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프리뷰] 현대캐피탈-우리카드, ‘2-0’ 시나리오에 먼저 다가갈 팀은?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3-16 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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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두 팀 모두 바라던 2-0 시나리오에 다가갈 팀은 어느 팀일까.

1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1차전이 열린다. 네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는 현대캐피탈과 창단 첫 봄 배구에 나서는 우리카드의 맞대결이다.

지난 12일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플레이오프 예상을 묻자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과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모두 ‘2-0’을 외쳤다. 어떻게든 빨리 끝내고 좀 더 온전한 상태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고픈 마음 때문일 것이다.

남자부 플레이오프 역사상 1차전 승리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92.8%다. 2017~2018시즌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모두 1차전 승리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가 5판 3선승제로 벌어진 2009~2010시즌과 2010~2011시즌을 제외하면 3차전까지 간 경우도 두 번(2007~2008시즌, 2011~2012시즌)에 불과하다. 그만큼 1차전 승리팀이 갖는 확률적 우위는 굉장하다. 과연 이 확률을 가져올 팀은 어디일까.


#팽팽한 맞대결 전적, 그 안에서 봐야 할 것은?

올 시즌 두 팀은 맞대결 3승 3패로 팽팽히 맞섰다. 표면적인 상대 전적만 보면 굉장히 접전이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곧이곧대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우선 6라운드에는 현대캐피탈이 주전 선수를 모두 빼고 경기에 임했다. 우리카드 역시 전력의 절반에 가까운 아가메즈와 노재욱이 결장했다. 5라운드에는 신영석이 없었다. 두 팀 모두 100% 전력이라고 가정할 때 경기 양상을 참고할만한 경기는 2~4라운드, 넓게 보면 1라운드까지 네 경기이다.

위의 네 경기에서는 현대캐피탈이 3승 1패로 앞섰다. 현대캐피탈이 이긴 경기를 2~4라운드 경기를 돌아보면 두 팀의 강점과 약점이 제대로 맞물렸다. 현대캐피탈 최대 무기인 강서브가 고비마다 혹은 경기 내내 몰아치며 우리카드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렸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세트당 서브 1.843개로 1위다. 블로킹 역시 세트당 2.657개로 1위다. 강서브를 앞세워 상대 세트 플레이를 무너뜨리고 이를 블로킹으로 저지했다. 우리카드는 리시브 효율 33.03%로 최하위다. 그나마 4라운드 이후에는 리시브 효율 4위(38.28%)로 시즌 초보다 나아졌다는 게 위안거리이다.




2, 4라운드 경기에서는 우리카드가 먼저 두 세트를 가져왔지만 마무리에 실패했다.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 맞대결에서 3세트를 듀스 끝에 내줬지만 4세트 서브 에이스 9개를 몰아치며 큰 점수차로 승리해 5세트를 이끌었다. 5세트도 김재휘 서브 에이스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서브 에이스인 18개를 기록했다.

3라운드에는 현대캐피탈 서브가 경기 내내 위력을 발휘했다. 3라운드 맞대결에서 나온 서브 에이스는 4개뿐이었지만 효과는 그 이상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상대 흔들린 리시브에 이은 단조로운 공격을 블로킹으로 압도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으로만 14점을 올렸다.

4라운드에는 위기를 서브로 극복했다. 당시에도 현대캐피탈은 3세트까지 1-2로 밀렸지만 4세트 23-22에서 이시우 연속 서브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5세트에는 전광인의 두 번의 서브 에이스, 이시우의 연속 서브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득점 역시 문성민의 서브 에이스였다.

이를 봤을 때 플레이오프에서도 현대캐피탈의 방향은 명확하다.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기존 강점만 이어가더라도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강서브를 구사하는 팀치고 범실도 적은 편이다(세트당 서브 범실 3.72개로 최소 3위). 신영석 복귀로 흔들린 리시브에 이어 상대 공격을 저지할 블로킹 위력도 돌아왔다. 여기에 김재휘가 부진하면 뒤를 받쳐줄 최민호의 가세도 든든하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재료는 제대로 갖췄다.

우리카드는 리시브 라인이 전체적으로 젊은 선수들이고 큰 무대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더 커진다. 한성정과 이상욱은 이제 프로 2년차이고 나경복은 4년차긴 하지만 플레이오프는 처음이다. 이들을 받쳐줄 황경민도 신인이다. 한 번 흔들리면 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앞선 맞대결에서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우리카드의 고질병에 대한 고민은 플레이오프에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에이스, 얼마나 해줄까?

자칫 창단 첫 봄 배구에서 김이 빠질뻔한 우리카드에 다행인 건 아가메즈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복귀한다는 점이다. 2월 16일 한국전력전에서 부상을 입은 이후 한 달 만에 복귀전이다.




우리카드에서 아가메즈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6라운드를 대부분 빠졌음에도 40.5%에 달하는 공격 점유율이 이를 보여준다. 아가메즈는 5라운드까지 총 864점으로 득점 부문 독보적 1위였다. 올 시즌 최종 득점 1위에 오른 타이스가 879점임을 고려하면 아가메즈의 득점 페이스는 엄청난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리시브가 좋지 않은 팀의 약점을 가려준 것도 아가메즈였다. 우리카드는 5라운드까지 오픈 공격 성공률 2위(47.31%, 1위는 51.78%의 삼성화재)였다. 이는 오픈 공격 성공률 2위에 빛나는 아가메즈(51.9%) 공이 절대적이었다. 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 올라오는 하이 볼을 아가메즈가 해결해준 덕분에 우리카드도 힘을 냈다. 하지만 아가메즈가 빠진 6라운드에는 팀 오픈 공격 성공률이 36%로 떨어졌다. 고비에서 한방을 터뜨려줄 에이스의 부재도 크게 다가왔다.

다른 선수들에게 끼치는 영향도 컸다. 아가메즈가 많은 공격을 책임지고 상대 블로킹이 몰리며 나경복, 한성정이 우산효과를 봤다. 하지만 아가메즈가 빠진 6라운드에는 두 선수 모두 공격 성공률이 떨어졌다(한성정 1~5라운드 52.67%, 6라운드 48.18% / 나경복 1~5라운드 48.19%, 6라운드 44.3%). 나경복은 포지션이 바뀐 영향도 있겠지만 상대 견제가 더 심해지기도 했다. 그나마 황경민이 6라운드 총 88점, 공격 성공률 53.69%로 발전된 공격력을 보여준 게 위안이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6라운드 세 선수 중 공격력은 황경민이 가장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정도로 팀에서 절대적인 아가메즈이기에 복귀한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큰 의지가 된다. 관건은 아가메즈의 경기 감각이다. 한 달만에 실전이라 경기 감각이 완전할 수 없다. 부상 부위도 부위라서 한 달이 지났지만 완벽하게 회복됐다고도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가메즈가 얼마나 정상 컨디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우리카드의 플레이오프 기간이 길어질 것이다.


#돌고 돌아 다시 세터




두 팀 모두 올 시즌 각자 다른 이유로 세터 언급이 많았다. 현대캐피탈은 불안요소로, 우리카드는 상승세 원동력으로 세터가 언급되는 일이 많았다.

현대캐피탈은 노재욱이 떠나고 이승원이 주전 세터로 올라온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다. 비시즌 이승원 부상과 주전 다수가 국가대표로 차출되면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시즌 초반 호흡이 조금씩 맞아가던 시기에 이승원이 다시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후 이승원의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신인 이원중이 출전 시간을 나눠 가졌지만 현대캐피탈은 결국 이승원 체제로 안착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다행인 점은 신영석이 부상에서 돌아온 6라운드 이후 이승원 경기력이 조금씩 안정됐다는 점이다. 신영석 복귀로 속공 비중이 올라갔고 전체적으로 경기 운영을 원활하게 가져갔다. 파다르와 호흡도 나아졌다.

문제는 이승원이 올 시즌 한 번 흔들리면 그 경기는 끝까지 흔들리는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플레이오프처럼 압박이 더 큰 무대라면 이는 더 안 좋은 결과를 나을 가능성이 크다. 전광인과 호흡이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는 점도 현대캐피탈에는 아쉬운 점이다.

우리카드는 허리 부상으로 미디어데이까지만 해도 출전 여부가 미지수였던 노재욱이 돌아온다. 신영철 감독은 노재욱이 훈련에 복귀하면서 플레이오프 1차전에도 선발로 나올 것으로 밝혔다.

우리카드에는 천만다행인 소식이다. 올 시즌 우리카드는 노재욱 합류로 본 효과가 많다. 김시훈과 합을 맞추는 속공의 위력이 올라갔고 나경복, 한성정 등 윙스파이커를 활용한 파이프 공격도 자주 활용하며 공격이 다채로워졌다. 전체적으로 호흡도 노재욱과 더 많이 맞췄다.

노재욱이 부상 등의 이유로 컨디션 난조를 보이더라도 유광우가 뒤를 받쳐준다. 삼성화재 시절 수없이 많은 큰 경기를 경험한 유광우의 존재는 전체적으로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한 우리카드에 굉장한 도움이 된다. 노재욱 이적 이후 백업으로 밀렸지만 노재욱이 흔들릴 때 투입돼 소방수 역할도 잘해줬다. 특히 4라운드 대한항공전 1, 2세트에는 노재욱 대신 들어가 1세트 팀의 역전을 이끌었고 2세트에는 선발로 나와 세트 막판까지 팀에 리드를 안겨줬다.

매우 큰 의미를 지니는 두 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1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오후 2시부터 KBSN스포츠, SBS스포츠에서 동시 중계한다.


사진/ 더스파이크_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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