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유지’ 상위권, 보강 기회 놓친 하위권… 남자부 FA 명암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4-14 0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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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이번 남자부 FA 시장에선 상위권 팀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엿보였다. 반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하위권의 영입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2일을 끝으로 2019 FA시장이 막을 내렸다. 이번에 남자부에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25명. 그 중 20명이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그리고 단 두 명만이 팀을 옮겼다. 세 명은 미계약자로 남아 다음 시즌 V-리그서 뛸 수 없게 됐다.


현대캐피탈 신영석, 대한항공 정지석 등 대형 FA들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많은 이들이 변화를 기대했다. 리그 탑클래스인 이들 중 한 명이 팀에 가세할 경우, 팀 전력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이 선수들 대부분이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우승권 두 팀에 있었다. 둘은 지난 3년 동안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는 등 장기간 V-리그서 강자로 버티고 있다. 이번 FA에서 그 핵심 선수들을 다른 팀이 영입할 경우, 이런 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현상 유지에 성공하면서 다음 시즌에도 강력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V-리그가 외국인선수 제도를 자유계약이 아닌 트라이아웃제로 변경한 이후로 갈수록 국내 선수들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외국인선수 한 명이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그림은 더 이상 나오기 힘들다. 현재 아무리 좋은 외국인선수를 보유하더라도 국내 선수 활약 없이는 좋은 성적을 노릴 수 없다.


이는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잘 보여줬다. 두 팀 외국인선수, 현대캐피탈 파다르와 대한항공 가스파리니는 국내 선수들 이상으로 활약했다 말하기 어렵다. 파다르는 시즌 내내 세터와 호흡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캐피탈은 전광인, 문성민, 신영석 등 국내 선수들 활약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대한항공은 더욱 그랬다. 가스파리니가 체력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에도 정지석, 곽승석, 세터 한선수 등이 팀을 이끌었다.



한국전력, KB손해보험 등 하위권에 머문 팀에게 이번 FA가 중요했던 이유다. 확실한 국내 에이스가 필요한 두 팀이다. 한국전력은 이번에 에이스 서재덕을 군에 보내면서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다음 시즌 일어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한 한국전력이지만 영입은 백업 세터 보강(이민욱, 삼성화재→한국전력)에 그쳤다.


KB손해보험은 오히려 손실을 봤다. 긴 시간 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한 윙스파이커 손현종을 대한항공에 내줬다. 아무리 손현종이 수비 쪽 약점이 뚜렷하더라도 활용 가치는 분명한 선수다. 김정호, 정동근 등 어린 선수들이 있다고는 해도 쉽사리 내줘선 안 될 카드였다. 게다가 또 다른 윙스파이커 황두연이 오는 4월 22일 상무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 손현종을 놓친 것이 더욱 뼈아픈 이유다.


더 나은 성적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이다. 상위권 팀들은 확실한 투자로 기존 선수들을 잡고 심지어는 추가 선수 영입도 했다. 반면 영입이 필요한 하위권 팀들은 결과적으로 이번 FA 시장에서 실패한 셈이다. 남은 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와 선수 트레이드 정도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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