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3] 챔프전은 끝났지만…대한항공 정지석, 이제는 FA가 기다린다
- 남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9-03-26 21:34:00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끝으로 남자부 2018~2019시즌이 끝났다. 드디어 모두가 노리는 ‘진짜’ 대어가 시장에 나온다.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이 26일 현대캐피탈의 3연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7일 홈인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터트린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패에 빠지며 창단 첫 통합우승의 꿈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의 부진이 아쉬울 뿐이다. 토종 에이스 정지석이 세 경기 평균 공격성공률 61.76%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지난 1, 2차전에서 가스파리니가 공격성공률 34.01%에 그치며 무거운 마음으로 3차전을 치러야만 했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도 최선을 다했던 대한항공이지만, 끝내 승리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대한항공 사무국과 코칭스태프들은 통합우승 좌절의 아쉬움을 느낄 틈도 없이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달라진 FA(자유계약) 규정으로 인해 오는 29일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FA 선수 명단을 공시하며, 공시 직후 2주간 협상이 진행된다. 대한항공에는 FA 자격을 얻는 선수만 5명(정지석, 곽승석, 진성태. 김학민, 황승빈)이다.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FA 자격을 얻지만 이들 중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선수는 단연 정지석이다. 일찍이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은 그를 타 구단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부터 정지석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화제가 됐다. 본인 팀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팀에서 한 명을 데려온다면 누구를 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과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 김세진 전 OK저축은행 감독 등이 정지석을 선택했다. 이에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정지석이 나가면) 대한항공 문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라며 팀 내에서 정지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임을 언급했다.
지난 2013~2014시즌 얼리 드래프트로 고교 3학년 때 V-리그에 입문한 정지석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매 시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7~2018시즌부터는 신영수, 김학민 등 쟁쟁한 선배를 밀어내고 당당히 주전 윙스파이커 자리를 차지했다. FA를 앞둔 올 시즌 그는 공격 3위(55.28%)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데 이어 리시브 2위(리시브효율 50.95%), 수비 2위(세트 당 5.121개)로 진정한 ‘완성형 윙스파이커’의 모습을 뽐냈다. 여기에 서브에서도 6위(세트 당 0.371개)에 이름을 올려 흠 잡을 데 없는 최고의 자원으로 성장했다.
정지석은 올 시즌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2라운드 MVP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4일과 7일 국내선수 최초로 두 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끊임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 경기 최다득점(30득점), 최고공격성공률(84%), 최다공격점유율(30.56%) 최다 서브·블로킹 득점(6득점)까지. 이 모든 것이 올 시즌 그가 새로 써내려간 기록이다.

정지석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난 여섯 시즌 동안 큰 부상 없이 꾸준히 코트를 밟았다. 건강한 신체 역시 프로선수에게는 큰 자산이다. 고질적인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 가능성이 적고, 컨디션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한 경기 결장하는 등 아픔도 있었지만, 금방 떨쳐내고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V-리그 선수들은 세 시즌 소화하면 다시 FA자격을 얻는다. 병역의 의무가 있는 남자 선수들은 군복무 여부가 FA 계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정지석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그의 나이다. 현재 24세인 정지석은 다음 FA자격을 얻는 27세가 될 때까지도 국군체육부대(상무) 지원이 가능하다. 올해 FA로 정지석을 영입하더라도 군복무에 대한 걱정이 적은 만큼 팀에서 세 시즌 동안 꾸준히 그를 기용할 수 있다.
실력, 체력, 컨디션, 나이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정지석. 모두가 그의 선택을 주목하고 있다.
libero@thespike.co.kr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기자,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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