 Eurosuole Forum에서 열린다. 올해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두 팀은 모두 홈 경기 전승을 기록 중이고,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도 홈에서 모두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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